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군 자선냄비 모금액 매년 떨어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초록우산도 비슷
관련 조사에선 대구가 기부 참여율 전국 최저
"복지단체 전문성, 투명성 갖추고 강조해야"
연말이 다가오면서 사회복지단체마다 모금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시민과 기업의 호응이 줄면서 관계자들이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특히 대구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기부 참여율을 기록해 복지단체들의 고심이 깊다.
30일 구세군대구경북본영은 동성로28아트스퀘어에서 '2023 구세군자선냄비 시종식'행사를 열었다. 이들은 이날부터 한 달간 대구경북 14곳에서 자선냄비 캠페인을 이어갈 예정이다. 모금액은 저소득층과 노인·아동 보호사업 등에 쓰인다.
다만 기운찬 출발에도 내심 기대보다는 걱정이 큰 실정이다. 저소득층과 노인·아동 보호사업 등에 쓰일 모금액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구세군대구경북본영에 따르면 지난해 모금액은 목표액 2억원의 70% 수준인 1억4천여만원에 그쳤다. 2021년 모금액은 1억5천800만원보다도 10% 이상 떨어진 수치다.
이날 시종식을 지켜보던 정민재(20) 씨도 "어릴 때는 구세군 자선냄비가 보이면 천 원씩 넣곤 했었는데 이제는 현금도 잘 들고 다니지 않다 보니 돈을 안 넣게 된다"며 "주변에는 복지단체에 대한 불신으로 아예 기부를 안 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내달부터 사랑의 온도탑을 통해 희망나눔캠페인에 나서는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매년 냉담해지는 모금 분위기 탓에 걱정이 크다. 모금회 측에 따르면 희망나눔캠페인은 지난 2019년 109억4천200만원을 모금한 뒤 2020년 96억8천500만원, 2021년 108억6천만원, 2022년 103억2천만원을 기록하는 등 종전 기록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올해 목표액은 106억2천만원이다.
모금회 측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의 경제 상황이 위축되다 보니 정기적으로 이뤄졌던 기부활동을 중단하거나 금액을 줄이는 곳이 많다. 소비재 기업 위주로 사회 공헌 차원에서 접근을 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며 "특히 대구가 타 지역에 비해 기부 참여율이 저조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나눔실태 2021'에 따르면 대구는 2019년과 2021년 기부 참여율 19.3%, 16.8%를 각각 기록하며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낮았다.
식어가는 모금 열기는 소외계층의 겨울을 더 차갑게 만들고 있다. 아동복지전문기관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대구지역본부 관계자는 "2019년에 비해 지난해에는 후원금이 38% 감소했다. 올해도 모금 사정이 어렵다"며 "연말에 아이들에게 난방비와 성탄절 맞이 선물 지원에 5억원을 계획했었지만 현 상황으로는 3억 3천만원정도 밖에 지원을 못할 것 같다"고 했다.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정기기부를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보니 연말이라는 이벤트적인 요소를 통해 기부 활동이 진행됐지만, 요즘은 일시적인 기부보다는 정기적인 기부를 하는 사람이 더 늘어나고 있다"며 "최근에는 기부를 하고 싶어도 어디에 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는 분들도 많다. 복지단체에서 전문성과 투명성을 갖추고 또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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