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핫플레이스] 영천청도, '5파전' 여야 경쟁구도 선명

입력 2024-03-25 17:56:07 수정 2024-03-26 06:20:41

이만희 3선 배출 기대감 높지만 현역 피로도도 높아
경북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 보여

동부동 거리에서 아이들과 함께한 이만희 후보. 이만희 후보 제공
동부동 거리에서 아이들과 함께한 이만희 후보. 이만희 후보 제공

경북 영천청도는 4·10 총선을 앞두고 중진 의원 배출에 대한 기대감과 현역에 대한 피로도가 엇갈린다. 전통적으로 국민의힘의 당세가 강한 곳으로 평가되지만, 야당 후보들도 이번만큼은 '보수 대오'에 균열을 낸다는 각오다.

대진표는 '국민의힘 이만희·더불어민주당 이영수·무소속 김장주, 김지미, 이승록 후보' 간 5파전으로 짜였다. 경북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25일 매일신문이 만난 유권자들은 여야 간 선명한 경쟁 구도가 형성됐음을 보여줬다.

영천시장에서 만난 윤모(62·영천 고경면) 씨는 "영천도 집권여당의 힘 있는 3선 의원이 나와야 할 때"라며 "그래야 대구도시철도 1호선 영천 도심 연장, 마사회 본사 유치 등 지역 숙원사업에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영천시청 앞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고모(45) 씨는 "현역 의원이 그래도 오래 정치를 하지 않았나. 바꾼다고 해도 다른 뾰족한 수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고도 했다.

국민의힘 사무총장, 정책위 수석부의장,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위원 등을 역임한 이 후보는 당내에서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성실함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날 국민의힘 경북도당 선대위 발대식에 참석한 이 후보는 "어느 때보다 일찍 주민들께 인사드리고 있다. 누가 영천의 진실한 일꾼인지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영천 신규 산업단지 조성, 청도 자연드림파크 조기 착공, 각북터널 등 신규 SOC 구축 등을 공약했다.

현역에 대한 지지세만큼이나 피로도도 뚜렷했다.

이모(50·영천 문외동) 씨는 "이만희 후보에게서 공천받은 국민의힘 소속 영천시의원들과 무소속 시장 간 지난 6년간 갈등의 피해가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오고 있다"며 "갈등을 풀기 위해서라도 새 인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영천은 지방선거에서 2회 연속으로 무소속 시장이 당선되면서, 이 후보에게 공천을 받은 시의원들 간에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시에서 추진하려는 사업 예산 확보를 시의원들이 반대하는 형국"이라며 "시는 시정에 발목을 잡는다며 반발하고, 시의원들은 권리 행사라 주장한다"고 전했다.

25일 영천시 임고면 이장 회의를 방문한 이영수 후보. 이영수 후보 제공.
25일 영천시 임고면 이장 회의를 방문한 이영수 후보. 이영수 후보 제공.

이런 갈등 탓에 앞서 지역 원로들의 이만희 후보 공천 반대 선언, 시의원들의 국민의힘 탈당 선언 등이 나오기도 했다.

이 후보에 대한 피로감은 민주당과 무소속 후보자에 대한 지지와 기대감으로 분출됐다.

김장주 후보는 영천부시장과 경북도행정부시장을 지낸 정통 관료이자 전문 행정가로, 국민의힘 단수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감행했다. 그는 무소속 단일화 등을 성사시키며 세력을 모으고 있다. 김 후보는 "현역이 영천에서 보여준 불통과 독선 때문에 시내에서는 반감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영수 민주당 후보에 대해 기대감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임고면사무소에서 만난 김모(74) 씨는 "사람만 바꾸는 게 의미가 있나. 당은 왜 바꾸면 안 되나"라며 "이 후보는 영천 사정이나 농민 입장을 잘 알아서, 적극적으로 나서 대변할 사람"라고 했다.

임고면 출신으로 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회 대변인을 지낸 이 후보는 경북민주당을 대표하는 농어업계 정치인으로 손꼽힌다.

이 후보는 임고면사무소에서 열린 이장회의를 찾아 "출마하면서 고향 선배님께 인사를 먼저 드리는 게 도리"라며 참석자들의 손을 잡고 연신 고개를 숙였다. 이 후보가 큰 절을 하자 곳곳에서 "하려면 확실하게 해라"며 격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 후보는 "지역 확고한 뿌리를 내린 정치가 필요하다. 영천과 청도 주민을 제대로 대변할 준비가 됐다"며 "지난 도의원 선거에서 받은 37% 지지율에, 투표장으로 나올 젊은 층의 지지율이 더해지면 승산이 있다"고 했다.

청도를 방문한 김장주 후보. 김장주 후보 제공.
청도를 방문한 김장주 후보. 김장주 후보 제공.
김지미 후보. 매일신문DB
김지미 후보. 매일신문DB
이승록 후보. 매일신문DB
이승록 후보. 매일신문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