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얼마 남았다고"…'한동훈 사퇴' 사태에 TK 정치권도 혼란

입력 2024-01-22 10:49:51 수정 2024-01-22 21: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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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의원 모임 추진하다 취소하는 등 긴박한 모습 보여
구심점 없이 지도부만 바라보는 현실 속 유불리 계산 복잡

22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회의가 열리고 있다. 박영채 기자 pyc@imaeil.com
22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회의가 열리고 있다. 박영채 기자 pyc@imaeil.com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 전달 보도를 두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거절 의사를 분명히 하는 등 당내 상황이 복잡하게 돌아가면서 대구경북(TK) 정치권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대통령실과 한동훈 비대위원장 간 갈등설 보도가 쏟아지자 이날 TK 의원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실제 대구가 아닌 경북 지역 의원들 중심으로 이날 오후 모처에서 만나 최근 정국 상황을 의논하자는 연락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가친 뒤 기자들을 만나 "일부 알려졌던 TK 의원들 모임이 취소됐다고 들었다"고 알렸다. 당내 상황과 관련해 불필요한 모임을 자제하라는 요구가 들어간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날부터 현역 의원 평가 여론조사가 예정돼 있어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높은 TK 정치권은 느닷없는 한동훈발(發) 사태로 혼란한 모습이다. 일부는 지역 의원 모임에 대비해 이날 일정을 조율하려다 취소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고 한다.

이번 사태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게 갈리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그간 수직적 당정 관계라는 지적이 많았는데 이번 모습을 보면 그렇지 않지 않나"라면서 "대통령실과 당 간의 입장차를 찾고 소통·조율해가는 건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했다.

반면 한동훈 체제로 총선을 맞을 것으로 여겼던 측에선 당정 간 갈등을 부적절하게 보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대통령의 사퇴 요구를 공개 거부한 것은 자신의 노선을 걷겠다는 선언이 아니겠느냐"면서 "총선을 불과 80여 일 앞두고 대통령실과 전면전을 벌인다면 당이 극심한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했다.

TK 한 의원은 "총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았는데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져 당황스럽다"면서 "선거를 앞둔 의원들은 결국 본인의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판단한 뒤 입장을 정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간 갈등이 어느 정도 사전 조율된 게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또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권력의 핵심에 있는 소수의 사람만 모여 나눈 대화가 언론에 흘러나온 것 자체가 자연스럽지 않다"면서 "한 비대위원장 체제 출범 후 한달 가량 시간이 흘렀지만 대통령, 당 지지율에 유의미한 변화가 없어 판을 흔들어보는 게 아니겠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