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문화재 수집·보존관리 뛰어넘어 과학적 보존처리 추진"

입력 2023-11-15 15:59:24

한국국학진흥원, 비지정 문화재 예방적 보존처리·관리
훼손심한 문화재 보존처리, 국가지정 문화재 지정 추진
복권기금사업 작년 20점 완료, 올해 24점 막바지 작업

'세전서화첩' 보존처리 전 모습.
'세전서화첩' 보존처리 후 모습

한국국학진흥원(이하 진흥원)이 연구작업 대상을 근·현대와 인물, 종교 등으로 확대한데 이어 기존 수집·보존에 집중해왔던 민간기록물을 비롯한 문화재의 과학적 보존처리에 힘쏟고 있다.

15일 진흥원에 따르면 진흥원은 지난해부터 문화재청과 함께 '비지정문화재 보존관리 및 예방적 관리' 사업을 추진하며 유물의 보존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 사업은 보존처리가 시급한 자료를 대상으로 하며,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 가치가 높은 비지정문화재를 우선 선정해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선정된 16건 20점은 보존처리를 끝냈다. 올해 선정된 14건 24점은 현재 보존처리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이 사업을 통해 보존처리가 완료된 유물은 대부분 15~17세기에 생산된 귀중한 자료이거나 필사유일본, 희귀본에 해당하는 서화류이다. 이들 자료는 훼손이 심해 문화재 지정에 어려움이 있거나 훼손 우려로 활용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였다.

가령 풍산김씨 가문에서 조상들의 행적과 사건을 31장의 글과 그림으로 남긴 책인 '세전서화첩'(풍산김씨 근전문중 기탁)은 연구자를 비롯해 언론 매체의 관심과 이용이 높을 뿐 아니라 국내 여러 박물관에서도 전시를 위해 대여 요청이 잦았□다.

하지만 얼룩 오염, 먹안료 이염 및 번짐, 이음부 찢어짐과 결손 등의 물리적 형태 변형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진흥원은 해체 후 건식·습식 세척, 안료안정화 작업 등을 거쳐 내지 및 표지를 보강하고 보존처리 작업했다.

진흥원은 이처럼 자료의 인문학적 조사와 과학적 조사·분석결과 등을 종합해 수립한 계획에 따라 보존처리 했다. 원형을 최대한 유지 보존했고, 표지 및 책사 결실 등과 같이 보강이 필요한 경우에만 전문가 자문을 거쳐 최소한으로 진행했다.

보존처리 작업과 동시에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을 위한 준비도 시작했다. 개별 자료에 대한 역사적 고증과 학술적 검토를 병행해 문화재적 가치 부여 작업을 함께 추진했다. 연구원은 이 같은 연구 작업이 모두 끝나면 성과를 정리해 문화재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정종섭 한국국학진흥원 원장은 "그동안 진흥원은 훼손 멸실 위기에 놓인 민간의 기록유산들을 꾸준히 수집해 안전하게 보존관리하는 데 주력해왔다"며 "이제부터는 보존과학 영역으로 범위를 넓혀 문화재 보존처리 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동시에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작업도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구급간이방' 보존처리 전
'구급간이방' 보존 처리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