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핑·요트 해수욕 등 계절마다 즐길거리 풍성
오는 16~17일 ‘킹 오브 더 포항’ 철인 경기 열려
보통 겨울 바다는 쓸쓸하다는 편견이 있다.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백사장에 바람 소리만 가득. 코트 깃 세운 처량한 청춘이 실연의 아픔을 달래는, 뭐 삼류 드라마 같은 이미지이다.
만약 이런 쓸쓸함을 느끼려고 경북 포항 바다를 찾는다면 먼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
맹추위에도 바다를 누비는 보트와 웃통을 벗어 던진 사내들, 서핑 위에서 아슬아슬한 곡예를 펼치는 여성들이 쓸쓸한 따위는 저 멀리 수평선으로 날려보낸다.
여기에 영일대해수욕장 등 불야성을 이루는 상점가와 마주한 거리는 청춘의 뜨거운 열기가 겨울 추위를 오히려 흥겨운 웃음소리 위에서 녹여버리기 십상이다.
봄부터 겨울까지 포항 바다에는 이처럼 익사이팅한 즐거움만 가득하다.

◆겨울 바다에서 강철심장 등극
오는 16일부터 17일까지. 이번 주말에는 영일대해수욕장에서 진풍경을 볼 수 있다.
도무지 바닷가에 어울리지 않을 통나무와 장애물, 온통 무거운 물건들이 백사장을 마치 훈련소처럼 꾸민다. 여기에 도전하는 선수들이 강철의 함성을 질러댈 예정이다.
포항시와 포항시체육회는 이번 주말 '강철의 도시 포항의 최강자가 되기 위한 강철 심장을 가져라'는 슬로건으로 '2023 포항 익스챌린지업 페스트 「킹 오브 더 포항」' 대회를 개최한다.
올해 3회째를 맞이하는 대회는 영일대해수욕장 일원 왕복 1.5㎞ 구간에서 10~12개의 장애물을 통과하는 경기이다.
무거운 물건을 나르는 '중량격동', 그물로 된 경사 코스 '그물 언덕', 강철 장벽을 단계적으로 뛰어야 하는 '철의 장막', 군대 유격훈련을 연상케 하는 '외줄다리' 등 모두 12개 코스로 구성된다.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고통을 견뎌내며 장애물을 모두 통과한 참가자 중 최고 기록자에게는 '강철심장·킹 오브 더 포항'이라는 최강자의 타이틀이 주어진다.
경기를 완주한 참가자 전원에게도 자신의 기록이 적힌 완주증서가 건네진다. 경기에 최선을 다한 참가자 모두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준비된 선물이다.
대회는 만 14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개인전 외에도 올해는 고3 수능생을 대상으로 하는 '고교천왕'이 새롭게 운영된다. 자세한 사항은 포항시체육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계절 즐기는 해양스포츠
지도를 살펴보면 포항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반도에서도 특별히 너른 해안선을 자랑한다. 호랑이 꼬리처럼 툭 튀어나온 호미곶을 중심으로 무려 215㎞가 해안과 맞닿아 있다.
긴 해안을 따라 들어선 6개의 지정 해수욕장 외에도 군데군데 간이해변까지 더하면 해양관광자원이 차고 넘칠 정도다.
여기에 형산강 하구가 바다와 연결되면서 해수와 담수를 넘나드는 레저활동도 가능하다. 물놀이 장소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입지조건인 셈이다.
뛰어난 해양관광 인프라를 바탕으로 포항시는 일찌감치 레저스포츠 개발에 착수했다.
대표적인 것이 ▷수상레저타운 ▷요트 계류장 ▷슬립웨이(slipway·배를 만들거나 수리할 때 올려놓는 대) ▷조종면허시험장 등이다.
이 가운데서도 포항 북구 흥해읍 용한리 용한해변에 조성된 서퍼비치는 1년 365일 서핑객이 찾아들며 말 그대로 '서핑성지'를 이뤘다.
얕은 수심과 질 좋은 파도, 알맞은 바람 등 3요소를 두루 갖춘 용한해변에 포항시는 지난 2021년 8월 20억원을 투입해 서핑객 편의시설인 '용한서퍼비치'를 건립했다

또한, 초보 해양레저객을 위해서 지난 2021년부터는 해양레저스포츠 분야별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해양스포츠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공모한 '지역특화 스포츠관광산업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해양스포츠아카데미는 매년 성과평가 결과 우수성을 인정받아 올해 3년차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포항시체육회에 따르면 올해 해양레저 관련 사업별 누적 참여인원은 ▷해양스포츠아카데미 3천여명 ▷해양레포츠 집중육성 지원사업 13개 학교·1천100여명으로 조사됐다.
해양레포츠 집중육성 지원사업에는 송도초·월포초·대도중·대동중·영일중·이동중·창포중·포항중·포항여자고·포항여자전자고·포항제철공업고·포항흥해공업고가 참여했다.
아울러 올해는 포항교육지원청과 업무협약을 통해 포항지역 교직원 200여명을 대상으로 특색교육 프로그램 및 교육회복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해양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 냈다.

◆국내 해양스포츠 육성의 보고
매년 포항에서는 해양스포츠 보급을 위한 '포항해양스포츠아카데미'가 열린다.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이면 해양스포츠아카데미 홈페이지를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요트와 윈드서핑 종목 교육을 신청할 수 있다.
교육장비를 포함한 보온 슈트와 샤워시설이 제공되기 때문에 별도 준비물 없이 간편하게 참여하면 된다.
최근 전국 동호인 사이에서는 포항 바다가 해양스포츠의 핫플레이스로 급부상 중이다.
지난 2월에는 경희대학교와 중앙대학교 요트부 100여명이 아카데미 센터에서 동계훈련을 진행하며 실력을 끌어올렸다. 지난 8월 포항 영일대해수욕장에서 개최된 '제6회 대한민국 대학생 요트 대제전'에서는 전국 9개 대학 200여명의 학생이 포항에 머물며 열흘간 사전훈련에 돌입했다.
훈련에 참여한 학생들은 체육 특기생이나 체육 관련 학과 학생이 아닌 다양한 전공을 가진 학부생들로, 순수하게 동아리 활동으로 요트를 즐기고자 모였다.
2017년을 시작으로 7년째 진행된 포항 연합 훈련은 매년 참여학교와 인원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 역대 최다 인원이 참여했다.
지난 10월에는 송도해수욕장에서 카이트보딩 챔피언십 대회가 열려 카이트 보딩, 윙 포일 두 종목의 경기가 진행됐다. 쌀쌀한 날씨에도 전국의 카이트보딩 동호인이 몰려 열띤 승부를 벌였다.

송도해변은 국내 카이트보딩 훈련의 최적지로 손꼽히며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카이트 보딩 국가대표 2명 모두가 포항 출신의 선수로 출전했으며, 그 중 여자부 종목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서핑과 카약, 요트 등 포항은 종류를 가리지 않고 모든 해양스포츠를 즐기기에 전국에서 최적의 장소로 꼽히고 있다"며 "앞으로도 해양스포츠 동호인들이 포항 바다를 만끽할 수 있도록 다양한 해양스포츠 행사를 개최하고 더욱 관련 인프라를 정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