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와이프와 자식 빼고 다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혁신위가 해야 할 일은 많다. 수직적 당정 관계 개선, 소통, 통합, 낙하산 공천 차단 등 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하지만 한국 정치를 한 단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와 면책특권 보완만큼 시급한 것은 없다고 본다.
불체포특권은 국회의원의 의정 활동 보장을 위한 헌법상 제도다. 하지만 불체포특권이 남용되어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상황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본래 취지를 벗어나 국회의원들이 처벌을 피하는 특권이 돼 버린 것이다. 미국이나 영국은 국회의원이라고 체포나 기소가 면제되지 않으며 일반 시민과 동일한 법적 절차를 밟는다. 정치권은 선거 때 또는 당에 대한 여론이 따가울 때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말하고는 선거가 끝나거나 비판 여론이 숙지면 슬그머니 넘어가 버렸다. 지난 7월 민주당 혁신위원회가 1호 혁신안으로 '불체포특권 포기'를 내놓았으나 당내 의원들의 추인을 받는 데 실패한 것이 그런 예다.
국회의원 면책특권도 이대로 둘 수 없다고 본다. 24일 경찰은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허위 의혹'을 제기했던 '시민언론 더탐사' 강진구 대표를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같은 혐의로 고소·고발된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했다. 국회의원 '면책특권' 때문이었다.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면책특권을 폐지할 수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이를 악용한 무책임한 폭로, 국회발 가짜 뉴스에 대한 정치적 책임은 물론, 사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책임을 묻지 않으니 무책임한 폭로와 가짜 뉴스가 판을 치고 정치가 정쟁으로 오염되는 것이다.
인 위원장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과 면책특권의 폐해를 보완할 수 있는 혁신적인 안을 도출하고, 야당에도 이를 제안해 한국 정치가 소모적 정쟁에서 벗어나 한 단계 성숙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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