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 사람도 위험"…고속도로 한복판서 버려진 사모예드들

입력 2024-03-11 07:42:45

지난 10일 서해안고속도로 1차로에서 발견된 사모예드종 개 두 마리. 인스타그램
지난 10일 서해안고속도로 1차로에서 발견된 사모예드종 개 두 마리. 인스타그램

충남 당진 서해안 고속도로 한가운데에서 유기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견 사모예드 2마리가 발견돼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10일 구조자 김강언씨는 인스타그램에 "오늘 일었던 일이다. 뉴스에서만 보던 일이 나에게 벌어졌다"며 고속도로 1차로에 덩그러니 서 있는 사모예드 두 마리의 모습이 담긴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을 보면 위험천만한 상황이었으나 강아지들은 그 자리에 가만히 자리 잡고 있어 다행히 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듯 보였다.

김 씨가 정차한 뒤 차에서 내려 '이리 오라'고 부르자 강아지들은 마치 아는 사람인 양 꼬리를 치며 다가왔고 차 뒷좌석이 올라타 안전한 장소로 옮겨졌다.

김 씨는 "두 마리 모두 안전하게 구조했으나 주인 여부는 모르겠다"며 "부디 유기된 아이들이 아니길 바란다. 유기한 것이라면 천벌을 받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후 해당 영상이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퍼지자 김 씨는 추가 글을 올려 후속 상황을 전했다. 그는 강아지 두 마리가 뒷좌석에 나란히 착석한 영상을 첨부하며 "아이들이 차를 자주 탔던 게 분명할 정도로 마치 자기네 자리인 양 저렇게 얌전히 앉아있었다"며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동하면서 119에 신고를 하고 안전을 위해 가장 가까운 서산휴게소로 갔다"면서 "경찰과 시청 관계자 도움으로 무사히 동물구조대분들에게 인계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누구라도 그 자리에 계셨다면 주저없이 태웠을 것"이라며 "사모예드는 순둥이인데 일단 덩치가 커서 모르는 사람은 무서워서 쉽게 차에 태우지 못했을 거다. 대신 신고를 열심히 해주신 것 같다. 제가 신고하기 전에도 이미 많은 신고가 접수돼 있었다"고 말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고속도로면 죽으라고 내버린 거 아닌가" "강아지 버린 주인은 대대손손 저주받길 바란다" "개만 위험한 게 아니라 사람 목숨까지 위험한 상황이었다. 유기한 주인 찾아서 강력 처벌받게 했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구조된 사모예드들은 당진시 동물보호소로 옮겨졌다. 해당 보호소의 강효정 소장은 "애들이 너무 얌전해서 데리고 오는 데는 전혀 문제없었다"며 "와서 보니 역시나 털 엉킴도 심하고 발톱도 안 잘려 있더라. 관리받던 친구들은 아닌 것 같은데 너무 순하다"고 연합뉴스TV에 전했다.

한 마리는 3살, 다른 한 마리는 5살로 각각 추정됐다. 내장 인식 칩은 둘 다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 소장은 "8년 동안 보호소를 운영하면서 휴게소(에 유기된 사례)는 있었어도 고속도로 위(에 버려진 거)는 손에 꼽을 정도"라며 "일단 안락사는 염두에 두고 있지 않고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빨리 입양 추진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관심을 촉구했다.

지난 10일 서해안고속도로 1차로에서 발견된 사모예드종 개 두 마리. 인스타그램
지난 10일 서해안고속도로 1차로에서 발견된 사모예드종 개 두 마리. 인스타그램
지난 10일 서해안고속도로 1차로에서 발견된 사모예드종 개 두 마리. 인스타그램
지난 10일 서해안고속도로 1차로에서 발견된 사모예드종 개 두 마리.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