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지역 상징 곁들인 대구 뉴 ‘빵지순례’ 코스를 소개합니다

입력 2024-03-01 06:30:00

대구 시그니처 디저트 공모전 ‘달디달구’ 선정
팔공갓파이 등 5개 디저트 ‘내돈내산’ 리뷰
맛과 비주얼, 의미 다 잡았네…MZ세대 취향 저격

좌측부터 황금은행빵, 팔공갓파이, 군위자두빵.
좌측부터 황금은행빵, 팔공갓파이, 군위자두빵.

'대구'하면 떠오르는 맛있는 음식이 몇몇 있다. 타지인들은 대개 납작만두, 뭉티기, 막창, 동인동찜갈비, 따로 국밥 등을 언급한다. 하지만 대구가 '빵지순례'의 명소로도 인기가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대구근대골목 단팥빵, 삼송빵집, 반월당고로케 등 항간에 많이 알려진 빵집 맛집이 즐비하다. 그 중에서도, 오늘 주말&이 소개할 빵은 대구시로부터 공식적으로 '맛있다'고 인정받은 '달디달구' 브랜드의 빵들이다.

지난해 대구 시그니처 디저트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팔공갓파이를 파는 빵집 '갓파이', 팔공갓파이를 비롯해, 가지고기파파이, 나폴리탄파이 등 여러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대구 시그니처 디저트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팔공갓파이를 파는 빵집 '갓파이', 팔공갓파이를 비롯해, 가지고기파파이, 나폴리탄파이 등 여러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새로운 빵지순례 코스 찾는다면

아, 먼저 '빵지순례'의 뜻을 모르는 이들을 위해 잠깐 소개하고 지나가겠다. '빵지순례'란 '빵'과 '성지 순례'를 합친 신조어로, 맛있는 빵집을 성지순례 하듯이 찾아다니는 것을 뜻한다.

주말& 팀은 처음에 "대구의 맛있는 빵집을 소개하자. '대구 빵지순례'를 주제로 하자"고 정하고, 취재를 시작했다. 그런데 의구심이 들었다. "무슨 기준으로, 누구의 입맛으로 빵지순례의 장소를 정해야 하나. 어떻게 해야 독자들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까?"라는 것. 고민 끝에 내린 "공식적으로 인증·선정된 곳들을 소개하자"고 의견이 모아졌고, '달디달구'가 그 대상이 됐다.

'대구 시그니처 디저트 공모전'은 대구시가 2022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 매년 5개의 제품을 선정해 '달디달구(달디달다 + 달구벌)'라는 공동 브랜드로 백화점 팝업스토어와 라이브 커머스 등을 통해 대중들에게 알린다.

지난해에는 이 공모전에 총 44개의 제품이 참여했으며, '팔공갓파이'가 대상을, '군위 자두빵'이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우수상에는 '테이크 홈 대구', '황금은행빵', '달구벌 보석 양갱' 등 3개 제품이 이름을 올렸다.

대상을 받은 팔공갓파이의 단면. 찜갈비의 마늘 양념과 돼지고기, 미나리 등이 들어간 속재료가 보인다. 맛은 주말&이 보장한다. 정말 맛있다.
대상을 받은 팔공갓파이의 단면. 찜갈비의 마늘 양념과 돼지고기, 미나리 등이 들어간 속재료가 보인다. 맛은 주말&이 보장한다. 정말 맛있다.
군위 자두빵. 비주얼은 달디달구 중에 으뜸이었다.
군위 자두빵. 비주얼은 달디달구 중에 으뜸이었다.
황금 은행빵. 빵은 물론, 포장지에도 정성이 들어가 있다.
황금 은행빵. 빵은 물론, 포장지에도 정성이 들어가 있다.

◆ 주말&이 직접 맛본 '달디달구'

대상을 받은 '팔공갓파이'는 대구 10미(味) 중 하나인 찜갈비의 마늘 양념과 돼지고기, 팔공산 미나리로 식감을 더한 속재료를 팔공산 형태의 파이 반죽으로 감싸 구운 미트파이다. '갓파이' 사장은 "공모전에 선정되기 전부터 판매를 했던 제품인데, 대상을 받고 난 후에 더 인기가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팝업스토어 등을 통해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주말&이 직접 맛을 보니 "대상 받을 만 하다"는 말이 이구동성으로 나왔다. 파이를 가르자마자 보이는 속이 꽉 찬 붉은 빛의 속재료와 살짝 매콤한 냄새는 입보다 코를 먼저 즐겁게 했다.

한 입 베어물자, 모두의 입에서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이거 진짜 찜갈비잖아?

성인 여성의 손바닥만한 크기에 재료가 꽉 차 있다보니 한 개만 먹어도 금방 배가 불러온다. 패스츄리 빵 안에 찜갈비가 그대로 들어있어 식사 대용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빵과 찜갈비가 어울리는 조합이냐고? 먹어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갓파이에는 '동인동찜갈비' 맛 외에도 ▷오리지날 스테이크 ▷머쉬룸 크림치킨 ▷가지고기 ▷멘보샤 등 다양한 맛을 품은 파이들을 판매 중이니, 취향껏 골라보시길! 갓파이 매장에는 팔공산을 모티브로 디자인 한 티셔츠와 키링 등도 판매하고 있다.

최우수상을 받은 '군위 자두빵'은 군위에서 생산된 자두를 활용한 점이 특징이다. 특히 맛은 다를 바 없지만 작고 못생겼다는 이유로 꼬다마(B품)로 전락해 그 가치를 인정 받지 못하는 데 안타까움을 느끼고, 자두를 좋아하는 이들을 위해 개발했다는 것이 자두빵 업체의 설명이다.

비주얼로만 봤을 때는 달디달구 중에서 으뜸이었다. 굳이 군위까지 가지 않아도, 인터넷으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너무 과하지 않고, 은은하게 느껴지는 자두 앙금이 인상적이었으며, 집들이 선물 용으로 특히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이제 우수상의 차례다. '황금은행빵'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달성군 '도동서원' 앞의 400년 된 은행나무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졌다.

황금은행빵 개발자이자 판매처 '오월의 빵집'의 사장인 김상중 씨는 "대만에 '펑리수'라는 지역 특산 빵이 있는데, 이를 먹으면 부자가 된다는 속설도 있다"며 "우리나라에도 그런 의미 있는 빵이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황금빛이 나는 은행나무 안에 대구 특산물인 사과를 넣어 만들었다"고 개발 배경을 말했다.

황금은행빵은 따뜻한 봄날의 햇살을 맞으며 커피 한잔에 곁들이기 그만인 디저트다. 은행 모양의 반죽 위에 한자로 '금(金)'이 새겨져 있어,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것은 덤이다.

달구벌 보석 양갱. 보자마자 '와'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올 만큼 예쁜 비주얼을 가졌다.
달구벌 보석 양갱. 보자마자 '와'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올 만큼 예쁜 비주얼을 가졌다.
달구벌 보석 양갱의 팔공산 버전. 단면을 자르고 보니, '수제' 양갱의 느낌이 더 잘 산다.
달구벌 보석 양갱의 팔공산 버전. 단면을 자르고 보니, '수제' 양갱의 느낌이 더 잘 산다.

◆일부 제품은 판매 재개 예정

또한 '달구벌 보석 양갱'은 대구를 대표하는 4가지 상징이 새겨져 있다. 사과, 연꽃, 팔공산, 83타워가 그 주인공이다. 양갱 안에 또 다른 양갱을 넣어 마치 보석과 같은 아이콘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보는 순간 셰프들의 노력이 잔뜩 들어갔구나! 하게 되는 비주얼이다. 그래서 소중한 누군가에게 선물하기에 좋다고 느껴졌다.

다만 현재는 이 양갱을 직접 구매해서 먹을 순 없다. 양갱을 제작하는 대구 메리어트호텔의 관계자는 "조만간 판매를 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마지막 우수상 수상작인 '테이크 홈 대구(Take Home Daegu)'는 대구 대표 관광지를 표현한 파운드 브라우니다.

이를 판매하는 아프레베이크샵은 "파운드와 브라우니를 결합한 파우니 위에 대구의 랜드마크를 나타낸 초콜릿을 올린 케이크"라며 "'할매니얼' 트렌드에 맞춰 약과와 유자를 가미하고, 휴대가 간편한 팝스 스타일로 마무리해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 역시 현재 판매를 하고 있지 않지만, 3월 중 판매를 재개할 예정이다.

주말& 팀이 맛 본 달디달구 제품들은 비주얼과 그 의미 뿐만 아니라, 음식 본연의 역할인 '맛'에도 충실했다. 대구시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한 번쯤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해당 기사는 어떠한 금전적 지원이나 의뢰도 받지 않고, 주말& 팀의 사비로 진행된, '내돈내산'임을 알려드린다.

더 많은 사진과 '먹방' 영상은 주말& 인스타그램 계정(@blahblah_friday)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과연 주말&의 입맛을 저격한 1등 디저트는 무엇이었을까?

달디달구 빵들을 맛보려는 주말& 팀. 영상과 더 많은 사진은 인스타그램 계정(@blahblah_friday)으로.○
달디달구 빵들을 맛보려는 주말& 팀. 영상과 더 많은 사진은 인스타그램 계정(@blahblah_friday)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