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신유빈-전지희, 여자 탁구 복식 4강 한일전서 일본 격파해 은 확보

입력 2023-10-02 15:05:20

북한과 인도 승자와 이날 저녁 결승서 격돌
21년 만에 여자 복식 금메달 가능성 높아

신유빈(오른쪽)이 전지희와 함께 조를 이뤄 2일 중국 항저우 궁슈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여자 복식 4강전에 출전, 일본을 상대로 서브를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유빈(오른쪽)이 전지희와 함께 조를 이뤄 2일 중국 항저우 궁슈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여자 복식 4강전에 출전, 일본을 상대로 서브를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정오(한국 시간)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복식 4강전이 열린 궁슈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 보통 3개의 탁구대가 있어야 할 곳엔 오직 하나만 설치돼 있었다. 관중석이 어두워지고 탁구대 주변에 조명이 집중됐다. 경기장엔 긴장감이 흘렀고, 등장하는 선수들 표정도 굳어 있었다. 많은 관중이 들어찼으나 경기장은 조용했다. 다만 득점이 나올 때, 상대 공격을 멋지게 받아낼 때 탄성과 박수, 아쉬워 하는 한숨 소리가 흘러나왔다.

신유빈(오른쪽)과 전지희가 2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4강전에서 일본을 꺾고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공동취재구역을 찾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채정민 기자
신유빈(오른쪽)과 전지희가 2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4강전에서 일본을 꺾고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공동취재구역을 찾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채정민 기자

신유빈-전지희 조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복식 결승 길목에서 숙적 일본을 누르고 은메달을 확보했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2일 열린 대회 탁구 여자 복식 준결승전에서 일본의 하리모토 미와-기하라 미유 조를 4대1(9-11 11-8 11-8 11-7 11-7)로 꺾었다. 먼저 첫 세트를 내줬으나 2세트부터 주도권을 잡아 한일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로써 한국은 2002년 부산 대회(석은미-이은실 조) 이후 한국 선수로는 21년 만에 아시안게임 여자 개인전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신유빈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에 도전할 기회를 다시 잡았다. 앞서 열린 단체전과 혼합 복식, 단식에선 모두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신유빈-전지희 조는 이어 열리는 북한과 인도의 승자와 이날 오후 7시 30분 결승 대결을 벌인다. 한 고비만 더 넘기면 21년 만에 한국에 여자 복식 금메달을 선사할 수 있다.

최강을 자랑하는 중국 조들이 모두 8강에서 고배를 마신 터라 이번이 금메달을 거머쥘 절호의 기회다. 신유빈과 전지희는 2021 도하 아시아선수권대회 복식 금메달에 이어 생애 두 번째 메이저 대회 금메달에 도전한다.

신유빈(오른쪽)-전지희 조가 2일 중국 항저우 궁슈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여자 복식 4강전 일본과의 대결을 승리로 이끈 뒤 카메라를 향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유빈(오른쪽)-전지희 조가 2일 중국 항저우 궁슈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여자 복식 4강전 일본과의 대결을 승리로 이끈 뒤 카메라를 향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승부는 팽팽했다. 세트스코어 3대1로 앞선 가운데 벌어진 5세트. 한국은 먼저 2점을 빼앗기면서 분위기를 내줬다. 하지만 신유빈의 강력한 오른손 포핸드 드라이브가 상대 선수들 사이로 빠져 나가며 5대6으로 따라붙으며 흐름을 바꿨다. 이어 전지희가 일본의 공격을 어렵게 막아낸 뒤 몸을 비틀면서 되돌아 온 공을 강하게 받아 넘겨 8대7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날카로운 공격을 주고 받은 끝에 신유빈이 백핸드로 밀어낸 공을 일본이 받아내지 못하며 9대7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한국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신유빈의 강력한 드라이브가 적중해 10대7로 달아났고, 일본이 받아낸 공이 길어지면서 한국이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신유빈(오른쪽)과 전지희가 2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4강전에서 일본을 꺾고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공동취재구역을 찾아 취재진의 사진 촬영 요청에 응해주고 있다. 채정민 기자
신유빈(오른쪽)과 전지희가 2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 복식 4강전에서 일본을 꺾고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공동취재구역을 찾아 취재진의 사진 촬영 요청에 응해주고 있다. 채정민 기자

경기 후 신유빈은 "경기 전에는 동메달도 신기하게 생각했지만 메달 색깔을 바꾸고는 싶었다. 그런데 정말 바꿔서 너무 좋다"며 "누가 올라오든 상관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착실하게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승리를 거둔 뒤 신유빈이 카메라 앞에서 세리머니 동작을 가르쳐준 것에 대해 전지희는 "지난 세계선수권에서 유빈이가 하자고 한 세리머니를 같이 해주지 못했다"며 "이번에는 하자는 대로 다 해주기로 하고 열심히 맞춰주고 있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