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코로나 예산 법카로 과일 1천만원 결제 의혹…국힘 "국민 혈세 유용, 충격적"

입력 2024-02-07 18:54:01 수정 2024-02-07 19:04:05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과거 경기도지사 시절 법인카드로 1천만원에 달하는 과일을 구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코로나19 관련 예산의 법인카드로 최소 8개월간 과일을 구매했다는 폭로인데,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공직에서 사퇴하고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지난 6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이 대표 부부가 경기도지사 시절 코로나19 예산 가운데 1천만원 이상을 과일값으로 사용한 정황을 포착했다. 또 가게 거래 내역을 확보하고 유용된 예산의 종류와 그 규모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내용은 2021년 8개월 동안 경기도청에서 7급 공무원으로 근무한 공익제보자 조명현 씨가 공개한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드러났다. 조 씨는 직속상관인 배소현 씨의 지시로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공관 냉장고에 제철 과일을 구매해 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는 심부름을 하면 매번 사진을 찍어 배 씨에게 보고했다. 이들이 나눈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살펴보면, 배 씨가 "과일가게 가셔야 해요. 사과, 참외, 딸기, 바나나"라고 과일의 종류를 정해준다.

이에 조 씨는 수박과 참외 등 과일들이 담긴 박스 사진을 찍고, 배 씨에게 구체적인 상황을 전달했다.

또 조 씨는 격주에 한번 약 30만원 이상의 과일을 보자기에 싸서 수내동 자택에 보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일값 결제에도 경기도청 법인카드가 사용됐다고 한다. 조 씨는 "많게는 1천만원 가까이 도청 업무추진비가 이 대표 부부 과일값으로 사용됐다"고 폭로했다.

조 씨의 폭로에 이 대표 부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검찰은 지난해 12월 경기도청과 법인카드가 사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지목된 과일가게를 압수수색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국민의힘은 이 대표 부부가 국민 혈세를 유용했다며 대국민 사과와 동시에 검찰 수사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같은 날 정희용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코로나19 발생으로 마스크가 부족해 국민들은 마스크를 사려고 몇 시간 동안 긴 줄을 서고, 자영업자는 매출 감소를 버티지 못하고 마지막 생존 수단으로 폐업을 결정할 때 누구는 과일을 구입하기 위해 국민 혈세를 1천만원 이상 유용하려 했다는 소식은 충격적"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데 사용될 예산을 과일을 구입하기 위해 사용한 부분에 대해 검찰은 철저하고 엄정하게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 시절 코로나 예산을 과일값으로 전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국민께 사과부터 하고 검찰 수사에도 협조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과일 구매와 별개로 이 대표 부부는 경기도지사 시절 샴푸와 초밥을 사는 데 법인카드를 사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에 검찰은 이 대표의 아내 김혜경 씨를 설 연휴 직후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