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른, 고향, 우리나라를 사랑하며 성장하는 아이들…

입력 2023-12-11 06:30:00

대구시교육청, 효·공동체 의식 길러주고자 다양한 인성교육 운영
노인 체험, 우리 지역 및 전통문화 관련 체험하며 올바른 인성 함양

대구 북구에 있는 침산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노인의 체력과 감각을 느낄 수 있게 고안된 체험도구를 착용하는 체험에 참여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 북구에 있는 침산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노인의 체력과 감각을 느낄 수 있게 고안된 체험도구를 착용하는 체험에 참여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세상은 점점 더 빠르게 변해간다. 그러면서 가족 간 유대감이 약해지고, 세대 간 가치관 차이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 과정에서 다양한 사회적 갈등으로 표출되고 있다. 그렇기에 효와 공동체 의식을 가르치는 인성교육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아이들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고, 이후 세대 간의 소통과 화합을 이루도록 대구시교육청은 다양한 인성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노인이 된 아이들… '찾아가는 1·3세대 공감 효행교육'

시교육청은 지난 2018년 '효행교육 진흥 조례'를 제정하고, 학생들의 바른 인성 함양과 세대 간의 마음을 잇기 위한 '효행교육'을 운영 중이다. 그 중 하나인 '찾아가는 1·3세대 공감 효행교육' 프로그램은 노인의 신체적 특성을 체험해 보는 활동을 통해 노년 세대의 심리적, 사회적 상황을 이해하고 세대 간의 긍정적 인식을 강화하고자 마련된 효행교육 프로그램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초·중·고 25개교 2천507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부터 10월에 걸쳐 운영됐다. 대구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과 연계해 전문 강사가 학교로 직접 찾아가는 체험교육으로서 '효(孝) 교육', '노인유사체험' 등의 활동이 이뤄졌다.

'노인유사체험'에서 학생들은 노인의 체력과 감각을 느낄 수 있게 고안된 체험도구를 착용한 채 지팡이를 짚고 걸어보고, 저하된 시력으로 신문도 읽고 플라스틱 컵을 색깔별로 분류했다. 이렇게 노인의 일상생활을 몸소 느껴보는 체험으로 학생들은 노인을 잘 이해하고 이들의 어려움에 대해 공감하게 됐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가한 한 중학생은 "평소에 할아버지, 할머니와는 세대 차이가 커서 우리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대화를 잘 하지 않았었다"며 "그런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신체적인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우리가 겪는 것과 같은 생각과 감정을 느낀다는 것을 깨달았다. 앞으로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더 열심히 효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구 북구에 있는 경진초등학교에서
대구 북구에 있는 경진초등학교에서 '대구사랑, 나의 뿌리 체험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내가 서 있는 땅의 소중함… '대구사랑, 나의 뿌리 체험교육'

'대구사랑, 나의 뿌리 체험교육'은 내가 사는 지역의 유래와 문화재, 나의 조상과 가문에 대해 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이 자신이 사는 지역이 어디인지, 나는 누구의 후손이며 어떤 가문에서 태어났는지 등을 알아봄으로써 스스로에 대한 특별함과 소중함을 깨닫게 하고자 마련됐다.

'뿌리튼튼 사회적 협동조합'과 연계해 운영하는 이번 프로그램엔 지역 초·중 25교 3천663명이 참여했다. 지난 3월부터 이번 달까지 전문 강사가 직접 학교로 찾아가서 '대구의 뿌리 알기', '우리 학교 주변 명소와 자랑거리 찾기', '나의 정체성 이해하기', '행복한 가정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중심의 활동을 실시한다.

'대구의 뿌리 알기'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대구의 유래와 주요 자연환경, 문화에 대해 배우며 지역 공동체에 대한 자긍심과 소속감을 키울 수 있었다. '우리 학교 주변 명소와 자랑거리 찾기' 활동에서는 평소 지나쳤던 학교 주변 명소에 대해 배우며 역사와 전통을 가진 우리 학교를 사랑하고, 나아가 같은 지역 주민들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게 됐다.

이어 '나의 정체성 이해하기'에선 자신의 본관을 알고 우리 가문의 훌륭한 조상을 본받아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꿈을 이야기해보는 활동을 진행했다. 학생들은 조상들의 훌륭한 모습이 대를 이어 자신에게 전해지고 있음을 떠올리고, 자신의 꿈을 성취하기 위한 실천 방법을 자신 있게 발표했다.

우리 가족에 대한 마인드맵을 그려 소개하는 '행복한 가정 만들기' 활동을 통해 소중한 우리 가족의 모습과 그 속에서 행복을 실천하는 방법을 알아봤다. 학생들은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가족 모두가 노력해야 하며, 조부모님, 부모님, 형제 모두가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해야 함을 깨닫게 됐다.

'대구사랑, 나의 뿌리 체험교육'에 참가한 초등학교의 한 학생은 "오늘 체험을 통해 내가 이렇게 멋진 가문의 후손이라는 게 정말 자랑스럽고 앞으로 조상님들을 본받아 우리 가문을 더욱 빛낼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대구 수성구에 있는 황금중학교에서 계례 체험이 진행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 수성구에 있는 황금중학교에서 계례 체험이 진행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전통예절로 쌓은 인성 주춧돌… '청소년 관·계례 체험교육'

'청소년 관·계례 체험교육'은 우리나라 전통의 관·계례 의식과 생활예절을 체험해보는 프로그램이다. 예로부터 중시돼 온 우리의 규범과 가치를 배우고 자신을 성찰하는 과정을 통해 전통예절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높이고자 기획됐다. 초·중·고 8개교 368명을 대상으로, 지난 3월부터 이번 달까지 운영된다.

이번 프로그램에선 전통예절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어른을 공경하는 태도,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는 마음가짐, 배려심 있는 행동 등을 체험을 통해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도록 인사 예절 익히기, 우리나라 전통 복장 알기, 관례와 계례 시연하기 등의 활동이 이뤄졌다.

우선 학생들은 우리나라 전통 복장을 갖추고 인사 예절을 배운 후, 관례와 계례의 절차에 따라 식을 행하는 체험을 했다. 관례와 계례의 유래 및 절차, 의미에 대한 강의를 듣고 실제 실습을 해보며 성인이 된다는 것의 참된 의미를 깨닫고 성인으로서 지녀야 할 바른 마음가짐과 태도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관·계례 시연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사회구성원으로서의 기본적인 소양과 성인으로서의 책임감과 전통문화의 소중함을 지켜오고 있는 윗세대에 대한 존경심을 품게 됐다고 전했다. 여기에 전통을 이어 나가는 사회적 역할을 하게 된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관·계례 체험교육에 참여한 한 고등학생은 "어른은 시간이 지나면 그냥 자연스레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진정한 성인이 되기 위해서는 책임감을 가지고 마음가짐부터 새롭게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관례나 계례와 같이 세대를 이어서 내려오는 전통문화를 소중하게 여기고 나도 후손들에게 우리나라의 전통을 바르게 이어 전해줄 수 있는 어른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앞으로도 웃어른과 이웃에 대한 예의와 존경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바른 인성을 함양하고, 세대 간의 공감과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확산하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