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미야자키] '거포 유망주' 삼성 윤정빈 "두 자릿수 홈런이 꿈"

입력 2023-10-15 15:58:22 수정 2023-10-15 19:01:17

삼성 유망주 20명,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 참가
한 달여 동안 훈련과 실전 병행하며 기량 닦아
장타 기대주 윤정빈, "강한 타구 날리게 훈련"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 중인 삼성 라이온즈의 외야수 윤정빈. 삼성이 장타를 기대하는 유망주다. 채정민 기자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 중인 삼성 라이온즈의 외야수 윤정빈. 삼성이 장타를 기대하는 유망주다. 채정민 기자

14일 오전 9시 일본 규슈 남동부 미야자키현 선 마리나 스타디움. 이곳 야구장 곳곳에는 '미야자키 피닉스 리그'라 쓴 현수막, 깃발 등이 걸려 있었다. 흐린 날씨 탓에 실외 훈련장 대신 실내 훈련장에 한국프로야구 선수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푸른 옷을 입은 삼성 라이온즈 선수와 두산 베어스 선수들이 섞여 훈련을 시작했다.

피닉스 리그라고도 하는 '미야자키 교육리그'는 일본프로야구 구단들이 유망주들을 보내 실전을 치르며 기량을 닦도록 하는 과정이다. 이번엔 일본프로야구 12개 팀과 일본독립리그 2개 팀, 한국 연합 2개 팀 등 모두 16개 팀이 참가한다. 삼성 선수들도 한국 연합팀에 참가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삼성 선수 20명은 한국 연합팀인 K1(두산 위주)과 K2(한화 이글스 위주)에 나눠 합류, 18차례 실전 경기를 치르고 훈련한다. 9일부터 교육리그에 참가한 삼성 선수들은 낮은 연차인 유망주들이 대부분. 삼성이 장타를 기대하는 외야수 윤정빈(24)도 K1에 소속, 30일까지 땀을 쏟는다.

일본 규슈 미야자키현의 선 마리나 스타디움. 미야자키 교육리그의 다른 이름
일본 규슈 미야자키현의 선 마리나 스타디움. 미야자키 교육리그의 다른 이름 '미야자키 피닉스 리그'를 홍보하는 현수막 등이 붙어 있다. 채정민 기자

교육리그는 오전에 훈련, 오후엔 실전이 반복되는 일정이다. 이날 스트레칭 등으로 몸을 푼 윤정빈은 배팅볼을 치기 시작했다. 공을 던져주는 이는 정병곤 삼성 육성군 야수 코치. 두산 선수들과 번갈아 타석에 서며 날아오는 공을 때렸다.

윤정빈이 강한 타구를 연거푸 날리자 정 코치뿐 아니라 옆에서 지켜보던 이도형 두산 2군 타격코치도 감탄을 연발한다. 그와 함께 "계속 그렇게 쳐야 한다. 연습 때 담장 넘기는 건 시합 때 못 쓴다. 빠르고 날카롭게 투수 머리 바로 위로 넘기는 타구를 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외야 수비 훈련이 이어졌다. 땅볼을 잡아 송구하는 연습이다. 점심을 챙겨 먹은 뒤 잠시 휴식이 주어진다. 오후 12시 30분부터 일본의 주니치 드래곤즈와 경기를 해야 하니 마음이 바쁘다. 신인 시절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미야자키행인 윤정빈은 이곳에서 방망이를 벼리고 있다.

윤정빈은 "코로나19 사태와 군 복무로 인해 오랜만에 다시 왔다. 감회가 새롭다"며 "신인 때는 그저 열심히 한다는 생각이었지만 이번엔 다르다. 스트라이크존이 들어오면 '풀스윙'한다, 수비 때 안정감을 보여준다는 목표를 갖고 왔다"고 했다.

일본 규슈 미야자키현의 선 마리나 스타디움 실내훈련장에서 몸을 풀고 있는 삼성 선수들 모습. 채정민 기자
일본 규슈 미야자키현의 선 마리나 스타디움 실내훈련장에서 몸을 풀고 있는 삼성 선수들 모습. 채정민 기자

많은 선수가 그렇듯 올 시즌은 윤정빈에게 참 아쉬웠다. 6월 첫 홈런을 터뜨린 뒤 부상으로 1군에서 말소돼 좋은 감각을 계속 가져가지 못했다. 결국 1군 무대에선 43타석에 서면서 5안타 1홈런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미야자키에선 말 그대로 절치부심이다. 팀에서 장타를 기대하는 만큼 힘 있는 스윙으로 강한 타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하체가 공을 따라가며 흔들리지 않고 고정되도록 하는 데도 신경을 쓴다. 윤정빈은 "갖다 맞히기보다 최대한 내 스윙을 제대로 하기 위해 빠른 카운트에 승부를 낸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서고 있다"고 했다.

입단 동기 공민규도 미야자키에 함께 왔다. 동갑인 데다 장타를 기대하는 좌타자이고 군대고 같이 다녀오는 등 공통점이 많다. 그런 친구가 옆에 있어 든든하다. KIA 타이거즈의 나성범처럼 강한 타구를 양산하는 게 그의 목표. 윤정빈은 "1군에 있게 된다면 두 자릿수 홈런, 2할8푼대 타율을 기록하는 게 꿈"이라며 "그 목표를 향해 계속 전진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