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밍업''치얼업' '빌드업'…포항, 청년으로 새 이름을 쓰다

입력 2024-01-24 10:25:55 수정 2024-01-24 18:23:17

일자리청년과 신설, 전 주기 뒷받침…청년종합센터 AI 활용 특강·컨설팅
글로컬大 지정 지역+대학 상호협력…취업부터 주거, 힐링 전주기 지원 체계 구축

지난해 6월 포항시 남구 상대동 젊음의 거리에서 펼쳐진 청년문화페스티벌. 참가자들이 청년들로 인해 활기 넘치는 지역의 모습을 소망하며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포항시 제공
지난해 6월 포항시 남구 상대동 젊음의 거리에서 펼쳐진 청년문화페스티벌. 참가자들이 청년들로 인해 활기 넘치는 지역의 모습을 소망하며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포항시 제공

경북 포항이 올해 청년 도시로서의 포문을 연다. 점차 청년인구가 줄어드는 지방도시의 위기감에 새로운 대안점을 제시하겠다는 각오이다.

포항시는 이 같은 각오를 다지고자 아예 '청년과 함께 만들어가는 더 큰 포항'이라는 비전까지 선포했다.

청년 도시로의 미래를 위해 시가 주목하는 분야는 일자리와 힐링이다. 청년이 일할 기회는 물론, 이들의 지친 마음마저 보듬어주는 도시가 시의 목표이다.

이러한 체계적 청년정책 실행을 위해 시는 전담부서인 '일자리청년과'를 신설하고, 부서별 59개 사업·142억원의 예산도 확보했다. 이곳에서 청년의 삶 전주기를 뒷받침하는 종합 청년 정책을 역점 추진한다.

여기에 더해 부서별 실무자로 이뤄진 '청년정책 실무 추진단'을 구성하고 실질적·효율적인 청년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역 청년의 욕구에 대한 빠른 대응으로 중앙정부의 청년분야 국책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청년정책의 시의성 및 효율성을 높여 나갈 방침이다.

지난해 9월 포항 청춘센터&청년창업플랫폼에서 지역 청년들이 향후 시책방향을 결정하는 청년정책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포항시 제공
지난해 9월 포항 청춘센터&청년창업플랫폼에서 지역 청년들이 향후 시책방향을 결정하는 청년정책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포항시 제공

◆청년 정책 수립은 청년들의 손으로

시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고자 지역대학 총학생회를 포함한 각 분야 청년정책 전문가로 구성된 제2기 포항시 청년정책조정위원회를 새롭게 출범시켰다. 실질적인 정책 발굴과 실행을 위한 기반 및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특히 최근 포스텍이 글로컬대학에 최종 선정되면서 5년간 국비 1천억원을 확보하는 등 지역과 대학의 동반성장을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

포항시 옛 북구청사 자리에 지어진
포항시 옛 북구청사 자리에 지어진 '포항청춘센터&청년창업플랫폼'. 청년들의 취업, 창업, 문화, 소통 등을 위한 공간이다. 만 19~39세의 포항 청년이라면 대관 및 각종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포항시 제공

시는 올해를 청년 정책 고도화 실현을 위한 해로 정하고 4개 분야 60개 사업, 청년 맞춤형 예산 323억원을 확보했다. 지난해에 비해 181억원이 증가한 금액이다. 이를 통해 지역 청년의 외부 유출을 막고 청년이 정주할 수 있는 '청년친화도시 포항'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2017년 시는 '청년 기본 조례'를 제정해 지역 청년의 능동적인 사회참여를 보장하고 자립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그 일환으로 2021년 청년정책조정위원회가 출범해 경북청년문화페스티벌, 청년주간행사, 청년정책포럼 등 각종 행사에 젊음의 색깔을 입히며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올해는 새롭게 구성한 제2기 포항시 청년정책조정위원회와 함께 당사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청년참여형(Bottom-Up) 정책추진을 위한 '2030청년정책기획단'(이하 청년단)을 구성·운영한다.

청정단은 4주 동안 청년정책학교의 교육과정을 수료한 50여 명이 참여한다. 분야별로 'Three-up 분과위원회'를 구성해 청년 정책을 연구하고 현안 이슈를 발굴해 정책 제안에 참여하면서 청년 정책의 실효성을 극대화하게 된다.

Three-up 분과위원회는 ▷대학생이나 신입사원 등 초기 청년층의 직업·취업·창업 등에 대해 연구활동을 하는 '워밍업 warming-up' ▷생애 전환기 청년들의 주거·결혼·출산 등에 대한 연구활동을 하는 '치얼업 cheer-up' ▷비교적 고연령 청년들의 경력개발 및 재취업 등에 대해 연구활동을 하는 '빌드업 build-up' 분과로 구성됐다.

이들 청정단이 발굴한 청년 정책은 부서 심의를 거쳐 내년도 정책 수립에 반영될 방침이다.

포항대학교(포항시 북구 흥해읍 죽천리) 안에 있는 청년창업LAB. 지역 청년들의 창업을 위한 사무실 임대 및 각종 인프라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포항시 제공
포항대학교(포항시 북구 흥해읍 죽천리) 안에 있는 청년창업LAB. 지역 청년들의 창업을 위한 사무실 임대 및 각종 인프라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포항시 제공

◆포항에서의 취·창업 어떨까

청년을 위한 정책으로 시는 무엇보다 일자리와 문화생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청년들의 취·창업, 문화, 소통 등 전분야를 지원하는 청년종합센터 '포항청춘센터&청년창업플랫폼'을 운영하며 지난 한 해 24개 프로그램(1천166명 수료)을 통해 다양한 지원을 제공했다.

올해는 인공지능(AI)·메타버스 등 청년의 선호도에 맞춘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해 기술 취업특강, 논문 컨설팅, 1:1 창업 멘토매칭 등 한층 더 내실화된 청년종합센터로 운영하겠다는 목표이다.

이 밖에도 '포항시 청년창업LAB'을 통해 실전 창업 마케팅, 창업 분야별 전문컨설팅 등 원스톱 창업프로그램도 지원한다. 청년 창업가들이 겪을 시행착오를 줄여주고, 창업자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이다.

유튜브·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청년의 선호도가 높아진 콘텐츠 제작 사업에 대한 교육과 인력 양성, 스타트업 육성을 돕는 '경북 콘텐츠기업 지원센터'도 운영 중이다.

포항시 북구 대신동에 위치한 경북콘텐츠지원센터 전경. 포항시 제공
포항시 북구 대신동에 위치한 경북콘텐츠지원센터 전경. 포항시 제공

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일자리(취·창업), 주거·교육, 복지·문화, 소통·참여 4개 분야별로 16개 부서와 협업해 맞춤형 종합 청년 성장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먼저 청년 정책 중 가장 시급한 일자리 분야(취·창업)에서 30개 사업, 78억4천만원을 투입한다. 청년이 일하고 싶고 머물고 싶은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지난해 3천500여명의 청년에게 취·창업 활동을 지원했던 포항형 청년 일자리 활성 지원 사업, 일자리 공감페이 지원사업, 청년 예비 창업가 육성사업 등 취업역량 강화 및 청년들의 창업 전주기를 지원한다.

여성청년 및 경력단절 여성의 사회참여를 위해서는 '여성청년 일자리 활성화를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해 여성청년 일자리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연 1회 개최하던 취업 박람회를 상·하반기 2회로 확대 개최해 구직자에게 다양한 정보와 소통의 장을 제공하는 시기별 맞춤형 일자리박람회로 추진한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취업을 준비하고 필요한 진로 테크닉을 배울 수 있는 '청년취업 콘서트'도 개최해 취업 준비생들의 사회 진출을 돕는다.

포항지역의 2020~2023년간 청년 고용률 및 실업률 변화. 포항시 제공
포항지역의 2020~2023년간 청년 고용률 및 실업률 변화. 포항시 제공

◆청년이 머물고 싶은 도시 조성

시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와 비교해 지난해는 15세 이상 인구 및 경제활동인구가 다소 감소했지만 청년고용률은 1.4%포인트(p) 상승하고 청년실업률은 8.5%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적인 지역의 투자 및 국책사업 유치가 이뤄낸 결과라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일자리를 찾아 포항에 자리 잡은 청년들이 지역에 완전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로 주거와 복지이다. 이들 분야에 대한 시의 지원 역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먼저 주거·교육 분야에는 11개 사업, 212억원을 편성했다.

청년월세지원사업,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료 지원 사업 등으로 청년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해 정주 여건을 개선한다. 아울러 글로컬대학 지정으로 대폭 늘어난 교육분야 사업을 통해 교육과 일자리를 연계해 지역+대학의 상호협력 체계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복지·문화 분야의 경우 13개 사업, 32억원을 편성해 지난해 2천600여명의 청년이 참여했던 포항청년마인드링크, 청년고민상담소, 꿈이음 청춘카페, 청년마음지원건강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키로 했다. 취업 등 각종 스트레스로 마음이 지친 청년들에게 힐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청년의 자립 기반 마련을 위한 복리후생 및 문화를 즐기는 삶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소통·참여 분야에서는 6개 사업, 6천만원을 편성해 청년정책 포럼 및 포항시 인구정책 시민 심포지엄 등을 개최한다. 여기서 모인 청년의 목소리를 정책 결정 과정에 반영시켜 보다 현실적인 청년 정책 수립과 청년 직접 참여 정책을 확대해 나갈 생각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난해는 청년과 함께하는 포항을 만들기 위해 첫발을 내디딘 의미 있는 한해였다"며 "청룡의 기운을 품은 올해는 청년과 함께 청년이 머물고 싶은 도시 조성을 통해 뉴(New)지방시대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