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우상혁의 '은빛' 도약…라이벌 바르심에 1위 자리 내줘

입력 2023-10-04 22:12:44 수정 2023-10-04 22:24:44

2m31에서 우상혁과 바르심의 대결로 압축
2m33은 우상혁, 바르심 모두 1차에 넘어
우상혁, 바르심과 달리 2m35에서 발목 잡혀
2m37로 두 차례 도전했으나 무위에 그쳐

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우상혁이 경기가 끝난 뒤 태극기를 펼쳐들고 웃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우상혁이 경기가 끝난 뒤 태극기를 펼쳐들고 웃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오후 8시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 조명이 켜지고 본부석 오른쪽 입구에서 높이뛰기에 출전한 선수들이 하나 둘 등장하기 시작했다. 전광판엔 선수의 모습이 크게 비쳤다. 한국의 우상혁, 최진우도 박수 속에 등장했다.

높이뛰기 경기가 막 시작된 가운데 왼쪽 입구에서 창 던지기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는 스타디움 가운데서 창을 던지기 시작했다. 여자 세단뛰기 선수들도 본부석 맞은 편에서 하나둘 뛰어올랐다. 이 와중에 본부석 바로 앞에선 경보 시상식이 진행됐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아랑곳 않고 다들 자신의 경기에 집중했다. 차분한 표정인 우상혁도 1차 시기를 가볍게 넘었다. 트랙 전체를 사용하는 여자 800m 경기가 시작되면서 트랙 오른쪽 끝부분을 사용하는 높이뛰기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여자 선수들이 다 뛰고 난 뒤엔 남자 5,000m 결승 경기가 이어져 선수들이 달려 지나간 틈틈이 높이뛰기 선수들이 도약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승이 열리기 앞서 우상혁이 소개되는 순간. 채정민 기자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승이 열리기 앞서 우상혁이 소개되는 순간. 채정민 기자

우상혁이 라이벌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과 치열한 대결 끝에 지면서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2위로 마무리했다.

우상혁은 4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주경기장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3을 넘어 2위를 차지했다. 고교생이던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10위(2m20)으로 10위에 머물렀던 우상혁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2m28로 은메달을 딴 데 이어 이번에 다시 은메달을 추가했다.

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 출전한 우상혁이 2m29 1차 시기 바를 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 출전한 우상혁이 2m29 1차 시기 바를 넘고 있다. 연합뉴스

우상혁은 올해 최고 수준의 무대로 꼽히는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서 우승(2m35)을 차지하며 이번 대회 금메달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아시아 정상권에서 세계 최정상급으로 올라서 희망도 커졌다. 하지만 현역 최고인 바르심을 벽을 넘지는 못했다.

이날 우상혁은 2m15에서 첫 도약을 했다. 1차 시기에 이 높이를 가볍게 넘은 뒤 2m19, 2m23, 2m26, 2m29도 연거푸 첫 시도에서 성공했다. 라이벌 바르심은 2m19부터 경기를 시작한 뒤 2m23, 2m26, 2m29를 모두 바로 넘었다.

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 출전한 우상혁이 2m33 1차 시기 바를 넘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 출전한 우상혁이 2m33 1차 시기 바를 넘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가 2m31로 높아졌을 때 남은 선수는 우상혁과 바르심, 신노 도모히로(일본) 등 3명. 우상혁과 바르심은 2m31도 1차 시기에 넘었다. 하지만 신노가 1∼3차 시기에 모두 실패하면서 우상혁과 바르심의 대결로 압축됐다.

장내에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2m33도 둘은 모두 1차 시기에 넘었다. 균형이 깨진 건 2m35에서였다. 먼저 시도한 우상혁은 1차 시기에서 실패했으나 바르심은 바로 넘었다. 우상혁이 2m35를 넘어도 의미가 없어졌다. 이에 따라 우상혁은 바를 2m37로 높였다. 하지만 두 차례 시도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우상혁이 금메달을 딴 카타르의 무타즈 에사 바르심을 축하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우상혁이 금메달을 딴 카타르의 무타즈 에사 바르심을 축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르심은 도쿄 올림픽에서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와 공동 1위에 오른 선수다웠다. 지난달 열린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출전을 포기하면서 이번 대회를 준비했고, 원하던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한편 우상혁과 함께 결선에 출전한 최진우(18·울산스포츠과학고)는 2m15로 10위에 올랐다.

4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승이 끝난 뒤 공동취재구역에 들어선 우상혁이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채정민 기자
4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결승이 끝난 뒤 공동취재구역에 들어선 우상혁이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채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