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방·필수 의료 붕괴 막으려면 의대 정원 확대해야

입력 2023-10-16 05:00:00

정부가 2025학년도부터 의대 입학 정원을 확대하기로 하고, 이번 주 윤석열 대통령이 정원 확대 규모와 일정, 방식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의대 정원 확대는 필수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정부 대책의 하나이다. 이례적으로 윤 대통령이 직접 발표하는 것은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 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의대 정원 확대 규모와 관련, 의약분업을 계기로 줄었던 351명을 회복시키는 안, 정원이 적은 국립대 중심으로 521명 증원하는 안이 거론됐으나, 1천 명 이상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여론은 정원 확대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은 의대 정원 확충을 요구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 6월 의대 정원을 최소한 1천 명 증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 자료를 보면, 의대 정원을 2024년부터 매년 1천 명씩 늘려도 2035년 인구 1천 명당 의사 수(한의사 제외)는 3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4.5명)의 66%에 불과하다. 의대 정원은 2006년 이후 3천58명으로 묶여 있다. 이에 따라 인구 10만 명당 의대 졸업생은 7.2명으로 OECD 평균(13.6명)의 절반이다. 미국, 일본 등은 고령화 시대 의료 수요 증가에 맞춰 의대 정원을 늘리고 있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했다.

의사 단체는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한다. 낮은 건강보험 수가 등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한다. 일리가 있다. 하지만 의사 수를 늘리지 않고는 필수 의료 붕괴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의사들이 성형, 피부미용 등에 덜 몰리게 하려면 더 많은 의사를 공급해 경쟁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 대한의사협회 등 의사 단체는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 강경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의사 단체는 2020년 문재인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계획을 파업으로 무산시킨 적이 있다. 그만큼 시간을 낭비한 것이다. 의사 단체의 무조건적인 반대는 국민들에겐 기득권 지키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