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가정 양립 추구하는 남성 행태 보편화
◆가사와 육아에 최선을 다하는 30대 남성 '요즘아빠' 인기
◆여성 위주로 된 가사 및 육아 시스템에 남성 위한 서비스도
일과 가정의 양립을 중시하는 30대 남성인 '요즘아빠'가 뜨고 있다. 본격적인 육아가 시작되는 30대 남성은 여타 연령대에 비해 주중과 주말 가장 긴 시간을 가정에 할애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30대 '요즘아빠'가 가사와 육아에 보조적 존재에서 핵심 주체로 부상함에 따라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최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분투하는 30대 요즘아빠' 보고서에 따른 결과다. 보고서는 통계청의 '2023년 사회조사'와 2013년 사회조사 등을 다각도로 비교했다. 통계청은 전국 약 1만9천개 표본 가구 내 상주하는 만 13세 이상 가구원 3만6천여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5월 17일~6월 1일까지 16일간 조사한 내용을 집계했다.
◆가정에 대한 인식 변화
최근 10년 동안 일과 가정의 양립을 추구하는 남성의 행태가 보편화됐다. 통계청의 '남성의 일과 가정생활에 대한 우선순위 변화'에서 2013년과 2023년을 비교한 수치를 보면 명확해진다.
일을 우선시하는 남성은 63.8%(2013년)에서 39.9%(2023)로 23.9%포인트(p) 감소했다. 가정을 중시하는 남성은 같은 기간 8.3%에서 16.5%로 8.2%p 증가했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추구하는 남성은 2013년 27.9%(2013)에 불과했지만 43.6%(2023년)로 15.7%p 확대됐다.
30~60대 남성은 2012년까지만 해도 '아내가 가사를 책임지면서 남편도 어느 정도 참여해야 한다'는 비율이 50%를 넘었다. 하지만 '부부가 가사를 공평하게 부담해야 한다'는 응답 비율이 2012년 38.4%에서 2022년 60.5%로 22.1%p 상승했다. 심지어 20대는 84.2%, 30대는 73%가 '부부가 가사를 공평하게 부담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동일한 세대에서도 10년 동안 부부간 공평한 가사 분담에 대한 인식이 확대됐다. 2012년 20대가 2022년 30대로 성장하면서 부부가 가사에 공평하게 책임져야 한다는 의견이 56.5%에서 73.0%로 16.5%p 증가했다.
◆30대 요즘아빠 등장
남성이 일보다 가정을 우선시하는 경향은 30대가 가장 높았다. 실질적인 가족 돌봄 시간도 가장 많았다. 이는 30대부터 본격적인 자녀 양육이 시작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보다 가정에 우선순위는 두는 남성 비율은 30대 24.4%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20대 40.2%, 30대 34.6%, 40대 37.4%, 60대 12.6%였다.(2023년 기준)
남성이 하루 중 가족 돌봄에 할애하는 시간도 30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30~40대는 다른 연령층에 비해 주중 가장 많은 시간을 일에 할애했다.(30대 7시간, 40대 7시간 2분). 그럼에도 30대는 타 연령 대비 주중과 주말에 가장 많은 시간을 가정에 할애했다. 주중 49분, 주말 1시간 53분이었다.
60대는 주중 30대보다 많은 시간을 가정에 할애하는(1시간 7분) 반면 은퇴의 영향으로 일에 할애하는 시간은 30~40대의 절반 정도인 3시간 11분에 불과했다.
즉 일과 가정에 각각 할애하는 시간을 비교하면 30대가 타 연령 대비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가장 힘쓰고 있다고 해석된다.
30대 남성의 가족 돌봄 시간이 타 연령에 비해 많은 이유는 이 시기부터 본격적인 자녀 양육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연령대별로 자녀 유무 비율을 살펴보면 20대는 3.8%, 30대는 50.5%, 40대는 78.6%로 높아졌다. 남성 또는 여성이 자녀 양육 및 교육에 참여하는 비율을 살펴보면 20대는 42.5%, 30대는 79.9%로 37.4%p가 높아졌다.(2020년 기준)
◆요즘아빠 등장한 이유는?
30대 요즘아빠가 뜨는 이유는 맞벌이 가구 증가, 여성의 사회 진출 확대에 따른 경제력 상승, 남성의 입지 변화 등으로 설명된다.
우선, 30대 맞벌이 가구 비율은 2012년 41.7%에서 2022년 54.2%로 12.5%p 증가했다. 이는 전 연령대 기준 2012년 44%에서 2022년 46.1%로 2.1%p 증가한 것에 비해 큰 증가폭이다.
둘째, 과거 남성이 가정에서 경제의 주축이었지만 여성의 사회 진출 확대로 남성 입지에도 변화가 생겼다. 또 여권 신장, 남녀평등 의식 확산 등도 남성의 가사 및 육아 참여율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셋째, 근로시간 감소로 여가 시간이 늘면서 남성의 가사 참여 및 자녀 양육 여건이 개선됐다. 남성의 월평균 근무시간은 2012년 178.3시간에서 2022년 160.8시간으로 17.5시간이 감소했다.
여성의 경제력 상승에 따른 가사 분담에 대한 고정관념 파괴는 젊은층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가족의 경제적 부양을 주로 남성이 책임져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비율이 20대 63.5%에 달했고, 60대는 45.2%에 그쳤다.
또 연령이 낮을수록 가사노동과 가족 돌봄이 여성의 역할이라는 인식도 약화됐다. 가사노동은 주로 여성이 맡아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비율'은 20대 76.9%에 달했고, 60대는 52.8%에 그쳤다. 가족 돌봄도 주로 여성이 맡아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비율' 역시 20대 77.4%였고, 60대는 58.7%에 그쳤다.
◆요즘아빠에 대한 사회적 서비스 확대해야
요즘아빠 현상은 2013년 이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이전부터 관련 용어가 등장했다. 직접 육아에 참여하는 아빠를 의미하는 '육아대디', 스웨덴에서 휴직하고 육아에 전념하는 남성을 지칭하는 '라떼파파'가 사례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2024'에서 가정 경제와 가사노동을 아내와 분담하는 '요즘남편', 직장에서 일찍 퇴근해 아이를 돌보거나 휴직하고 육아에 전념하는 '없던아빠'를 소개하기도 했다.
연령이 낮은 남성일수록 일보다 가정에 우선순위가 높으며, 여성의 사회 참여가 확대되면서 '요즘아빠' 현상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따라서 여성이 중심인 각종 육아 시설 및 서비스를 남성도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예컨대 지하철 역사에서 기저귀 교환대가 여성 화장실에만 설치돼 있거나, 수유 등을 위한 아기 돌봄 시설이 여성 전용 수유실과 함께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육아 및 교육 정보를 공유하는 맘카페는 여성만 가입 가능해 '요즘아빠'들은 아내 등의 명의로 가입하는 등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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