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법무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 가운데 '마약 수사 특수활동비(특활비)'를 전액 삭감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법무부가 요청한 검찰의 특활비 80억900만 원 중에 마약 수사 관련 특활비 2억7천500만 원이 포함됐는데, 이를 전액 삭감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마약 특활비 삭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반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주도한 '검수완박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시행으로 검찰의 마약 수사를 대폭 축소했는데, 시행령 개정을 통해 검찰 수사권을 확대한 것에 대한 불만도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2016년 유엔의 '마약 청정국' 기준(인구 10만 명당 연간 마약사범 20명 이하)을 이탈했다. 2017년 1만4천여 명 수준이던 마약사범은 지난해 1만8천여 명으로 늘어났다. 성인뿐만 아니라 10대 마약사범 숫자도 2017년 119명에서 작년 481명으로 늘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272명이 적발됐다. 경찰의 마약 수사 인력을 늘였다고 하지만 전국 하수처리장에서 검출된 마약량은 인구 1천 명당 작년의 하루 18㎎에서 올해는 23㎎으로 크게 늘었다. 민주당은 한동훈 장관이 밉더라도 마약 문제만큼은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검찰의 마약 수사에 대한 민주당의 '거부감'은 이해하기 어렵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법무부는 대검 강력부에서 마약수사 부서를 없앴고 2020년에는 대검 마약과를 조직범죄과와 통합했다. 2021년에는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마약 수사에 힘을 뺐다. 지난해에는 '검수완박' 법안으로 검찰의 마약 수사권을 박탈했다. 그뿐만 아니다. 민주당 한 의원은 "대통령이 마약과 전쟁을 선포할 만큼 심각하냐"고 했고, 또 다른 의원은 연예인 마약 논란을 정부 실정을 덮기 위한 것 아니냐고 했다. 심지어 박범계 의원은 "검찰의 마약 직접 수사가 있으면 민주당에 신고해 달라"고 했다. 민주당이 마약으로부터 국민을 지킬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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