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사직? 동맹휴학?…온갖 '썰'에 술렁이는 지역 의료계

입력 2024-02-15 15:49:29 수정 2024-02-15 20:39:35

특정 대학병원 집단 사직 등 확인되지 않은 소문 돌아…해당 병원·대학은 "사실무근"
의료계 "조만간 가시화 될 것" 우려 목소리도

13일 대구 한 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환자와 함께 이동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13일 대구 한 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환자와 함께 이동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의과대 입학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집단 행동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대구 지역 대학병원과 의대도 집단 행동에 동참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지역 의료계가 술렁이고 있다.

의료계는 정부가 의대 증원 정책을 고수한다면 소문이 현실이 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15일 대구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 상황' 이라는 제목의 글이 의사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 이 글에는 대구의 한 대학병원을 포함한 전국 19개 대학병원의 전공의와 인턴 합격자들이 병원에 사직서를 냈거나 계약을 거부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글에서 지목된 지역 대학병원 수련행정팀 관계자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관련 내용이 돌고 있지만 실제로 사직 의사를 표시하거나 인턴 계약을 거부한 이는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만약 인턴 합격자들이 입사를 집단 거부하더라도 계약 완료 일시를 알리고 계약을 독촉하는 것 이외에 취할 수 있는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지역 의대생들의 동맹휴학 소문이 돌기도 했다. 지역 한 대학 커뮤니티에는 '의대 동맹휴학'이라는 제목의 짧은 글이 게시돼 눈길을 끌었다.

'인생이 아까울텐데 괜찮냐'는 답글에 이 글을 쓴 학생은 "증원의 당위성은 동의하지만 방법의 문제"라며 "앞으로 70~80년을 위한 일인데 1년은 아깝지 않다"고 답했다.

다만 실제 동맹휴학이 진행되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대학 본부와 의대 관계자에 따르면 "이달 의대 휴학생은 1명인데 의대 증원 관련한 휴학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15일 현재 의대 학생들이 집단적으로 휴학을 신청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지역 의료계는 '시간문제'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미 대전성모병원의 인턴 홍재우 씨와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이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사직한 사례가 나왔고, 한림대 의대 4학년생들이 동맹휴학을 결정하는 등 집단행동 바람이 불고 있어서다.

대구시의사회 한 관계자는 "집단 행동에 대한 정부의 강경대응 방침이 이들의 자존심을 건드렸고 가장 최적의 투쟁 방식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며 "소문으로 돌고 있는 병원 목록이 실제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교육부는 의대생들의 동맹휴학 우려에 대해 "학생들이 학습권을 침해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 대학에 관계법령 및 학칙을 준수하여 정상적인 학사운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대학에 즉각적으로 협조 요청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