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로 새마을문고대구광역시회장·수성고량주 대표
명함을 내보이자 대뜸 "아직도 새마을운동을 하시나요? 요즘도 초가집이 있나요?"라고 물어오는 이들이 더러 있다. "새마을은 관제운동 아닌가요? 월급은 얼마나 되나요?"
"새마을은 순수 민간 국민운동본부입니다. 새마을지도자는 자발적 공동체 운동의 주역들입니다." 그래요? 고개를 갸웃거린다. 과거의 철 지난 운동으로 아는 분들이 많다.
새마을은 세계 속에 빛나는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이다. 새마을은 농촌에서 시작돼 전 국민이 함께하는 공동체 운동이다. 함께 힘을 모아 더 잘살아 보자는 운동이다. 경제적 부강만이 아니라 문화적 정신적 잘살기 운동이다. 과거에 매몰된 운동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대구는 국채보상운동의 발원지이고 구국 애국운동의 본산으로 대구경북이 중심이 되어 일으킨 새마을운동의 정신적 토양을 제공했다. 근면, 자조, 협동 정신의 새마을은 국채보상운동을 현대에 되살린 국민 구국운동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1907년 대구에서 시작된 국채보상운동은 일제 통감부에 의해 무력화됐지만 전국 각지에서 교육 계몽운동으로 확산됐다. 이후 나라를 살리겠다는 3·1운동과 독립운동으로 연결된다. 애국 사상은 대구의 정신으로 대구경북이 호국의 성지가 되게 했다. 대구는 근대화의 주역으로 새마을운동을 중심으로 잘살기 운동에 매달렸다.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전국에 들불처럼 번진 새마을운동으로 대한민국은 선진국으로 발전하는 기틀을 닦았다. 1997년 외환위기 때 새마을부녀회에서 시작된 금 모으기 운동을 현장에서 본 캉드쉬 IMF 총재는 한국 국민의 책임 의식에 존경을 표했다.
새마을운동은 UN의 개도국 개발 프로그램으로 채택돼 세계의 발전 의지를 가진 지도자들을 대한민국으로 불러 모은다. 새마을운동 글로벌리그는 정회원국 25개국, 준회원국 21개국으로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에서 새마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7월 부산에서 개최된 새마을 세계 장관급회의에서 곽대훈 새마을운동중앙회장은 29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새마을로 하나되는 국제외교의 새 지평을 열었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는 전후 재건을 논의하는 가운데 대한민국의 새마을운동을 주목하고 있다. 6·25전쟁 폐허를 딛고 선진국으로 발돋움한 대한민국의 저력을 공부하고 배우고자 한다. 우크라이나 공영 방송의 새마을운동 다큐멘터리는 시청률 62%를 기록했다. 전후 한강의 기적을 따라 배우고자 하는 열의가 절절히 느껴진다.
작년 대구시 새마을회 라오스 해외지원사업에서 만난 초롱초롱한 학생들의 눈망울을 기억한다. 학교 보수와 마을회관 마을도로 포장을 지원하고 새마을 정신을 함께 나눴다. 라오스 남녀노소 모두가 새마을을 배우고자 하는 열기를 느꼈다. 올해는 최영수 대구시새마을회 회장의 주도로 아프리카 우간다 시범마을을 지원할 계획이다.
대구 새마을문고에서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문화공동체 만들기에 주력하며 대구 정신 이어가기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9개 구·군에서 작은도서관을 마을마다 운영하고, 독서 생활화 활동을 시민들과 함께 한다.
국채보상운동기념도서관이 중구 국채보상공원 내에 반듯하게 건립됐다. 더 많은 시민들이 도서관을 아이들과 함께 이용하길 바란다. 더불어 새마을운동기념도서관도 건립돼 세계 속에 빛나는 대한민국의 브랜드를 자라나는 아이들이 배우고 개도국에서도 배워 가는 성지가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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