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 10년 “그라스울 패널 관리 철저히 해야”

사고 주원인으로 지목됐던 소재, 여전히 안정성 의문
"실물모형시험 치르고, 지자체가 성능미달 자재 단속 필요"

지난 2014년 2월 18일 오전 경북 경주시 양남면 마우나리조트 체육관의 지붕이 힘없이 내려 앉아 있다. 매일신문DB

214명의 사상자를 냈던 경주 마우나리조트 사고가 10주기를 맞았다. 당시 붕괴 원인이 됐던 건축자재 종류가 여전히 유통되는 것을 두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대구경북녹색연합은 성명을 통해 "마우나리조트 붕괴의 결정적 원인은 그라스울 패널에 물이 침투해 젖으면서 무게가 증가해 주저 앉은 것"이라며 "현재도 습기가 침투하는 문제는 해결되지 않아 제2의 붕괴 사고는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4년 2월 17일 붕괴 사고가 발생했던 경주 마우나리조트는 지붕이 얇은 철판 사이에 그라스울(유리섬유)을 넣은 '그라스울 패널'로 덮여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에도 70㎝ 이상 쌓인 젖은 눈을 견디기에는 취약한 구조였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라스울 패널의 품질 안정성에는 의문이 든다는 게 대구경북녹색연합 측의 입장이다.

이들은 "패널을 만들 때 단순히 강판과 심재를 겹쳐만 놓는 것이 많은데, 자재끼리 잘 접착할 수 있도록 죄어야 물기가 들어가지 않는다"며 "결합 장치 설치 등을 제도화해 다시는 비슷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복합자재인 그라스울 패널은 화재 성능 등을 점검하는 실물모형시험이 면제된다는 점도 비판했다. 붕괴 사고로 큰 인명 피해를 가져온 그라스울 패널에 시험 면제 혜택을 줘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현재 국토교통부의 '건축자재 등 품질인정 및 관리기준' 고시에 따르면 복합자재는 실물모형시험을 통과해야 하지만, 구성 자재가 불연성인 그라스울 패널 등은 제외된다.

이재혁 대구경북녹색연합 대표는 "국토교통부가 그라스울 패널에도 품질안정 관리기준을 적용해 실물모형시험을 치르게 하고, 각 광역지자체가 불량이나 성능미달 건축자재를 현장에서 단속 가능하도록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