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2차전지 재도약, 물·전기 확보에 달렸다

입력 2023-11-23 16:11:46 수정 2023-11-23 20:35:06

2030년 기준 1일 용수 2만㎥, 전력 1GW 이상 부족
20조원 투자 계획…국가 지원 절실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이 앞다퉈 포항에 몰려오고 있다. 오는 2030년 기준 20조원 규모의 천문학적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부족한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이 앞다퉈 포항에 몰려오고 있다. 오는 2030년 기준 20조원 규모의 천문학적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부족한 '물'과 '전기' 확보가 절체절명의 과제로 떠올랐다. 영일만 산업단지 일대 전경.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철강 일변도에서 2차전지라는 신성장동력까지 확보한 경북 포항시가 2차전지 특화단지로서의 위상을 획득했지만 물과 전기가 발목을 잡고 있다. 2차전지 기업들이 앞다퉈 포항으로 몰려들고 향후 관련 기업의 투자가 폭증할 전망이지만 이를 수용할만한 용수 및 전력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 산업인 2차전지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서는 기존 전력수급체계나 용수 확보 방안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형 모듈 원전(SMR·Small Modular Reactor) 등을 통해 새로운 전력망을 확충하는 한편, 포항이 바닷가인 점을 적극 활용해 해수 담수화로 대량의 공업용수를 확보하는 발상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포항시에 따르면 에코프로와 포스코퓨처엠 등 2차전지 앵커기업들이 몰려들며 올해만 5조5천억원의 투자가 진행된다. 연구개발(R&D) 등 부가적인 기관도 있지만, 대부분 양극재와 음극재, 전구체 등 배터리의 기본 구성체를 생산하는 전진기지들이다.

포항지역을 중심으로한 2차전지 산업 성장세는 지난 7월 '국가첨단전략산업 2차전지 특화단지' 지정 후 가속화하고 있다. 현재 예정돼 있는 투자금액만 해도 2027년까지 14조원에 이르며, 2030년이면 2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2027년이면 양극재 매출액만 70조원을 달성하며, 음극재·전구체·리사이클링 등을 합하면 100조원 이상의 매출까지 기대된다.

반면, 향후 더 많은 기업들의 추가 투자를 과연 이끌어낼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따라붙고 있다. 영일만산단과 블루밸리국가산단 등 2차전지 투자 중심지역의 용수 및 전력수급이 2차전지 산업의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탓이다.

다행히 지금까지 투자된 기업들의 필요 용수 및 전력은 겨우 수요를 맞춘 상황이지만, 2030년이 되면 용수는 1일 2만여㎥, 전력은 1GW 이상이 부족할 것이란 조사치가 이미 나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기존 안동 임하댐 용수를 추가 공급하거나 대용량 변전소 설치 등이 논의되고 있지만 인프라 부족을 모두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을 위해 SMR을 비롯한 소규모 발전소와 해수 담수화 시설 등 포항지역 내 자체적인 인프라 공급설비를 새로이 갖춰야 한다는 의견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막대한 설치비용에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해결해줘야할 규제 및 행정절차 등이 다수여서 지역의 힘만으로는 이를 감당하기가 버거운 실정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역 내 2차전지 신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용수와 전력 수요 또한 크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시 차원에서 심도 있는 고민을 하고 있지만 지자체 힘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국가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첨단산업의 육성은 매우 중요한 만큼 전력과 용수 인프라 조성을 위해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최근 포항에 2차전지 산업 집중화가 이뤄지며 글로벌 핵심도시로 부각되고 있다. 사진은 포항 영일만산단 내 조성된 세계 유일의 이차전지 집약센터인
최근 포항에 2차전지 산업 집중화가 이뤄지며 글로벌 핵심도시로 부각되고 있다. 사진은 포항 영일만산단 내 조성된 세계 유일의 이차전지 집약센터인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 전경. 포항시 제공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