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희 지음/ 빛을여는책방 펴냄
'글 쓰는 화가'이자 '그림 그리는 저술가'인 김남희 작가가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을 나눈 세 번째 미술 에세이를 펴냈다.
지은이는 계명대 회화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조선시대 감로탱화에 나타난 시간성과 공간성 표현에 관한 연구'로 동대학원 미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라대 겸임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계명대 계명시민교육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이 책에 나오는 '곁을 내주는 그림'은 수렵도에서부터 문인화, 진경산수화, 인물화, 풍속화, 민화, 불화 등 다양하다. 이미 고인이 된 근현대작가들의 작품도 있다.
화가 라인업도 쟁쟁하다. 겸재 정선, 능호관 이인상, 단원 김홍도, 고송유관도인 이인문, 호생관 최북, 긍재 김득신, 애촌 신명연, 석지 채용신, 이쾌대, 이인성, 유영국 등 우리 미술사를 수놓은 인물들이 가득하다.
책은 모두 4장으로 구성됐다. 계절별로 곁을 내주는 그림들을 감상할 수 있다. 1장 '봄-꽃을 내주다'에서는 봄과 관련된 그림들을 소개한다. 이건희 컬렉션 속 대구 미술을 골라보며 봄을 영접하고, 화폭에 펼쳐진 봄 풍경과 함께 고인이 된 은사 백정 이영석의 작품세계를 정리하며 봄빛을 더 의미 있게 향유한다.
2장 '여름-그늘을 내주다'는 무더위를 잊게 하는 그림들로 채워졌다. 선조들의 다양한 피서법이 담긴 그림과 부채 속의 서늘한 그림, 물이 흐르는 그림 등을 감상하며, 더위와 맞선 옛 사람들의 지혜를 엿본다. 3장 '가을-산빛을 내주다'는 가을에 어울리는 그림으로 꾸몄다. 가을 산과 국화, 달, 늦가을의 파도, 괴석 등이 그림의 주인공들이다.
이어 4장 '겨울-설경을 내주다'는 차디찬 세한에도 아랑곳 않고 매화를 찾아나서는 선비의 여정을 좇았다. 또한 호랑이, 토끼 등 상징 동물을 통해 풍성한 겨울 얘기를 들려준다.
지은이는 하나의 주제에 4~5점의 그림을 소개하며 화가에 대한 정보, 당시 문화예술계의 분위기, 그림의 기법과 화제(畫題) 등을 제시해 입체적인 감상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은이는 말한다. 힘들고 지칠 때는 그림이 곁에 있다고. 그 그림에 기대도 좋다고 토닥인다. "그림은 채근하는 법이 없다.…그림은 곁을 내주는 만큼 마음을 내준다. 그림 곁에 우리가 있고, 우리 곁에 그림이 있다." 276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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