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주 지음 / 말글터 펴냄
"어쩌면 우린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로 이루어져 있는지도 모른다", "당신이 읽고 쓰고 말하고 떠올리는 평범한 단어들이, 소란스러운 세상으로부터 당신을 지켜줄지 모릅니다". 이 책에서 가장 먼저 읽어볼 수 있는 글이다.
책의 제목은 '보편의 단어' 이지만, 표지에는 작은 글씨로 '당신의 삶을 떠받치고 당신을 살아가게 하는', '보편의 단어'라고 적혀있다. 독자들은 책 표지를 넘기기 전부터 이 책의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 지 단번에 알 수 있다. 그리고 책장을 넘기기 시작하면 이것이 더욱 명확해진다.
이 책의 저자는 이기주다. 아마 책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모르기 힘든 이름일 것이다. '언어의 온도'와 '말의 품격' 등을 펴내, 누적 판매 250만 부를 훌쩍 넘긴 밀리언셀러 작가이니 말이다. 그는 신작 '보편의 단어'를 들고 다시 독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새해가 되자마자 세상에 공개된 '보편의 단어' 역시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교보문고 1월 둘째 주 베스트셀러 집계 결과 종합 14위에 올랐고, 2월 세째주인 현재에는 종합 29위, 시/에세이 분야에서는 3위에 올라있다.
그는 이 책에서 '평범한' 단어를 글감으로 삼아 삶에 관해 탐색을 시도한다.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고 있는 보편적인 단어에 스며들어 있는 숨겨진 뜻을 건져내고, 독자 앞에 섬세하고 유려한 문장으로 펼쳐 놓는다. 특히 그 단어에 알맞는 저자 개인의 경험들이 녹아 있어서 읽기 쉽다는 장점도 있다. 책의 한 구절을 살펴보면, 이가 무엇을 뜻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진짜 '앎'이 무엇인지 '알까?' 이 질문에 대한 명쾌한 답은 아닐지라도, '안다'는 단어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이 책 안에 있었다.
알다 : '알다'만큼 일상에서 널리 사용되는 동사도 없다. 사람들은 특정한 지식이나 정보를 갖추고 있거나 이해하고 있을 때 흔히들 안다고 말한다. 오히려 나는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 즉 모르는 걸 모른다고 솔직하게 인정하는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뭐든 제대로 알기 위해선 관심을 쏟고 시간을 들여 진득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 151~153p)
우리는 너무나 쉽게 "안다"고 말한다. "어~ 내 그 사람 잘 알지~". "아, 너의 사정 내가 다 안다. 무슨 말 할 줄 알겠다". 이 챕터를 읽고 나니,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었다. 과연 나는, 그리고 우리 사회는 정말 '알면서' "안다"라고 말하는 것일까? 우리는 대개 스스로 처한 상황에 대해서는 어렵게 고민하지만, 남의 일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너무나 쉽게 "안다"는 말을 뱉는다. 한 번 쯤 '알다'가 가진 힘을 생각해보고 말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자문자답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작가는 '알다'라는 단어에서 시작해, 이런 이야기를 펼쳤다. 그리고 우리는 이를 통해 주변을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들여다 볼 수 있다. 책에선 이처럼 보편적인 단어로 시작해 보편적이지 않은 무수한 이야기들을 꺼내 놓는다.
한편, 이기주 작가를 대구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오는 17일 오후 2시, 대구 중구 동성로 교보문고에서다. 이기주 작가는 독자들을 만나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며, 특히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대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와 직접 대화해본 사람에 따르면, 본인이나 청자를 낮추지 않으면서도 배려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누군가는 이기주 작가가 쓴 책의 제목을 인용해 "따뜻한 언어의 온도로 보편의 단어를 사용해서 사람을 대한다"고 표현했다. 288쪽, 1만6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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