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츠커상 수상자 리처드 마이어 설계
미술·자연·사람 어우러진 미술관 기대
강릉의 새 공공미술관인 솔올미술관이 오는 14일 개관한다.
솔올미술관은 2020년부터 4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하 1층~지상 2층, 연면적 3221.76㎡ 규모로 조성됐다. '솔올'은 미술관이 자리한 지역의 옛 이름으로, '소나무가 많은 고을'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특히 솔올미술관은 '마이어 파트너스'의 건축 작품으로, 현대 건축의 거장인 리처드 마이어(Richard Meier)의 건축 디자인과 철학을 보여준다. 리처드 마이어는 건축계 노벨상으로 일컫는 프리츠커상 수상자이자 애틀랜타 하이 미술관, 프랑크푸르트 응용미술관,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 로스앤젤레스 게티 센터 등을 설계했다.
솔올미술관의 전반적인 건축 디자인은 한국의 유교 유산과 예술 철학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미술과 자연, 사람이 어우러지는 개방된 공간으로 조성됐다. 미술관 건물은 한국 전통 건축에서 영감을 받은 중앙마당을 중심으로 크게 3개의 파빌리온으로 구성됐다.
솔올미술관은 국내외 다양한 미술관 및 미술관계 기관과 소통하며 학술적 연구를 바탕으로 전시를 기획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미술사 거장들의 작품 세계를 소개하고 역사적 의미와 예술적 가치를 조명하며, 나아가 한국미술과 세계미술의 미학적 연결성을 찾아내 우리 미술의 미술사적 가치를 세계 미술계에 알리고자 하는 것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또한 문화 예술의 가치를 공유하고 미술에 대한 시민의 접근성을 높이고자 어린이, 청소년, 성인 등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국내외 문화예술기관들과 협력해 다양한 문화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개관전으로는 루치오 폰타나(1899-1968)의 '공간·기다림' 전시(~4월 14일)가 1, 2전시실에서 열린다. 폰타나의 공간주의(Spatialism)를 보여주는 네온 공간설치 작업 6점이 아시아 미술관 최초로 소개된다. 또한 캔버스를 칼로 베어 전통 회화의 평면성에서 벗어나 물리적 공간을 작품에 끌어들인 '베기(Tagli)' 연작, 캔버스에 구멍을 뚫은 '뚫기(Buchi)' 연작, 돌과 비슷한 형태의 금속을 베거나 뚫어 '자연(Natura)' 이라고 이름 붙인 조각 연작 등이 전시될 예정이다.
또한 한국미술과 세계미술의 미술사적 맥락을 조명하고자 기획된 프로젝트 전시 'In Dialog'도 같은 기간 3전시실에서 펼쳐진다.
첫 'In Dialog' 프로젝트 주인공은 곽인식(1919-1988) 작가로, 그의 회화 및 조각 작품 20점이 전시된다.
곽인식은 193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일본 미술계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한국과 일본의 아방가르드 미술사에 영향을 끼친 중요한 미술가다. 폰타나와 곽인식 사이에 직접적인 교류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문화적, 역사적 배경이 다른 동시대 두 미술가의 작품이 어떤 방식으로 긴장감 넘치는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지 실험하는 전시가 될 전망이다.
한편 미술관은 한국근현대미술연구재단(KoRICA)이 위탁운영하며, 대구미술관 전시팀장을 지낸 김석모 씨가 초대 관장을 맡았다.
김석모 솔올미술관장은 "솔올미술관은 한국미술과 세계미술을 연결하는 미학적 담론의 장이 될 것"이라며 "미술을 매개로 세계와 소통하고자 하는 솔올미술관이 우리나라의 미술관 생태계에 의미 있는 좌표를 찍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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