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미 디자이너의 세계 명품 이야기] 인지도 기술도 킹, 성공의 상징 '롤렉스'

입력 2024-03-27 14:33:45 수정 2024-03-27 18:02:46

1905년 '빌스도르프' 설립…전통 디지인 보존 고집에도 고객 충성도 월등히 높아
크로노미터 'A급' 최초 인증…첫 방수 손목시계 오이스터
품격있는 타임피스 디자인…프로페셔널 워치 자리매김

데이데이트36mm 다이아몬드 파베
데이데이트36mm 다이아몬드 파베

세상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명품 시계 브랜드로 평가받는 롤렉스. 물론 롤렉스보다 상위 브랜드들도 있지만, 롤렉스의 인지도를 따라잡지는 못한다.전통 보존에 열성적이고 극도로 보수적인 브랜드이다. 시계 디자인의 변화도 거의 없고, 1년에 한 번 있는 3월 신제품 출시 때는 기껏해야 색깔이나 소재를 바꾸는 정도이다.

기본 틀이 되는 디자인은 수십년 역사 동안 거의 바뀌지 않고, 옛 모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혹은 복각하는 정도로 그친다. 그러나 충성 고객들이 워낙 두터워서 그 작은 변화에도 사람들이 열광한다.

롤렉스 창립자 한스 빌스도르프
롤렉스 창립자 한스 빌스도르프

◆ 롤렉스 왕관의 탄생스토리

롤렉스의 창립자인 한스 빌스도르프는 1881년 독일 바이에른 지역의 쿨름바흐에서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는 그가 2살 때, 아버지는 12살 때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났고, 삼촌의 보살핌 속에서 자란 빌스도르프는 쿨름바흐에서 40km 떨어진 코부르크에 있는 기숙학교에서 폭 넓은 교육을 받으며 성장했다.

기숙학교에서 자립심 강하게 키우기 위한 독립적인 생활방식이 매우 힘겨웠다고 그의 자서전에 기록되었다. 그는 수학과 언어분야에 뛰어났으며 언어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외에 비즈니스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고급시계 제조회사에서 일하기 위해 런던으로 이주하면서 그의 시계에 대한 여정이 시작되었다.

롤레스 로고
롤레스 로고

1905년 런던에서 그의 처남인 알프레드 데이비스와 함께 빌스도르프 앤 데이비스를 설립하였고 처음에는 스위스에서 무브먼트(시계의 엔진)를 수입하여 조립하고 다이얼에 자신의 브랜드를 각인하여 판매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빌스도르프는 기억하기 쉬운 브랜드 이름을 고민하던 어느 날 아침, 런던의 칩사이드를 따라가는 이층 마차 위에서 마법처럼 떠오른 '롤렉스' 라는 이름으로 1908년 상표등록을 하고 롤렉스시계 주식회사(Rolex Watch Co. Ltd)로 변경하였다. 1919년 영국의 높은 세금과 힘든 경제 상황으로 회사를 스위스 제네바로 이전, 1931년 장인의 손과 왕관 문양의 '크라운 로고'를 정식으로 등록, 사용하기 시작했다.

1914년 영국 큐 천문대의 크로노미터 인증 롤렉스
1914년 영국 큐 천문대의 크로노미터 인증 롤렉스

◆ 세계 최초, 혁신적 기술의 시작 '오이스터 퍼페츄얼'

창립자 한스 빌스도르프는 빠르게 변화하는 20세기에는 레저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기능성과 편리성에 주목할 것이라 생각하며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회중시계 보다는 손목시계에 집중하고 품질을 향상시켜 많은 이들에게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1910년 최고를 향한 노력으로 스위스 비엔에 위치한 인증센터에서 최초로 크로노미터 정밀도 인증서를 획득하고, 1914년에는 영국의 큐(Kew) 천문대로부터 클래스 'A등급'을 받았다. 이는 이전 해양 크로노미터(배의 경도를 정확히 측정하는 장치)에게만 주어졌던 영예를 안으며 최고의 성능을 갖춘 시계로 인정받게 됐다.

오이스터시계.1926년, 최초의 방수,방진시계
오이스터시계.1926년, 최초의 방수,방진시계

메르세데스 글릿즈와 롤렉스 오이스터 파페추얼
메르세데스 글릿즈와 롤렉스 오이스터 파페추얼

1926년 출시된 오이스터는 최초의 방수 손목시계로 특허 기술을 획득, 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태엽을 감고 시간을 조정하는 시계의 크라운(용두)을 2중, 3중으로 제작하여 방수에 특화된 스크류-다운 크라운을 사용했으며, 이음새 없이 금속으로 제작된 오이스터 케이스로 물(방수)과 먼지(방진)가 내부로 들어가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1927년 영국 출신의 메르세데스 글릿즈가 롤렉스의 오이스터(Oyster)를 착용하고 15시간에 걸쳐 영국해협 횡단을 성공한 최초의 여성이다. 긴 시간의 방수에 성공한 오이스터를 전세계에 알리기 위해 신문 1면을 사들여 오이스터의 우수성을 대대적으로 알렸으며 단순한 판매 전략을 넘어 롤렉스의 완벽한 기술력을 홍보하는 마케팅 홍보 수단으로 활용했다.

1931년 360도 회전하는 퍼페츄얼 로터가 결합된 최초의 셀프 와인딩(오토매틱) 매커니즘을 발명했으며, 1945년 시계 다이얼에 날짜가 표기된 최초의 오이스터 퍼페추얼 데이트 저스트를 제작하였다. 1953년에는 에드먼드 힐러리 경과 텐징 노르게이가 지구에서 가장 높은 산인 에베레스트(해발 8,848.86m) 등정에 성공한 역사적인 순간에 롤렉스 오이스터 퍼페츄얼과 함께하며 큰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다

왼쪽부터 최초의 데이트저스트(1945년),데이-데이트(1956년),레이디 데이트저스트(1957년)
왼쪽부터 최초의 데이트저스트(1945년),데이-데이트(1956년),레이디 데이트저스트(1957년)

◆ 세련된 디자인의 롤렉스 클래식 워치

1945년에 출시된 데이트저스트(Datejust)는 롤렉스의 클래식 드레스 워치로 가장 인기 있는 모델 중 하나이다. 데이트저스트는 시계 역사에 큰 획은 그은 디자인으로 다이얼 3시 방향의 표시창은 사이클롭스 렌즈의 확대 기능으로 날짜의 확인이 용이하며 최초의 셀프 와인딩(오토매틱)시스템과 방수 크로노미터 기능을 갖춘 혁신적인 시계이다.

1956년 처음 선보인 데이-데이트는 요일을 약자가 아닌 전체 단어로 표시한 세계 최초의 시계로 세계 각국의 언어로 표시되어 있으며 브레슬릿(팔찌)과 클라스프(잠금버클)의 설계와 개발, 제작, 테스트의 모든 단계에 최첨단 기술을 적용하였다.

데이데이트36mm 플레티넘과 다이아몬드
데이데이트36mm 플레티넘과 다이아몬드
1908 39mm 18캐럿 옐로우 골드 레퍼런스
1908 39mm 18캐럿 옐로우 골드 레퍼런스

롤렉스 1908은 18캐럿 골드케이스의 실루엣과 아라비아 숫자 3,6,9,12 방향의 소형 초침으로 장식된 다이얼과 대칭을 이루며 2개의 블레이드로 구성된 듀얼클라스프에 악어가죽 스트랩으로 제작되었다. 충격흡수장치를 장착한 1908은 약 66시간의 파워 리저브를 보장하며 최상급 수준의 크로노미터 인증과 수심 50m까지 방수 가능한 최신 기술혁신이 담겨 있다.

고품질의 품격 있는 디자인으로 다양한 타임피스를 선보이는 클래식 라인에는 오이스터 퍼페츄얼, 데이트-저스트, 데이-데이트, 스카이-듀웰러, 1908 등이 있다.

◆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위한 프로페셔널 워치

롤렉스는 단순히 시간을 알려주는 기능을 넘어 프로페셔널 워치의 상징성으로 매우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프로페셔널 라인에는 서브마리너, 씨-드웰러, 딥씨, 밀가우스, 코스모그래프 데이토나, GMT-마스터Ⅱ, 요트-마스터, 익스플로러 등이 있다.

1953년 세계 최초로 수심 100m의 방수가 가능한 서브마리너를 선보이며 다이버워치의 대표 아이콘이자 스포츠 시계디자인의 대표인기 모델이다.

1967년 심해에 도전하고자 씨‑드웰러를 제작하였고 이후 코멕스(Comex) 전문가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업그레이드된 씨-드웰러는 1,220m(4,000피트)까지 방수가 가능하며 포화 잠수를 위해 특별히 설계되었으며 헬륨 이스케이프 밸브장치로 인해 심해 탐험의 마지막 단계인 수면 위로 돌아가는 동안 감압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2008년 방수기능이 업그레이드된 툴 워치 딥씨는 최고의 잠수 성능을 자랑하며 수심 약 1만1000m까지 방수가 가능하며 영화 '타이타닉'의 감독 제임스 캐머런이 딥씨 챌린지를 착용하고 태평양의 수심 1만 908m로 잠수하여 인류 최저 심해 기록을 남겼다.

코스모 그라피 데이토나 40mm 플래티넘 래퍼런스
코스모 그라피 데이토나 40mm 플래티넘 래퍼런스

밀가우스는 자성의 영향을 1,000가우스(80,000 암페어 이상)까지 보호해 준다는 의미로 자기장이 있는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을 만큼의 강한 내구성을 갖고 있으며 오차에 대한 정확성까지 유지해 주는 롤렉스의 대표 항자성 시계이다. 기존 롤렉스 라인에서 보기 힘든 디자인으로 독특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은 시계 매니아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레이싱에서 영감을 받아 주행시간과 평균 속도를 계산할 수 있는 카레이서들을 위한 데이토나, 항공 조종사들을 위한 듀얼 타임 기능의 GMT-마스터, 요트 경기를 위한 요트-마스터, 바다를 연상하는 디자인과 기능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었으며 카운트다운 시간에 따라 설정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카운트다운 메모리 기능의 요트 마스터Ⅱ와 탐험가들을 위한 익스플로러 등이 있다.

새로운 혁신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롤렉스는 정확성과 신뢰성을 브랜드의 최우선 가치로 생각한다. 창립자 한스 빌스도르프의 개척 정신으로 이루어낸 수많은 업적들은 현재 롤렉스의 명성에 걸맞은 세계에서 가장 인지도 높은 시계 브랜드로서의 확신을 굳건하게 만들어준 토대가 된다.

박연미 디자이너 명장,디모먼트 디자이너
박연미 디자이너 명장,디모먼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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