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생산 GPS유도폭탄 'KGGB', 태국 F-16 전투기에 탑재

입력 2023-11-05 15:34:22 수정 2023-11-05 20:36:38

유도무기 생산 1위 구미시, 글로벌 방위산업 중심지로 도약

권종화 LIG넥스원 PGM생산본부장이 한국형 GPS 유도폭탄 'KGGB'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규덕 기자
권종화 LIG넥스원 PGM생산본부장이 한국형 GPS 유도폭탄 'KGGB'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규덕 기자

경북 구미에서 생산되는 GPS 유도폭탄이 태국 공군의 F-16 전투기에 실전 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태국 공군이 해당 유도폭탄의 성능을 인정한 것으로 대규모 추가 도입도 기대되고 있다.

최근 구미 LIG넥스원에서 생산되는 탄도탄 요격미사일 '천궁-II'의 중동국가 대규모 수출 소식에 이어 태국 공군까지 구미산(産) GPS 유도폭탄을 도입하면서 구미시가 글로벌 방위산업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5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태국 공군은 최근 다목적 전투기 F-16에서 한국형 GPS 유도폭탄 'KGGB'(Korean GPS Guided Bomb)를 투하하는 비행 훈련 기록을 공개했다. 앞서 LIG넥스원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총 20발의 KGGB를 태국 공군에 인도했다.

현재 태국군(軍)은 정글 속에 숨어있는 테러 단체에 대응하고, 주변 국가들의 전력 증강에 대비해 첨단무기를 도입하는 등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

KGGB는 지난 2012년 국방과학연구소 주도로 LIG넥스원과 공동 개발했으며, 현재 LIG넥스원 구미하우스에서 생산되고 있다.

500파운드(226kg) 무유도 재래식 항공폭탄(MK-82)에 GPS·날개 등을 장착해 첨단 유도무기로 바꿔주는 것으로, 공대지 무장체계다. 최대 사거리 110㎞에 달하며, 오차범위 3m 이내로 초정밀 타격이 가능하다. 비행 도중 목표물을 변경하거나 선회 공격이 가능해 산사면(산의 경사진 곳)에 은폐한 적의 목표물을 원거리에서 정밀 타격할 수 있다.

F-15K, F-4, F-5 등 우리 군이 보유한 모든 전투기에서 운용이 가능할 정도로 호환성이 뛰어나고, 높은 파괴력을 지내고 있음에도 1발당 1억 원 정도로 미국산 유도폭탄에 비해 저렴해 해외에서도 러브콜을 받고 있다.

지난 2018년 사우디아라비아가 KGGB 150발을 도입한 데 이어 지난해 태국이 20발을 도입했다. 현재 폴란드 FA-50PL에 KGGB를 탑재하기 위한 개량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태국 공군이 KGGB를 현역 전투기 중 세계 최고 베스트셀러인 F-16에 장착한 것은 동남아를 비롯한 주변 국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파이팅 팰컨'(매)으로 불리는 F-16은 미국 록히드마틴사가 1970년대 개발한 후 지금까지 4천500여 대가 생산돼 전 세계 25개 국가에 배치돼 있다.

한편 구미에서 생산되는 무기체계가 전 세계로 수출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구미는 유도무기·감시정찰 분야 전국 생산 1위 도시로, 방위 산업의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구미 경제계 관계자는 "최근 잇따른 대형 수주에 힘입어 우리나라 방위산업은 반도체 이후를 책임질 수출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며 "정부가 구미지역을 방산 혁신클러스터로 지정한 만큼 앞으로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GGB 유도폭탄이 공군 전투기에서 투하되는 모습. 대한민국 공군 홍보영상 캡쳐
KGGB 유도폭탄이 공군 전투기에서 투하되는 모습. 대한민국 공군 홍보영상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