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구본길 등 남 펜싱 사브르 대표팀, 단체전서 아시안게임 3연패 달성

입력 2023-09-28 21:01:27 수정 2023-09-28 22:36:38

홈 팬 일방적 응원 속에서도 제 실력 발휘해
구본길, 아시안게임 통산 6번째 금메달 따내
구, "난 대구의 아들, 대구시민 응원에 감사"

대구 오성고 출신
대구 오성고 출신 '펜싱의 살아있는 전설 '구본길이 28일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 출전,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매일신문 취재진과 공동취재구역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채정민 기자

#대구가 낳은 펜싱 스타 구본길이 28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사브르 단체전이 끝난 뒤 공동취재구역에 섰다. 인터뷰 차례를 기다리던 구본길에게 취재진이 대구 시민을 위한 인사 한마디를 부탁했다.

"대구 사람이라는 데 늘 자부심을 느낍니다. 저는 어딜 가든 '대구의 아들'이라고 자랑스레 말하고 다녀요. 늘 성원해주시는 대구 시민들께 감사드립니다. 응원해주신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었어요. 한가위를 맞아 좋은 추억을 안겨드릴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가족과 함께 풍성한 한가위 되시길 바랍니다. 시민 여러분, 건강하십쇼. 곧 인사드리러 가겠습니다."

#28일 오후 6시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관중석에서 '짜요(加油·힘내라)' 함성이 커졌다. 피스트 위만 밝은 조명이 비추는 가운데 중국 선수들에 이어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 일명 '어펜저스(펜싱+어벤저스)' 넷이 들어섰다.

오상욱이 먼저 피스트에 올랐다. 중국이 선취점을 올리자 관중들의 함성이 더 커졌다. 그래도 오상욱은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반격을 시도, 바로 1대1로 승부의 균형을 맞추더니 적극적으로 공격을 전개해 연거푸 2점을 뽑았다. 그리고 큰 소리로 포효했다. 관중들의 야유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취재석에 앉은 일부 중국 기자들도 가세해 야유를 보내는 추태를 부렸지만 한국 검사들의 칼끝은 더 날카로워졌다.

28일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전에서 한국 구본길이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전에서 한국 구본길이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본길이 포함된 '세계 최강'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이 만리장성을 넘어 아시안게임 단체전 3회 연속 금메달이란 위업을 달성했다.

김정환, 구본길, 김준호, 오상욱으로 구성된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28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결승에서 홈팀 중국을 45대33으로 꺾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중국은 홈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 기세 좋게 나섰으나 한국과의 실력 차만 확인했다.

이날 금메달을 수확하면서 한국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3연패를 이뤄냈다. 앞서 열린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금·은메달을 나눠 가진 오상욱과 구본길은 이날도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줬다.오상욱은 개인전에 이어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대회 2관왕이 됐다.

28일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전에서 중국에게 승리한 대한민국 오상욱이 중국 선수와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전에서 중국에게 승리한 대한민국 오상욱이 중국 선수와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결승전에서 먼저 피스트에 오른 오상욱은 4대5로 뒤진 채 구본길과 교대했다. 구본길은 상대와 점수를 주고받다 순식간에 연속 득점에 성공, 10대8로 전세를 뒤집었다. 중국 팬들의 함성과 야유에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세 번째 주자 김준호가 상대를 몰아붙이며 승기를 잡았다. 김준호의 몸놀림은 상대가 반응하기 힘들 정도로 빨랐다. 막고 찌르며 점수를 쌓다가 저돌적으로 밀고 들어가면서 추가 점수를 올렸다. 점수는 어느새 15대9까지 벌어졌다.

6라운드 한때 위기는 있었다. 왼쪽 무릎 통증을 호소한 김준호가 상대에 연속 실점, 28대22까지 쫓겼다. 하지만 김준호가 잠시 휴식 후 연거푸 2점을 따내며 30대22로 다시 달아났다. 계속 상대와 점수 차를 유지한 한국은 마지막 주자 오상욱이 연속 4득점에 성공하는 등 경기를 안정적으로 운영,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이 28일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사브르 단체전에 출격,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공동취재구역에 들러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구본길, 김정환, 김준호, 오상욱. 채정민 기자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이 28일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사브르 단체전에 출격,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공동취재구역에 들러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구본길, 김정환, 김준호, 오상욱. 채정민 기자

이날 목에 건 금메달은 구본길의 아시안게임 통산 6번째 금메달. 이로써 구본길은 박태환(수영), 남현희(펜싱), 서정균(승마), 양창훈(양궁), 류서연(볼링)과 함께 역대 한국 선수 가운데 하계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