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회고록: ‘어둠을 지나 미래로’ 출간 기념 북콘서트 개최
탄핵 정국 당시 심경 토로…향후 여행·시장 등 공개 행보 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18대 대선 뒤 2022년 대구 달성군 사저로 오기까지 이야기를 담은 회고록 '어둠을 지나 미래로' 출간을 기념하는 북콘서트를 5일 열고 국정 농단으로 수감되고 난 이후 심경을 밝혔다. 그는 앞으로 시장도 다니고 여행도 할 예정이라며 본격적인 공개 행보에 나서겠다고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대구 수성구 호텔 인터불고 컨벤션홀에서 열린 행사에서 탄핵 이후 수감 생활을 하면서 '인고의 시간을 이겨낼 수 있게 한 희망은 무엇이었나'라는 질문에 "힘들지 않고, 억울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또 "재임 중에 사소한 실수는 있었을지라도 의도적으로 제가 국민 앞에 부끄러운 일은 한 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떳떳하고 당당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시 너무 가까이 있던 사람을 관리하지 못해 국민께 실망을 드린 것이 저를 힘들게 했다"며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 생각해 담담하게 견딜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정치활동이나 사회활동 계획에 대해선 "그동안 건강 문제나 회고록 집필로 외출을 자제해 왔다"며 "앞으로 국민 여러분들을 만나려 한다. 시장이나 주변 관광지를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뵐 수 있었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정치 일선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재임 중에 하지 못했던 일에 아쉬움이 남는다. 누군가 그것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민으로부터 받은 사랑이 너무 크고 감사해서 조금이라도 할 일이 있다면 해서 보답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진행자가 '국민께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탄핵 선고가 있던 날, 탄핵 반대 집회에서 돌아가신 다섯 분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다. 이 자리에서 유족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많은 분들께 받은 큰 사랑을 어떻게든 갚으려 했는데, 탄핵으로 임기가 중단돼 보답을 못 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세월호 사건 이후 7시간이나 정윤회 씨 관련 소문에 왜 강하게 대처하지 않았나'라는 한 청중의 물음에는 "루머는 어느 시대에나 있다. 제가 미혼이고 여성이다 보니 주로 성적인 루머가 나돌았다"며 "법적 대응을 생각했지만, 너무 터무니없는 내용이라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면 거짓임이 드러나지 않겠나라고 생각해 개의치 않았다"고 밝혔다. 회고록 집필과 관련해선 "유일하게 탄핵으로 퇴임한 대통령이지만 재임 시절의 이야기와 그 이후 이야기를 옳고 그름의 판단을 넘어 있는 그대로 들려 드리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연단에 함께 오른 박 전 대통령의 측근 유영하 변호사는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사생아가 있다'거나 세월호 사건 이후에도 각종 루머가 있었다고 언급하며 "별의별 이야기가 다 나왔지만 언론에서 굉장히 편향적이거나 사실 확인이 안 된 보도가 많이 나왔다"며 "이런 부분에서 잘못을 인정한 보도는 많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탄핵 정국 당시를 회상하면서 "힘든 상황에서 대통령은 담대한 모습을 보였다. 일반적인 사람이면 못 견뎠을 것이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이후 8시간이 넘는 영장실질심사를 거치면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아무 일 없는 듯했고, 새벽 3시에 영장이 발부됐다는 전화를 드렸을 때도 아무런 미동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박 전 대통령은 아침식사로 사과나 달걀, 시리얼과 요구르트, 커피 한 잔을 마신다고 했다. 모감주나무 같은 정원수를 심은 일화를 소개하며 "꽃들도 수분을 위해 치밀한 전략을 세운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도 했다. '청중들과 함께 읽었으면 하는 책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김상근 연세대 교수가 쓴 '천재들의 도시, 피렌체'를 소개하면서 "예술 작품이 힘든 사람에게 이렇게 위로를 주는구나라고 느꼈다"고 전했다. 대통령 재임 당시 순방 중에 들은 유머를 소개할 때는 웃기도 하는 등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북콘서트 내내 밝은 표정을 보였다.
행사에는 김관용 전 경상북도지사, 서상기 전 의원,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김관진·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이 자리했다. 300여 명의 청중은 때로는 박수를 치고,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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