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체포안 가결 후폭풍…구속 땐 비명 당권 역공, 기각 땐 친명 일극 체제

입력 2023-09-24 18:23:28 수정 2023-09-24 20:38:08

26일 영장심사…어떤 결과든 파장
李대표 사퇴 요구 거부할 경우 당내 갈등 증폭…분당 가능성
반대 상황 땐 '檢 규탄' 힘 실려…비명계 총선 공천 배제에 무게

24일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강서구청장 후보자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이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기각 탄원서에 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강서구청장 후보자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이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기각 탄원서에 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 여부가 법원에서 가려진다. 결과에 따라 유례없는 현직 제1야당 대표의 구속 혹은 영장 기각에 따른 비명계 숙청 등 큰 파장이 예상된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부장은 26일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심사를 진행한다. 형사소송법 상 법원의 구속 결정 요인은 제1야당 대표인 만큼 신분상 '도주 우려' 보다는 '증거인멸 우려'일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앞서 검찰도 이 대표의 증거인멸 우려를 강조해 왔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 대표의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구속 필요성에 대해 공범과 참고인들에 대한 회유‧압박을 통한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표 구속 영장 발부…친명vs비명 계파 갈등 폭발 예고

이 대표에게 법원의 구속 결정이 내려질 경우 민주당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비명계 중심 원내지도부는 가결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상태다. 비명계는 이 대표 구속 시 가결 정당성에 힘이 실리는 만큼 친명계 지도부에 대한 대대적인 역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사퇴 요구 및 모든 최고위원 사퇴까지 주장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 대표가 구속될 경우 앞서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에게 '해당행위'라고 공세를 펼치며 압박해 온 현 최고위원회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친명계로서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원내지도부가 26일 새롭게 선출되는 점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친명계 후보들이 출마한 상황이다.

다만 이 대표가 사퇴 요구를 거부하고 옥중에서도 대표직을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현 최고위원회도 계속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당내 갈등을 더욱 증폭되면서 분당 가능성도 제기될 전망이다.

◆ 이재명 대표 영장 기각…친명계 일극 체제 강화·비명계 축출 전망

이 대표의 영장이 기각될 경우 친명계는 대대적인 비명계 축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영장 기각 시 검찰 정치 수사 규탄 주장에 힘이 실리면서 친명계는 현 체제 유지를 공고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가결에 책임을 지고 비명계 중심 원내지도부가 물러나면서 당권 장악에 걸림돌이 없는 상황이다.

친명계는 가결 직후 주도한 비명계 의원들에게 '해당행위'로 규정하고 원색적인 비난까지 쏟아내면서 갈라선 바 있다.

이에 영장 기각이라는 명분 확보로 친명계 강성 지지층이 주장하는 비명계 공천 배제 등 불이익까지 충분히 밀어붙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대표는 표결 직전 통합적 당 운영을 제시하며 당에 부결을 요청했었지만 결과적으로 가결된 바 있다. 기각 결정으로 대표직을 유지하게 됐지만 비명계를 끌어안고 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이 경우 검찰이 구속영장을 재청구할지 불구속 상태에서 이 대표를 재판에 넘길지 알 수 없다는 점도 변수가 된다. 불구속 재판으로 진행되더라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계속된다는 점에서 비명계는 이 대표의 사퇴를 계속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 대표가 23일 단식을 중단했다. 지난달 31일 전면적인 국정 쇄신 및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한 지 24일 만이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이 대표는 단식투쟁 24일 차인 오늘부로 단식을 중단하고 본격적인 회복 치료에 들어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