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4쌤의리얼스쿨] 스마트폰으로부터 아이들을 구하라!

입력 2023-10-09 06:30:00

앞을 보지 못하는 아이들… 폰 보다 계단에서 구르고, 거북목 되고…
어린 시절 습관 가장 중요… 시간 정하고 사용하기, 폰 대체할 수첩 사용 등
영유아기에 아이 달래기 위한 수단으로 스마트폰 줘서는 안 돼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스마트폰 중독이란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증상을 뜻한다. 사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요즘은 스마트폰을 신체 장기처럼 지니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나 또한 스마트폰이 없어서 안절부절못했던 경험이 있다. 현장체험학습을 가는 날이었는데 스마트폰을 집에 둔 채 출발한 거였다. 교사인 내가 스마트폰이 없으면 학부모나 학생의 급한 연락을 받을 수가 없었다. 이동 중 버스 안에서 다른 반 선생님들의 안내 문자를 볼 수도 없었다. 결국 현장체험학습 내내 급하게 연락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생기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하루 종일 전전긍긍했다. 이처럼 중요한 소통 수단으로서 스마트폰이 없다면, 그 부재로부터 오는 불편함이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중독은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목적이 있는 것도 아닌데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해하며 짜증을 내는 것이다. 학부모 상담을 하다 보면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 문제 때문에 갈등을 겪는 경우가 제법 많다.

◆ 점점 더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아이들

다행히 대부분 아이는 학교에 있는 동안에는 스마트폰을 자유롭게 볼 수 없다. 아이들에게 학교에서 스마트폰 사용이 허락된다면 중독 현상이 더 심각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거리를 걷다 보면 스마트폰을 보며 걸어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이 종종 보인다. 영미권에서는 스마트폰에 정신이 팔린 채 걷는 모습이 좀비 같다고 해서 스몸비(Smasrtphone Zombie)라고 부르기도 한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계단을 내려가다 굴러떨어지기도 하고, 길거리에 있는 장애물을 보지 못해 부딪히기도 한다. 스마트폰을 보며 고개를 숙인 채 지내다 보니 목이 거북이처럼 되는 거북목 증후군에 걸리기도 쉽다.

집에 와서도 스마트폰은 손에 착 달라붙어 있다. 식사를 하거나 화장실을 갈 때도 스마트폰을 끼고 산다. 당연히 가족들과의 대화도 줄어든다. '노모포비아'라는 신조어가 있다. '노 모바일폰 포비아'(No mobile-phone phobia)의 줄임말이다. 휴대전화가 없으면 초조해하고 불안 및 공포를 느끼는 현상을 뜻한다. 노모포비아 증후군에 걸린 사람은 휴대전화를 수시로 만지작거리며 5분 정도 스마트폰을 만지지 못하게 되면 극심한 불안을 호소한다. 강제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면 폭력적인 반응까지 보일 수도 있다고 한다.

◆스마트폰 중독의 늪에서 아이들을 구하려면?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는 속담이 있다. 나쁜 버릇은 어릴 때부터 몸에 배지 않도록 해야겠지만, 좋은 버릇은 어릴 때부터 습관이 될 수 있으면 더욱 좋다. 스마트폰 중독 예방을 위해 다음과 같은 좋은 습관을 길들이길 제안한다. 우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미리 정해둬야 한다. 수업 시간이나 공부 시간에는 스마트폰을 절대 사용하지 않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걸어 다닐 때는 손에 스마트폰을 들지 않도록 하고,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는 수첩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아가 야외활동이나 운동, 놀이 등 다양한 취미생활을 가질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한다. 적극적인 신체 활동을 통해서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음으로써 스마트폰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가족과의 대화를 자주 하면서 아이의 고민을 공유하고 힘든 마음을 덜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늘 중요하다.

◆슬기로운 스마트폰 생활

우리에게 많은 편리를 가져다주는 스마트폰을 무조건 멀리할 수만은 없다. 스마트폰이 독이 아니라 약이 되게 하려면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조절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줘야 한다.

무엇보다 영유아기에 아이를 달래기 위한 수단으로 스마트폰을 줘서는 안 된다. 또한, 학령기에 접어든 아이들에게는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하게 되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알려줘야 한다. 아이들 스스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과 장소를 계획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하고, 부모는 아이들이 실천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을 보내야 한다.

무조건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구더기 무서워서 장을 못 담그는 실수를 범할 수가 있다. 스마트폰이 아이들을 제어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제어하며 슬기로운 스마트폰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부모가 할 일이다.

교실전달자(초등학교 교사, 초아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