매일신문 23기 독자위원회 2차 회의
봄이 성큼 다가온 듯한 지난 26일, 매일신문사 회의실에서 제23기 독자위원회 2차 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독자위원들은 정부의 의대 증원, 총선 이슈 등과 관련해 지역의 상황을 반영한 심도 있는 기사들을 보도해주길 제안했다. 또한 저출생과 지역 소멸, 동성로 관광특구 등 지역과 연관성이 높은 주제에 있어, 언론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권중한 위원
'사상초유 징역 50년…대구판 돌려차기 피고인, 항소심서 "형 너무 무겁다"'라는 기사처럼, 최근 형사 관련 기사의 제목이 자극적이거나 편파적이라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위 기사의 경우는 법원 선고형이 검사의 구형보다 중해, 법원에 대한 비판적 태도는 덜했을 것이다. 다만 법조인의 입장에서 재판 과정을 보면, 피고인도 법원도 모두 그들의 입장이나 역할을 충실히 할 뿐이다. 대중들은 그 과정을 무시한 채 결과만을 보고, 그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비판적일 수 있다. 관련 기사 역시 부화뇌동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기사에서 그 과정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김경호 위원
최근 '전국 의대생 29% 유효 휴학 신청', '전국 20개 병원에 군의관·공보의 파견' 등의 기사는 겉핥기식의 보도였다. 유효 휴학이 정확히 무엇인지, 유효 휴학에 따라 수업은 어떻게 되는지, 군의관·공보의 파견 일수가 지나면 어떻게 되는지, 군 장병이나 시골 지역민이 불편을 감수해야하는 것이 아닌지 등 자세한 내용이 결여돼있다. 특히 지역 의대 상황이나 대구경북지역 병원 등 지역 의료 상황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지역 언론답게 지역의 상황을 좀 더 심도 있게 보도해줬으면 한다. 또한 최근 대구 한 상급종합병원에 근무하다 사직한 두 전공의의 인터뷰는 지역 전공의들의 생각이 궁금하던 차에 시의적절한 기사를 지역 언론 중 유일하게 실어줬다. 지역 언론으로서 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김원대 위원
지난 6일 자 '도심 속 대학 캠퍼스 '학생 2천500여 명 수업' 기사는 지역 언론사가 발굴, 취재할 수 있는 좋은 기사라고 생각한다. 전국 최초로 지자체 지원과 지역대학 협력사업을 통해 전국 최초로 개관한다는 점과 설립 취지, 그리고 우려되는 점도 함께 제시함으로써 향후 발전에 도움을 주는 좋은 기사라고 평가된다. 12일 자 'TK가 원하는 총선 어젠다'면은 대구와 경북으로 나눠 미래 발전은 물론 현안 해결을 함께 공약화할 수 있도록 각 정당에 촉구했고, 20일 자 '대구에 기업은행 본점, 안동·포항 의대 신설' 기사도 후속 기사로서 좋은 기사라고 생각한다. 이제 여야 각 당 후보 등록을 마친 만큼 독자들에게 대구 및 경북 발전을 위한 정당 또는 후보자들의 공약이나 입장을 세부적으로 제공하며, 이 때 독자(유권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래픽 또는 도표 등을 통해 보여주면 좋겠다.
◆박병구 위원
기사를 지면으로만 볼 수 있었던 시대가 이젠 인터넷이란 새로운 그릇에 담긴 지도 한참이 지났다. 지면이라는 공간의 한계를 넘어 많은 뉴스를 접할 수 있는 것이 인터넷 공간이다. 서로 보완자 역할을 한다면 독자에게 보기 좋은 그릇들에 다양한 음식들을 제공하는 한 끼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신문 각 섹션에 더 많은 정보를 담은 인터넷 뉴스로 이어지는 QR코드를 삽입하는 것이 어떨지 제안해본다. 현재 QR코드가 3~4면에 삽입돼있으나 1면에 넣는다면 독자와 지면, 인터넷 신문을 이어주고 시너지 효과를 내지 않을까? 또는 분야별 주요 기사 요약 기능이나 매일신문 유튜브로 바로 이동해 부가적인 정보나 생동감 있는 정보를 볼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겠다.
◆백순현 위원
MZ세대를 위한 코너 신설을 제안한다. MZ세대들은 자신들과 관련 있거나 관심사에만 정보를 얻으려 하고, 신문보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에서 정보를 취득하고 있다. 또한, 글을 읽는 것 보다 사진과 그림, 영상 등으로 빠른 시간 내 정보를 습득하려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글을 읽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이런 이유로 신문과 멀어지고 있는 MZ세대를 독자로 만들기 위해 그들이 원하고 관심 가질 만한 코너를 신설하는 것을 제안한다.
특히 대구의 '도심 속 캠퍼스' 수강생들의 얘기를 담아내며, 그들의 관심사와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지역 청년들의 성공 및 체험 사례를 중심으로 획기적인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게 하고, 사진 중심의 기사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통해 청년들을 독자로 끌어들임과 동시에 도심 속 캠퍼스의 성공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성태문 위원
요즘 언론에 자주 보도되는 기사 중 하나가 의대 증원 관련 기사다. 최근 보도된 '대구시내 종합병원, 의료공백 상황에 바글바글…수가체계 개선 시급' 기사를 읽고 병원 등급별 의료수가가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 2차 종합병원의 경우 상급종합병원에 몰린 가산율 때문에 아무리 많은 환자를 진료해도 수익성 자체는 제자리 걸음이라는 점도 알게 됐다. 이번 기회에 종합병원 역할도 키우고 정부가 의대 증원 확대의 가장 큰 이유로 들고 있는 필수 의료 붕괴도 막을 수 있도록 대대적 의료수가 개선을 검토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성한기 위원
기사는 타이밍이다. 이달 초 식욕을 자극하는 미나리삼겹살 사진이 시선을 잡아끈 '문화식객 이춘호의 미각기행' 미나리삼겹살 편은 "어디서 뭘 먹지?"라는 봄나들이 고민을 단박에 해결했다. 작년 봄 이후로 잊고 있던 봄맞이 음식을 일깨워줬다. 많은 독자들이 즐거운 한 끼로 입맛을 돋우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또한 저출생 문제가 국가 존립을 걱정할 정도로 심각하다. 이제는 중앙 및 지방정부의 보도 자료를 바탕으로 한 단발적인 보도보다는 심층 분석과 세밀한 계획에 따라 연중 지속적이고 종합적인 기획보도를 편성할 필요가 있다. 저출생의 원인이나 문제점뿐 아니라 각종 대책 및 시행 효과, 해외사례, 지자체나 기업의 모범사례, 전문가 진단 등 지역소멸을 막기 위해 언론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최병철 위원
최근 경북교총의 교권침해예방연수에 많은 교사들이 몰렸다는 기사를 봤다. 이와 관련해 신학기인 요즘, 학부모는 자녀에 대한 불안감으로, 교사는 학생이나 학부모에 대한 걱정으로 동상이몽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 같다. 이런 부분에 대한 내용이 추가됐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교원침해라는 측면만 보도되고 그 반대쪽 입장이 배제돼있어 아쉬웠다.
총선이 임박했다. 지역 발전을 위해 어떤 정책적 제안을 하는 지를 기준으로 두고 기사를 작성했으면 한다. 정치적으로 돌아가는 상황보다 지역 현안에 대한 출마자들의 입장을 물어보는, 즉 정책을 말하도록 선도하는 기획기사가 많았으면 좋겠다.
◆최진아 위원
대구 '기회발전특구' 지정 신청과 관련해 대구경북 대학의 미래, 미래 먹거리 창출 등을 교육 문제와 연계한 심층 취재가 있었으면 한다. 의대 증원과 관련해 대구 지역 인재 유출 없이 인재 양성-지역 경제의 활성화-인구 유입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려면 지금 대구 지역의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분야에서 어떤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할지 다룰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학생들이 기사를 가까이할 수 있도록, 학교 현장에서는 실생활과 수업에 연계한 신문 기사 활용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트렌드 경제면에서 다룬 '알리·테무발 한국 이커머스 위기'는 수업에 활용할 좋은 자료가 됐다. 기사 작성 시 이러한 활용도도 생각해주면 좋겠다.
◆허영철 위원
윤석열 대통령이 대구 민생토론회에서 침체한 동성로를 활성화하기 위해 대구 최초의 관광특구인 동성로 관광특구 지정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소식이 있었다. 매일신문은 지난해 사설을 통해 두 차례나 동성로 관광특구의 필요성과 정체성(킬러콘텐츠)의 확립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리고 최근 '대구 방문 외국인 관광객 36만명' 기사와 '대구 구석구석 숨은 곳 찾기' 기사는 향후 동성로 관광특구의 주요 타깃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MZ세대 개별 여행객을 대구로 유인할 수 있는 좋은 기사라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지자체의 기획과 전략, 민·관 협력과 준비 과정에 대해 후속 기사들이 시의적절하게 보도됐으면 한다.
◆이춘수 편집국장
한 달 간 기사를 꼼꼼하게 체크하고, 발전을 위한 제언들을 해주셨다. 신선한 제안들에도 감사드린다. 신문을 만드는 입장에서의 시각이 아닌, 독자의 시각에서 좀 더 좋은 신문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과감하고 깔끔한 그래픽 등 비주얼라이징에도 신경을 쓰겠다. 칭찬과 지적 모두 받아들이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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