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아차', 세리머니하다 놓친 금…한국 롤러 남 대표팀, 3,000m 계주서 은

입력 2023-10-02 15:05:09

최종 주자 정철원, 결승선 앞에서 대만에 추월당해
미리 우승 세리머니하다 발 뻗은 대만에 역전 허용
'우승한 줄 알았는데', 공식 기록 0.01초 뒤져 쓴맛

2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첸탕 롤러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롤러스케이트 남자 스피드 3,000m 계주에서 한국 선수들이 세리머니를 하던 중 기록을 확인하고 당황해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인호, 최광호, 정철원. 연합뉴스
2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첸탕 롤러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롤러스케이트 남자 스피드 3,000m 계주에서 한국 선수들이 세리머니를 하던 중 기록을 확인하고 당황해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인호, 최광호, 정철원. 연합뉴스

한국 롤러스케이트 대표팀이 눈앞에서 금메달을 놓쳤다. 미리 승리를 예감, 한 발 빨리 세리머니를 하다 최종 2위에 머무는 실수를 범했다.

최인호(논산시청), 최광호(대구시청), 정철원(안동시청)으로 구성된 롤러스케이트 스피드 남자 대표팀은 2일 중국 항저우 첸탕 롤러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3,000m 계주 결승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결승선을 눈앞에 두고 대만에 추월을 허용, 아쉽게 2위에 그쳤다.

마지막 바퀴를 돌 때까지만 해도 한국은 선두를 달렸다. 최종 주자였던 정철원은 역주를 거듭, 반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승선을 통과하기 직전 양 팔을 뻗으며 세리머니를 펼친 게 문제였다. 바로 뒤따라오던 대만 선수가 왼발을 쭉 뻗으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대표팀은 우승한 것으로 생각하고 태극기 세리머니까지 펼쳤다. 하지만 공식 기록이 나오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의 기록은 4분5초702. 대만은 한국에 0.01초 앞선 4분5초692를 기록하며 금메달을 가져가버렸다. 정철원이 마지막에 허리를 펴며 손을 들어올린 반면 대만 선수는 포기하지 않고 왼발을 내밀어 극적인 역전극을 연출했다.

결승선을 앞에 두고 잠시 방심했던 게 화를 불렀다. 대표팀 관계자들도 경기 영상을 확인하고 심판진의 설명까지 듣고 난 뒤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 이후 정철원은 공동취재구역에서도 기자들의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은 채 울먹이며 경기장을 벗어났다.

다만 대회 조직위원회 뉴스팀을 통해 "큰 실수를 저질렀다. 마지막에 너무 일찍 속도를 줄였다"며 "너무 죄송하다. 팀 동료들과 나를 지원해준 모든 팬들께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여자 대표팀도 3,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수확했다. 이슬(대구시청)과 이예림(청주시청), 박민정(안동시청)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4분21초146을 기록해 대만(4분19초447)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로써 한국 롤러는 은메달만 두 개 추가하며 사흘 연속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앞서 정병희(충북체육회)가 종목 첫날 스피드 부문 제외+포인트(EP) 10000m에서 우승했고, 다음 날엔 최광호가 스프린트 1000m를 제패했다. 최광호는 이날 3000m 계주에서 2관왕을 노렸으나 은메달을 추가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