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때 시작…형님예산 누명에다, 경제성 논란까지 겹치면서 뒷방 전전
2038년 완성…동해안 최대 교통망+관광 랜드마크 시너지
'경남·경북·강원' 광역교통망, 관광·물류 거점 '포항' 기대감
경북 동해안 지역민들의 최대 숙원이었던 '영일만 횡단 고속도로(영일만대교)'가 드디어 첫삽을 뜬다. 올해 실시설계를 시작으로, 오는 2038년까지 14년 대역사(大役事)에 들어간다.
첫 구상 이후 16년만에 결실을 맺는 영일만대교는 총 사업비 3조2천억원을 투입하는 동해안 최대의 해양 교통망으로, 호미곶 시작점과 영일대해수욕장 끝지점을 잇는다.
경남~경북~강원을 연결하는 교통·물류 거점 역할과 함께 포항을 대표하는 세계적 랜드마크로 지역 관광산업의 역사를 새로 써내려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형님예산 역차별로 기약없는 기다림
영일만대교의 첫 명칭은 동해안대교였다. 부산에서 시작해 경남 울산, 경북 포항·영덕·울진, 강원 삼척·강릉·속초 등 동해안 전체를 아우르는 동해안고속도로의 중심축으로 계획됐다.
2008년 광역경제권발전 30대 선도 프로젝트사업에 선정되고 이듬해 울산~포항~영덕 고속도로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진행되며 이 사업은 급물살을 타는 듯 보였다.
그러나 2011년 국가 재정부담을 이유로 사업은 돌연 연기됐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이상득 국회부의장(포항남·울릉)을 둘러싼 '형님 예산' 논란으로, 해당 구간 가운데 가장 예산 투입비가 컸던 영일만대교가 즉각적인 역풍을 맞았다.
이후로도 영일만대교는 ▷제1차 고속도로건설 5개년 계획 노선 ▷제2차 국가도로망종합계획 ▷제2차 고속도로건설 5개년 계획 등에 이름을 올렸지만 실제 예산 반영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숱한 노력과 관심에도 불구, 매해 경제성 조사만 이뤄진 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광역경제권발전을 위해 일찌감치 진행 중이던 동해안고속도로가 정작 핵심구간인 영일만대교에서 막혀 단절됐다.

◆해군 진출입 문제로 일부 구간 해저터널 변경
지난 2022년 12월 포항~영덕고속도로 타당성 조사(평가) 용역이 완료되며 마침내 영일만대교 건립 논의가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인근 해군포항항만대대(포항신항 내)가 문제점으로 대두됐다. 전 구간 해상교량으로 계획된 영일만대교가 전쟁 등 유사시에 파손될 경우 안쪽에 있는 해군 부두의 전함 진출입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해군 부두를 둘러싼 수년간의 논의 끝에 결국 해저터널과 해상교량의 복합 방식으로 설계 변경이 이뤄졌다. 총 9㎞의 해양구간 중 포항신항을 지나는 절반은 해저터널로, 나머지 절반은 해상교량으로 짓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애초 1조8천억원으로 예상됐던 사업비가 3조2천억원까지 증가했다.
영일만대교가 완공되면 그동안 육로로 둘러가던 포항 남구 지역과 영덕 사이에 해상 고속도로가 연결되며 일대 교통량 분산은 물론, 물류 교통망 확장이 가능해진다. 기존 26㎞ 길이의 대체도로(육로)가 총 18㎞ 해상 횡단로(육로 포함)로 대체되기 때문이다.
올해 1천350억원의 설계비가 확보돼 시공사 입찰이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설계 및 해저 지반조사에 4년, 실제 공사에 10년 등 총 14년 가량이 소요될 전망이기에 개통은 2038년쯤 가능하다.
이 기간 지역업체가 총 공사비(3조2천억원)의 10%만이라도 수주할 수 있다면 3천억원이 넘는 금액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쓰일 수 있다.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지역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인 셈이다.

◆인근 관광지 연계 세계적 랜드마크로
영일만대교는 동해안 유일의 대형 해상교량으로 부산 광안대교 같은 랜드마크 역할도 기대된다.
한국도로공사는 세계적 명소 건설을 목표로, 다양한 형태의 교각 디자인을 설계에 반영할 예정이다. 해저터널과 해상교량이 맞닿는 가운데 부분에는 관광형 교통섬을 설치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낚시나 산책 등 여러가지 여가 활동을 할 수 있는 쉼터이다.
영일만대교의 남·북쪽 시작점은 각각 포항이 자랑하는 관광명소와도 연결돼 있다. 남쪽은 일출로 유명한 호미곶과 일월신화의 출발지인 연오랑세오녀테마파크가 위치한다. 북쪽은 도심형 해수욕장인 영일대해수욕장을 비롯해 스카이워크, 스페이스워크 등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관광지들이 즐비하다.
이러한 기존 명소와 더불어 영일만대교를 어떻게 글로벌 관광 랜드마크로 키워낼 지가 최대 관건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영일만대교가 완공된다면 우리나라 광역교통망의 한축은 담당하는 것은 물론, 2차전지 등 신산업과 영일만항 등 지역 물류 유동성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단순한 교통망을 넘어 지역 관광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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