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로 치솟은 송이값…울진 농가들 한숨만

입력 2023-09-28 06:30:00 수정 2023-09-28 08:06:18

지난해 산불로 송이산 잿더미로 생산량 전무

울진군산림조합에서 송이를 선별하고 있다. 울진군산림조합 제공
울진군산림조합에서 송이를 선별하고 있다. 울진군산림조합 제공

"송이는 이제 그림으로만 볼 수 있는 희귀 임산물이 돼버렸네요."

송이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지만 울진 송이 농가들은 한숨 뿐이다.

지난해 울진 산불로 인해 주 생산지인 울진군 북면지역 송이산이 모두 잿더미로 변했기 때문이다. 북면은 울진 전체 송이 생산량의 70%를 차지할 정도지만 올해는 생산량이 전무하다.

그나마 현재 울진군산림조합에 수매되는 송이는 금강송면, 근남면, 온정면 등 남쪽 지역에서 생산되는 송이로 그 양도 미미한 수준이다.

그야말로 북면지역 송이 농가들에게 송이는 그림의 떡이 돼버렸다.

북면 덕구리에서 송이를 수확했던 김형환(79) 씨는 "산불이 발생하기 전만 해도 해마다 송이철이면 4천~5천만원의 수입을 올려 가계에 큰 도움이 됐는데 이제는 빈손이다"며 "인근 강원도 양양에서 1등급 kg에 150만원을 돌파했다는 소식에 쓴 웃음만 나왔다"고 했다.

그는 "송이 포자가 형성되려면 40년은 걸리는데 살아 생전에는 송이를 볼 수 없게 됐다"며 "정부에서 대체 작물 재배를 유도하고 있지만 평생을 송이만 캐고 살았는데 쉽지가 않다"고 털어 놓았다.

실제로 북면지역의 경우 최소 1천만원에서 최대 1억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송이 농가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흘러간 옛 이야기로 남을 뿐이다.

송이 농가들은 전국 최고의 품질을 자랑했던 울진 송이의 명성이 사라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강성철 울진군산림조합장은 "송이철이면 북적대고 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수매장이 한산해져 마음이 무겁다"며 "송이 농가들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산림조합 차원에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는 등으로 노력할 뿐"이라고 안타까움을 털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