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핫플레이스] 대구 달서구병, 보수-보수, 보수-진보 격돌…민심의 향방은?

입력 2024-03-24 18:11:19 수정 2024-03-24 21:26:36

권영진 '보수진영 결집' 주장에 조원진 '국민의힘 개조' 주장…최영오 "대구 선수 교체해야"

대구 달서구병에선 보수 간 대결과 보수·진보 간 싸움이 동시에 펼쳐진다. 경선에서 현역을 꺾은 권영진 국민의힘 후보와 보수우파 정통성을 강조하는 조원진 우리공화당 후보, 선명한 진보주의 색채를 보이는 최영오 진보당 후보가 3파전을 벌인다.

지역민들은 숙원사업인 대구신청사 건립을 이뤄낼 후보에 대한 요구가 강했다. 비단 달서구뿐만 아니라 대구경북(TK) 정치권 전체의 영향력 강화를 바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달서시장에서 만난 곽모(60) 씨 "권영진 후보는 대구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다. 재선 의원 이상 역량을 갖춘 사람"이라며 "대구를 발전시키려면, 쇠퇴한 대구 정치권 영향력을 복원해야 한다. 여권에서도 지명도가 있는 권 후보가 당선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권 후보는 대구신청사 건립뿐만 아니라 TK 전역에 대한 정책을 중심으로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이다. 그는 "신공항과 대구를 연결하는 철도가 놓이지 않으면, 공항 접근성이 크게 떨어져 공항 성공도 보장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권 후보는 지난 23일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및 필승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이 자리에 현역 김용판 의원이 참석해 지역민의 눈길을 끌었다. 이 자리에서 권 후보는 "'대통합혁신'을 선대위 슬로건으로 정했다. 김용판 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흔쾌히 힘을 합쳐주시기로 해, 시·구의원이나 당원협의회 구성원 전원이 선대위에 합류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3선 출신 조원진 후보에 대한 지지세도 여전히 감지됐다.

우리공화당 당원이라고 소개한 박모(75) 씨는 "보수우파 진영을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정치인은 조 후보자 밖에 없다. 이런 리더가 국회에 있어야 한다"고 했다.

조 후보는 지난 23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하자 있는 좌파세력'이 국회 입성을 시도한다. 이들에 맞서 싸울 자유우파 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공화당 특유의 조직력이라면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다만 지역에서는 국민의힘이 조직력을 토대로 지역 여론을 장악하고 있어 이를 조 후보가 넘어서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김모(65) 씨는 "조 후보는 과거 의원 시절, 자치위원회나 새마을금고 모임 등에서 자주 만났었다"며 "우리공화당으로 가면서는 그런 일이 없다. 이런 모임들도 국민의힘 후보 손을 들어주고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후보를 내지 않아 민주·진보 계열에서 유일한 주자가 된 최영오 후보는 '쓰담(쓰레기 줍기)'과 정책 홍보, 아침 인사 등을 통해 꾸준히 표밭을 다지고 있다.

최 후보는 "국민의힘 일색의 정치 지형이 너무나 오래됐다. 그동안 대구가 발전했다고 보기 어렵다. 선수교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거가 임박하자 후보 간 공세도 치열해지고 있다.

조 후보는 권 후보를 겨냥해 "시장 재직 시절, 지나치게 많은 재개발·재건축 등 아파트 인허가로 최근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초래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 "2019년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벌금형 선고를 앞두고 시·도지사 탄원서를 제출해, 국민 여론에 영향을 미쳤다"며 "이재명 선처를 호소하는 사람을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정치를 한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권 후보는 "건축 허가는 건축심의위에 외부 심사위원 심사를 거쳐, 부시장 전결이 필요한 사항으로, 시장이 개입한 사안은 아니었다"며 "당시 저금리와 부동산 경기 활성화로 아파트 공급이 활발했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 요건을 갖춘 건축허가 요구를 무시할 수 없다"고 반박한다. 또 "이재명 대표에 대한 탄원서는 당시 시도지사협회장으로서, 협회 회원의 다수인 민주당 소속 시도지사들이 결정한 사항을 회장으로서 발의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23일 권영진 4·10 총선 후보자(대구 달서구병·국민의힘)는 대구 달서구 두류동 선거사무소에서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을 열었다. 권영진 후보자 제공
23일 권영진 4·10 총선 후보자(대구 달서구병·국민의힘)는 대구 달서구 두류동 선거사무소에서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을 열었다. 권영진 후보자 제공
23일 대구 달서구 감삼동에 위치한 조원진 후보자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조 후보자가 발언을 하고 있다. 조원진 후보자 제공
23일 대구 달서구 감삼동에 위치한 조원진 후보자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조 후보자가 발언을 하고 있다. 조원진 후보자 제공
23일 최영오 후보자(진보당)가 지지자들과 함께 쓰레기줍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영호 후보자 제공
23일 최영오 후보자(진보당)가 지지자들과 함께 쓰레기줍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영호 후보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