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팔도명물]웰빙시대 세계인의 건강 신약(神藥)…전북 ‘진안홍삼’

입력 2023-10-18 13:39:07 수정 2023-10-18 19:39:15

일교차 심한 고원지대서 자라 육질 우수…면역력 증가·항피로 효과 탁월
농축액·분말·젤리·환으로 상품화…진안군수가 품질 인증
2008년 홍삼한방산업클러스터 선정…세계 진출 기초체력 갖춰

진안고원 마이산 남서쪽에서 재배되는 인삼 밭 모습.멀리 마이산이 보인다.진안군 제공
진안고원 마이산 남서쪽에서 재배되는 인삼 밭 모습.멀리 마이산이 보인다.진안군 제공

마이산의 고장 전북 진안군. 진안지역은 고원지대다. 지질학적으로 남한에서 유일하게 '고원'이라는 명칭이 붙어 있는 지역이다. 평균해발 500m인 이곳은 고원지역의 기후적 특성이 나타난다. 일교차가 아주 심한 것이 그것. 이 때문에 진안에서 자란 인삼은 육질이 치밀하고 단단하다. 홍삼 제조 시 수율이 높은 이유가 된다.

면역력의 제왕식품 홍삼. 홍삼은 인삼을 수확한 후 쪄서 말린 가공품을 말한다. 색깔이 담황갈색 또는 담적갈색을 띠어서 '붉을 홍(紅)'자가 들어간 홍삼(紅蔘)이란 이름이 붙었다. 홍삼을 만드는 데는 전통적으로 6년근 인삼이 사용된다. 6년근으로 만드는 '진안홍삼'은 대체 무엇이 우수한가.

◆홍삼, 너는 누구냐

홍삼은 인삼을 장기 저장하기 위해 증기로 찌고, 건조하고, 숙성시킨 가공 식품이다. 홍삼의 약효가 주목받는 이유는 진세노사이드, 폴리아세틸렌, 페놀화합물, 폴리사카라이드 등 가공할 때 새롭게 생성되거나 증가하는 생리활성 성분 때문이다. 약리효과 면에서 인삼과 많은 차이를 보인다.

진안인삼으로 제조한 진안홍삼.진안군 제공
진안인삼으로 제조한 진안홍삼.진안군 제공

◆진안홍삼의 특장점…높은 사포닌 함량

370년 전 진안 운장산에서 도를 닦던 일곱 은사가 산삼종자로 재배를 시작한 게 진안인삼이라고 전한다. 진안인삼을 원료로 만든 진안홍삼은 Rb1, Rg1, Rg3, Rf 등 유효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 이들 성분은 항암작용과 고혈압, 당뇨, 천식, 치매예방에 도움이 된다. 진안홍삼은 단위 그램 당 사포닌(진세노사이드)의 함량이 확실한 비교 우위에 있다.

◆홍삼의 관심 폭발 효능 3가지

홍삼의 첫 번째 효능은 면역력 증가 효과이다. 2009년 후반 국내에서 신종플루가 기승을 부릴 때 홍삼의 면역력 증가 효능이 부각되면서 그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사스, 메르스, 코로나19 시기에도 면역력 증가 효과에 힘입어 홍삼의 인기는 치솟았다.

두 번째 효능은 아답토겐(Adaptogen) 효과이다. 홍삼은 생체에 유해한 환경에 대해 방어능력을 증진시킨다. 또 건강하지 않은 육체에 대해 선택적 향상성(向上性)을 강화한다. 화학약품이 부분적 부작용을 수반하는 반면, 홍삼제품은 인체 전반에 복합적이며 근원적인 항진(抗進) 작용을 한다. 홍삼을 장기간 복용하거나 다량 섭취해도 무독한 이유다.

홍삼의 세 번째 효능은 항피로(抗疲勞) 효과이다. 최근 인삼 또는 홍삼의 효과 중 많은 주목을 받는 것이 '항피로 작용'이다. 단기보다는 장기 투여 시 항피로 효과가 상승하고 단기 투여 시엔 다량 투여할 경우 그렇다는 사실이 K.H.Ruckert의 실험에서 밝혀졌다.

빨갛게 열매를 맺은 인삼 모습.진안군 제공
빨갛게 열매를 맺은 인삼 모습.진안군 제공

◆인삼이 홍삼원료 6년근으로 자라기까지

고려인삼의 형태는 부위별로 크게 뇌두, 주근, 지근, 측근, 근모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각 부위는 성장하면서 그 형태와 숫자가 해마다 변한다. 1년차엔 뿌리가 비대해지고 30~40개 지근이 난다. 2년차엔 보통 이식을 하게 되는데 이식 과정에서 지근이 끊겼다가 다시 나온다. 3년차엔 주근이 크고 지근의 수가 고정된다. 4년차부터는 주근이 비대해지고 지근 및 세근의 성장이 촉진돼 특유의 향이 완성된다. 홍삼으로 가공되는 6년근의 경우 뇌두 형태가 견실하고 동체는 7~10㎝, 직경 2~3㎝에 달하고, 몇 개의 지근을 가진다. 뿌리 전체의 길이는 34㎝, 무게는 40~100g가량이다. 7년 이상 되면 비대성장이 멈추고, 체형이 불량해지며 표피가 목질화 돼 가공할 경우 양질 홍삼이 되기 어렵다.

지리적표시 단체표장 등록한
지리적표시 단체표장 등록한 '진안홍삼' 브랜드'

◆'진안홍삼' 브랜드, 품질관리 주체는 진안군수

'진안인삼'은 진안에서 자란 인삼을 가리키고, '진안홍삼'은 진안인삼으로 제조한 홍삼을 말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상표 등록이 되면서 '군수가 품질 인증한 제품'이라는 의미가 더해졌다. '진안홍삼'은 지난 2010년에, '진안인삼'은 지난 2016년에 지리적표시단체표장으로 등록됐다. 이후 '진안홍삼'은 군수품질인증제를 통해 철저히 품질이 관리된다. 진안군수가 품질을 인증하는 품목은 농축액, 추출액, 차, 절편, 정과, 분말, 환, 젤리, 사탕, 홍삼스틱, 복합형홍삼스틱 등 총 11가지다. 지금까지 품질인증을 받은 관내 업체는 70개가량, 인증 제품은 100개가량이다.

◆홍삼을 테마로 하는 '진안홍삼축제'

진안홍삼축제는 홍삼을 테마로 펼치는 유일한 축제다. 지난 2012년 벚꽃시기에 시작해 이듬해 시범 진행되다 2016년 제2기 지역축제심의위원회에서 진안의 대표축제로 자리 잡았다. 2019년 전북 최우수축제로 선정됐고 2023년 K-컬쳐 100선으로 선정됐다. 올해부터는 세계적인 축제로 발돋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수삼, 건삼, 홍삼, 백삼, 태극삼

인삼은 크게 수삼과 건삼으로 나뉜다. 수삼은 밭에서 채굴한 상태의 수분 함량이 70%가량인 것, 즉 '말리기 전' 인삼을 가리킨다. 4년근은 저년근, 5~6년근은 고년근이라 불린다. 수삼은 모든 인삼류의 원료가 된다. 반면, 건삼은 장기간 저장하기 위해 건조한 인삼, 즉 '말린' 인삼을 가리킨다. 건삼은 다시 백삼, 태극삼, 홍삼으로 나뉜다. 홍삼은 인삼을 수증기로 완전히 쪄서 익힌 다음 건조시킨 것이고, 백삼은 껍질을 살짝 벗겨낸 4~6년근 수삼을 햇볕에 건조하거나 60℃이하 열풍 건조한 것으로 수분함량이 15%가량인 원형 유지제품이다. 태극삼은 수삼을 살짝 찐 원형유지 가공제품으로 홍삼과 백삼의 중간 형태다.

베트남 하노이 매장. 홍삼한방클러스터사업단 제공
베트남 하노이 매장. 홍삼한방클러스터사업단 제공

◆각국 삼(蔘)의 특징과 고려 인삼

사실, 삼은 우리나라 말고도 일본, 중국, 미국 등지에서도 생산된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삼은 사람모양을 하고 있어 인삼(人蔘) 또는 고려인삼(高麗人蔘)으로 불린다. 일본에서 자생한 삼은 대나무 뿌리 모양을 하고 있어 '죽절삼'이라 부르고, 미국 또는 캐나다에서 생산된 삼은 '화기삼'이라 부르며 원주형 모양을 하고 있다. 또 중국 운남성, 광서성 등 남부지방에서 생산된 삼은 '삼칠'이라 불리며 소형 당근 모양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삼(고려인삼)이 좋은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서양삼(화기삼)이나 중국 전칠삼 등과는 종이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지리적 여건이 우수한 생육조건, 즉 경작 위도가 삼 생육에 적합한 북위 36°~38° 사이에서 재배되기 때문이다. 고려인삼 가운데서도 진안인삼은 일교차가 심한 고원지역에서 자란다. 이 때문에 내부조직이 치밀하고 단단하며 고유의 향이 오래 간다.

진안홍삼
진안홍삼

◆홍삼산업 인프라 구축…세계 각국 진출 기초 체력 갖춘 셈

지난 2005년 홍삼특구가 된 진안지역은 2008년 홍삼한방산업클러스터로 선정됐고, 이어 홍삼산업을 위한 인프라가 속속 갖춰졌다. 홍삼한방타운, 홍삼연구소, 홍삼한방농공단지, 한약재유통시설, 홍삼스파 등이 그것. 이 같이 구축된 인프라에 힘입어 '진안홍삼' 브랜드는 점점 소비자 인지도가 상승 추세에 있다. 진안홍삼은 소위 '잘나가는' 홍삼 후발주자로서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한 기본기를 완전히 갖춘 셈이다.

한국지방신문협회 전북일보=국승호 기자

[전춘성 진안군수 인터뷰]

전춘성 진안군수
전춘성 진안군수

◆군수 품질인증제 엄격 시행

전춘성 진안군수는 "홍삼가공품에 대한 품질관리를 철저히 하기 위해 지난 2012년부터 군수품질인증제를 도입해 유효성분 함량이 기준치를 넘는 제품에 대해서만 군수품질인증 마크 사용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그는 "매년 상·하반기 2회에 걸쳐 진안군 홍삼가공품 품질인증 신청을 받아 국내 유일의 홍삼 특성화 연구소인 진안홍삼연구소의 철저한 성분 검사뿐 아니라 위원회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제품을 인증한다"며 "소비자 신뢰를 높이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품질인증된 홍삼제품은 인증기간 동안 연 2회 수거 후 성분검사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속적인 품질향상과 고급화로 진안홍삼 브랜드를 세계적인 홍삼 브랜드로 육성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누구나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는데 건강 유지 수단으로 불로장생 명약인 홍삼, 특히 진안홍삼을 복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또 사포닌 함량이 가장 우수한 진안홍삼을 지인에게 권유하거나 선물한다면 주변의 건강을 챙기는 일이 될 것이라며 진안홍삼에 대한 두터운 믿음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인은 물론 세계인의 건강에 기여하는 하는 건강식품 대표 브랜드 '진안홍삼'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국지방신문협회 전북일보=국승호 기자

김정배 홍삼한방클러스터사업단장
김정배 홍삼한방클러스터사업단장

"지난 2022년 초부터 3년가량 지구촌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은 언제든 대유행할 수 있습니다. 홍삼이 면역력 증진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적극 알린다면 해외시장 개척이 쉬워질 것입니다."

홍삼한방클러스터사업단(이하 사업단) 김정배 단장은 최근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세계 홍삼시장은 아직 블루오션이다. 그동안 멈췄던 블루오션 진입을 위한 경주를 계속하겠다"며 "중국, 베트남, 미국 등에 지속적 진안홍삼 판매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세계 각국 진출의 문을 계속 두드리겠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최근 독일과 같은 선진국이나 필리핀, 캄보디아, 태국 등 동남아 국가는 물론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까지 진안홍삼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 단장은 "무척 고무적이다. 어쩌면 많은 나라에 진출할 수도 있다. 어디든 판매망만 확보한다면 전망은 매우 밝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진안홍삼은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선정위원회가 주관한 인삼제품 공동브랜드 부문에서 8번째 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소비자 인지도가 많이 상승했다"며 "판매량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희망을 피력했다.

한국지방신문협회 전북일보=국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