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림시공 논란 수성해모로하이엔, 2차 사검 후에도 민원 속출 "준공승인 안 돼"

입력 2024-01-01 16:30:38 수정 2024-01-01 20:43:53

중대한 구조안전 문제 없어 부분준공으로 가닥
구청 "승인 늦어지면 또 다른 피해 우려, 조만간 결론"
각종 하자 여전해 불만, 200가구는 소비자보호원 고발

지난 11월 대구 수성구 파동 수성해모로하이엔 공사현장 앞에서 입주예정자들이 집회를 열고 시공사에 전면 재시공 완료 후 재점검 등을 요구하고 있다. 매일신문DB
지난 11월 대구 수성구 파동 수성해모로하이엔 공사현장 앞에서 입주예정자들이 집회를 열고 시공사에 전면 재시공 완료 후 재점검 등을 요구하고 있다. 매일신문DB

내·외부 시공이 한창 진행 중인 단계에서 사전점검을 실시해 논란을 빚은 대구 수성해모로하이엔 아파트(매일신문 11월 13일, 20일 등)가 최근 2차 사전점검 시행 후에도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 각종 오시공 문제가 충분히 해소되지 못한 탓인데, 수성구청은 중대한 구조안전 문제가 없고 입주지연 시 더 큰 피해가 우려된다며 조만간 '부분준공' 승인을 염두고 두고 있는 걸로 나타났다.

수성구 파동에서 795가구 규모로 지난달 준공을 목표로 했던 이곳 아파트단지는 지난 11월 공사가 한창인 상태에서 사전점검을 진행해 논란을 빚었다. 입주예정자들은 정상적인 입주는커녕 부실시공이 우려된다며 대규모 집회를 열기도 했다. 수성구의회가 함께 문제를 제기하고, 대구시가 '공동주택 품질점검단'을 출범시키고 '2차 사전점검'을 종용하는 등 대응에 나섰으나 지난달 22~27일 진행된 2차 사전점검에서도 입주예정자들의 민원은 여전했다.

한 입주예정자는 "우리집 하자는 230건에서 120건으로 줄었지만 당초 조치를 요청했던 화장실 타일 들뜸과 이격 문제, 모델하우스와 달리 설치된 가스계량기, 스위치 위치 등 오시공 문제 같은 큰 부분은 거의 해결되지 않았다. 대피공간 문 열림 폭이 41㎝라 통과가 어려운 문제 등 안전관련 문제도 조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곳 입주예정자협의회에 따르면 다른 가구도 사정이 비슷해 일반분양 400여 가구 대상 투표 결과 200여 가구가 준공 승인을 반대하고 있다. '울며 겨자먹기'로 일단 입주를 희망한다는 가구는 20여 가구에 그쳤다. 협의회 한 관계자는 "관에서 입주민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해 믿고 기다렸는데 개선된 게 거의 없다. 입주 후에는 보수가 어려운 부분도 있고 속도 역시 늦어질 게 뻔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2차 사전점검 당시 찍은 가구 내부. 외부 시설물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고 발코니 창에는 심한 결로현상이 나타나 있다. 입주예정자 제공.
2차 사전점검 당시 찍은 가구 내부. 외부 시설물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고 발코니 창에는 심한 결로현상이 나타나 있다. 입주예정자 제공.

수성구청은 빠르면 이번주 안에 이곳 아파트에 대해 주거부분 사용을 허가하는 부분준공 승인을 내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조합 측이 지난달 21일 준공승인을 요청했고, 현장 점검 및 감리 결과 콘크리트 균열 등 공동주택 구조안전상 중대한 하자는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준공승인이 늦어지면 기존 부동산 계약이 만료되거나 이사를 미리 준비한 사람들이 입는 피해 역시 크다는 점 역시 고려했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입주예정자들이 지적하는 각종 오시공 등 하자는 건축설비해 해당해 준공불가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입주민과 시공사 측이 합의하거나 민사소송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입장을 고려해 중립적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하자보수가 되지 않은 건에 대해서는 빠르게 처리해 달라는 행정지도를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충배 수성구의회 도시보건위원장은 "향후 비슷한 사례가 나타나지 않도록 공동주택 품질점검단의 현장 방문횟수를 늘리거나 점검 내용을 확대하는 방안 등의 조례 재개정이 가능한 지 검토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