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축제' 물리적 충돌 누구 탓?…대구시 국감 '설전' [영상]

용혜인 "허가 요구는 월권·위법" vs 홍준표 "주요 도로 집회 '점용 허가' 있어야"

홍준표 대구시장이 23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구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23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구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23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구시 국정감사에서 지난 6월 경찰과 시 공무원 간 물리적 충돌을 빚은 대구퀴어문화축제를 둘러싸고 격한 설전이 벌어졌다.

첫 질의에 나선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집회·시위를 금지시키거나 해산시킬 권한이 없는데도 (대구시가) 행정대집행을 진행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홍 시장은 "집시법 12조에 따르면 주요도로인 대중교통전용지구는 집회 제한 구역이다. 제한구역에서 집회를 하려면 지자체의 도로 점용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맞섰다.

이에 용 의원은 "(집회 허가는) 헌법에 위배되는 주장이다. 주요 도로라도 모든 경우에 지자체의 도로 점용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근거로 도로 점용 허가와 관련된 2014년 서울중앙지법 판결문과 2016년 대법원 판례, 이번 사안과 관련해 법제처가 반려한 유권해석 등을 들었다.

또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4월 지구의 날 생명축제와 5월 파워풀대구 페스티발도 열렸는데 퀴어문화축제만 안되는 이유가 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홍 시장은 "퀴어문화축제를 반대한 적이 없다. 그러나 시민 전체가 참가하는 축제가 아니고 소규모 인원이 참가하는 축제"라며 "두류공원도 있고 다른 장소도 있는데 왜 유독 주말에 시내버스 통행이 빈번한 도로를 점거하고 축제를 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용 의원은 "집시법 12조에서 필요할 경우 집회 또는 시위의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은 지자체장이 아니라 관할 경찰서장에게 있다"며 "명백한 월권이고 위법이며 공무집행방해다. 법원 판례나 법제처 해석, 경찰의 입장 모두 동일한데 시장님만 혼자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시장은 "법은 내가 더 안다"며 "그건 도로 점용을 해도 된다는 게 아니라 도로 행진은 해도 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어 질의에 나선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대구시의 주장이 옳다고 본다"고 거들었다.

권 의원은 "해당 장소는 버스 전용 구역으로 공공의 안전에 직접적이고 명백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도로 점용이 필요한지 경찰이 사전에 시와 협의하는 절차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홍 시장은 "충돌 이후 대구경찰청에 집회 신고가 들어오면 반드시 도로 점용 여부는 해당 구청에 허가를 받으라고 경찰이 부기해서 회신하고 있다. 법제처의 유권해석도 바로 그런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6월 17일 대구 중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제15회 대구퀴어문화축제'를 앞두고 무대 설치 차량 진입을 막으려는 대구시 공무원들과 경찰 간에 충돌이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