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에 준연동형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서 생겨난 위성 정당이 외양(外樣)만 바꿔 22대 총선에서도 출현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 유권자들의 성원으로 원내에 진출한 군소 정당들이 다시 민주당 위성 정당 소속이 돼 비례대표 의석을 차지하려는 움직임에 민주당이 호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의 기도(企圖)가 성사될 경우 21대 총선처럼 선거판이 혼탁해지는 것은 물론 21대 국회에서 끊임없는 자질 논란을 빚은 국회의원들과 같은 부류들이 재생산되는 사태 역시 피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온다.
기본소득당 등 군소 정당들이 참여하는 '개혁연합신당'은 15일 민주당에 "비례연합정당을 만들자"고 제안했고,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논의해 볼 만한 상황"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비례연합정당이란 민주당이 직접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고 군소 정당과 동일한 간판을 달고 비례대표 후보를 내는 방식으로, 21대 총선 때의 위성 정당과 다를 게 없다. 아니 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에 파견하는 비례대표 후보의 '친정'이 민주당이 아닌 척한다는 점에서 '위장(僞裝) 정당'이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하다.
이는 모(母) 정당의 비례대표 후보를 다른 정당 소속으로 내는 속임수이자 비례대표 의원 배지의 대가로 '민주당 2중대'가 되는 거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질 나쁜 꼼수다. 그런 거래는 21대 국회에서 잘 확인됐다. 민주당의 위성 정당인 더불어시민당 후보로 배지를 단 후 원래 정당으로 돌아간 인사들은 21대 국회 내내 민주당 편에 섰다.
비례연합정당은 우리 정치 발전에 해악만 될 뿐이다. 자신의 정치적 경쟁력으로는 지역구 선거에서 이기기 어려운 정치인들의 배지 욕심과 이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여 원내 1당을 유지하고 내심 200석을 석권해 '윤석열 탄핵'까지 꿈꾸는 민주당의 정략이 맞아떨어진 기형적 정당이라는 점에서, 또 정강·정책이 다른 정당들의 의석수 확보만을 위한 야합(野合)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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