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하교 때 애들 다 죽일게" 협박 고교생, 구속은 안됐다

입력 2023-12-13 22:08:21

인천 초등학교의 학부모 단체 채팅방에 아이들을 살해하겠다는 협박성 글을 올린 10대 고등학생 A군이 13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초등학교의 학부모 단체 채팅방에 아이들을 살해하겠다는 협박성 글을 올린 10대 고등학생 A군이 13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모인 단체 채팅방에서 학생들을 살해하겠다는 글을 올린 고교생이 구속을 피했다.

이규훈 인천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협박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고 있는 A군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영장을 기각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부장판사는 "소년인 피의자를 부득이하게 구속해야 할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구속영장 기각 배경을 밝혔다.

이날 교복을 입고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A군은 '왜 살해 협박 글을 올렸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답했다.

A군은 지난 11일 오전 9시 35분쯤 인천시 서구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아이들 하교할 때 다 죽이겠다"는 협박성 글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또 차량 핸들을 손으로 잡고 있는 사진도 함께 올렸다.

학부모 등하교 도우미들이 쓰는 이 단체 채팅방은 비밀번호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입장할 수 있는 오픈 채팅방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학부모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이날 오후 8시 15분쯤 충남에서 A군을 긴급체포했다. A군은 자택 주소지가 인천이지만 충남에 있는 학교에서 재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장난으로 글을 올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A군의 협박성 글 탓에 해당 초등학교와 인근 학교들에 순찰차와 기동대 등을 배치해 순찰을 강화했다. 학교 측도 학생들의 하교 지도를 강화하는 한편 이날 방과후학교 수업을 운영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