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점퍼' 우상혁, 라이벌 세계최강 바르심 벽 아쉽게 못넘어 2위, 은메달 획득

입력 2023-10-04 21:59:03 수정 2023-10-05 11:06:42

4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승 2m33 기록, 아시안게임 2회 연속 은메달

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 출전한 우상혁이 2m37 1차 시기에 실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 출전한 우상혁이 2m37 1차 시기에 실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마일점퍼' 우상혁(27·용인시청)이 라이벌인 높이뛰기 세계 최강 무타즈 에사 바르심(32·카타르)의 벽을 아쉽게 뛰어넘지 못했다. 하지만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싸움에 임했던 우상혁은 환한 미소로 팬들에게 화답했다.

우상혁은 4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주 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3을 넘어 2위를 기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바르심은 2m35을 넘어 우상혁을 제치고 자신의 세 번째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고교생이던 2014년 인천 대회에서 2m20으로 10위에 그친 우상혁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에서 2m28로 은메달을 따낸 데 이어 2회 연속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기록했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2m35로 4위)을 기점으로 세계 최정상급 점퍼로 도약한 우상혁은 2022년 베오그라드 세계실내선수권대회 우승(2m34), 유진 실외 세계선수권 2위(2m35), 올해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2m35) 등 한국 육상의 새 역사를 써왔다.

5년 사이 아시아 정상권에서 세계 최정상급 점퍼로 올라선 우상혁은 항저우에서 개인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을 노렸지만, '현역 최고' 바르심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날 우상혁의 컨디션은 최고였다. 결승전 경기는 2m00부터 시작했지만, 우상혁은 2m00과 2m10을 패스하고 2m15에서 첫 점프를 했다.

2m15을 1차 시기에 가볍게 넘은 우상혁은 2m19, 2m23, 2m26, 2m29도 첫 시도에서 성공하며 쾌속 질주를 이어갔다.

바르심은 2m19부터 경기를 시작했고, 2m23, 2m26, 2m29를 실패 없이 넘어서며 세계 최정상의 면모를 선보였다.

바가 2m31로 높아졌을 때, 남은 선수는 우상혁과 바르심, 신노 도모히로(일본) 3명뿐이었다.

우상혁과 바르심은 2m31도 1차 시기에 넘었고, 신노가 1∼3차 시기에 모두 실패하면서 '우승을 향한 2파전'이 시작됐다.

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 출전한 우상혁이 2m33 1차 시기 바를 넘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 출전한 우상혁이 2m33 1차 시기 바를 넘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2m33도 우상혁과 바르심은 1차 시기에 성공했다. 두 명의 선수가 2m33까지 한 번의 실패 없이 경기하는 건 세계선수권에서도 자주 볼 수 없는 명장면이다.

하지만 2m35에서 승부가 갈렸다. 먼저 시도한 우상혁은 1차 시기에서 실패했지만, 바르심은 1차 시기에서 2m35를 넘었다.

2m35를 넘는 게 의미가 없어진 우상혁은 바를 자신의 실내 한국 기록(2m36)보다 높은 2m37로 높여 두 차례 시도했지만, 아쉽게 바를 건드렸다.

바르심은 2017 런던, 2019 도하, 2022 유진 세계선수권 3연패를 달성하고,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와 공동 1위에 오른 '현역 최고 점퍼'로서 자리를 공고히 했다.

우상혁과 함께 결선에 출전한 최진우(18·울산스포츠과학고)는 2m15로 10위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