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측 "파렴치한 해외 도피자로 몰려 힘들어. 위법 없었다" 강조

19, 21일에 이어 3번째로 소환 촉구 의견서 내
이 대사 측 "파렴치한 해외도피자, 감내하기 힘든 치욕"

이종섭 주호주 대사. 연합뉴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의 수사 외압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 측이 현 상황에 대해 "파렴치한 해외 도피자로 몰렸다"며 호소하는 한편, "그 어떠한 위법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는 신속히 자신을 소환해 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이종섭 대사를 대리하는 김재훈 변호사는 27일, 조사를 촉구하고 혐의를 반박하는 취지의 11쪽 분량 의견서를 공수처에 제출했다. 이 대사 측이 공수처에 소환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낸 것은 지난 19일과 21일에 이어 이날이 세 번째다.

김 변호사는 "가급적 신속하게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미 사실관계가 모두 드러나 있는데 도대체 향후 수사로 더 밝혀야 할 고발 관련 의혹이 무엇이냐"며 "국방부 장관이 '사단장을 빼라'고 외압을 행사한 것처럼 보도됐는데,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없다. 국방부 장관으로서 정당하게 업무를 처리했고, 그 어떠한 위법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9월 고발장이 접수된 지 6개월이 지났고, 압수 수색을 한 지도 2개월 이상 지났는데 아직도 압수물 분석이 안 됐다는 건가. 당분간 소환 조사 계획도 없다는데, 이렇게 사건을 방치할 거면 출국금지는 왜 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공수처는 지난 22일 디지털 증거 자료 분석 작업이 진행 중이고 참고인 등에 대한 조사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당분간 이 대사를 소환 조사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변호사는 또 "본인도 알지 못했던 출국금지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특정 언론이 보도했다"며 "졸지에 '파렴치한 해외도피자'라는 지탄을 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감내하기 힘든 치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사가 다음 달 중순 이후에도 국내에 체류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저희도 답답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이 대사는 해병대 수사단이 경찰에 이첩한 채상병 사건 관련 기록을 회수하도록 지시하는 등 직권을 남용한 혐의로 지난해 9월 더불어민주당 등에 의해 고발됐다.

공수처는 이 대사를 피의자로 입건하고 지난해 12월 출국금지 조치했으나, 법무부가 이달 8일 당사자의 이의 신청을 받아들여 출국금지를 해제했다.

이 대사는 지난 10일 호주에 부임했고, 지난 21일 방산 협력 주요 공관장회의 참석을 이유로 귀국해 국내에 머물고 있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 측 김재훈 변호사가 27일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세 번째 조사 촉구 의견서를 제출한 뒤 취재진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