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 4당이 23일 국회 운영위원회를 단독 소집했다. 18일 있은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강제 퇴장당한 게 빌미였다. 이들은 경호처장 파면과 대통령 사과를 요구했다. 윤재옥 운영위원장이 여야 합의 없는 소집을 이유로 16분 만에 산회를 선포했지만 명백한 다수당의 횡포로 보인다.
18일 출범식에서 강 의원은 대통령과 악수 차례가 되자 "국정 기조를 바꿔야 한다"고 반복해 소리쳤다. 대통령이 멀어져 갔지만 계속했다. 원인을 제공해 놓고 과잉 경호라고 주장하면 어쩌자는 것인가. 다수 야당이 합심해 정치 쟁점화한 것은 더욱 납득하기 어렵다. 모든 걸 음모이고 정략이라 주장하면 이 나라가 어떻게 유지돼 왔다는 말인가.
출범식 행사장에는 민주당 윤준병 의원도 있었다. 그는 왜 국정 기조 교체를 요구하는 발언을 하지 않았을까. 행사장은 가두 투쟁 결의대회가 아니었다. 강 의원의 소통 방식은 일방적이며 돌발적이었다. 국회의원의 발언을 막으려 한다며, 국회를 모독했다며 음모론으로 공박하는 게 오히려 국회의원 직위를 활용한 특권으로 비친다.
2019년 문재인 대통령이 대구 칠성시장을 찾았을 때 경호원의 기관총 소지가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던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경호원이 대통령과 시민들을 지키고자 무기를 지닌 채 경호 활동을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직무수행이다. 경호원은 오직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경호할 뿐 대통령이 누구이든 같은 경호수칙으로 경호한다"고 밝힌 바 있다.
대중에 공개된 시장과 검색대를 갖춘 공간의 차이를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경호처의 임무는 돌발 상황에 충분히 대처하는 것이다. 기관총 소지 논란 당시 누구도 경호처장 파면이나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지 않았다. 이번 일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야당 탄압이라는 주장의 근거가 허황되다 보는 배경이다. 운영위 소집도 정상적이라 보기 어렵다. 의도성이 짙다고 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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