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먹은 음식이 소화기관으로 내려가면서 소화기관 점막이나 소화액 분비 계통에 영향을 끼치고, 그로 인해 소화기 계통의 암인 식도암, 위암, 대장암, 그리고 췌장암의 발생이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그러면 어떤 음식이 소화기 암의 발생에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자. 먼저 가공된 고기류, 즉 소시지, 베이컨, 햄 등은 가공 중에 질산염, 아질산염이 함유되어 이를 많이 섭취하면 대장암이 생길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다음으로 소고기나 돼지고기와 같은 붉은 고기를 고온의 쇠판에 구우면 헤테로사이클릭 아민이라는 발암물질이 생기고, 고온에 튀기면 아크릴아미드라는 발암물질이 생기며 이들은 대장암의 위험인자라고 알려져 있다. 음주를 오랫동안 많이 하면 식도암, 위암, 간암의 위험인자가 된다. 당분이 많은 음식은 자체가 위험인자이기보다는 비만을 초래하고 이는 췌장암의 위험인자가 된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식습관처럼 짜게 먹거나 소금에 절인 음식을 많이 먹는 것도 위암의 위험인자가 된다. 음식은 아니지만 흡연은 명백한 식도암, 췌장암 등 여러 가지 암의 위험인자임을 강조하고 싶다.
그러면 암 발생이 무서워서 붉은 고기나 소시지, 베이컨과 같은 가공식, 맛있는 당류 같은 음식을 아예 입에 대지 말고 평생을 살아야 할까? 아니면 이런 음식을 좋아해서 몇 년간 많이 먹었다고 소화기 계통의 암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아질까?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2022년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암 통계를 보면 인구 10만 명에서 평생에 54명의 대장암, 52명의 위암이 발생하고, 16명의 췌장암이 생긴다고 한다. 이를 조발생율이라고 한다. 우리 국민들도 식생활이 개선되어 위에 언급한 음식들을 많이 섭취하게 되었으나 20년 전에 비하여 위암, 식도암은 줄고 있고 대장암은 40명에서 60명으로 증가하다가 최근에는 줄고 있으며 췌장암은 8명에서 두 배 정도 늘었다. 그리고 음식에 의한 위험도는 최근 몇 년이 아니고 적어도 수십 년간 이어진 식습관에 의해 증가한다. 오히려 이러한 음식을 통한 위험인자보다는 나이, 흡연, 음주, 비만, 가족력 등의 요인이 대장암, 췌장암, 위암의 발생에 휠씬 더 중요한 위험인자가 되며, 각 암종에 관련된 유전자도 중요한 위험인자가 된다.
그러면 소화기 암 발생을 줄일 수 있는 음식 섭취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 비타민, 미네랄, 섬유질이 풍부한 신선한 과일, 채소가 도움을 준다. 특히 과일과 채소는 항산화제가 풍부하여 활성산소의 공격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여 노화 방지, 심혈관질환 개선 등의 다양한 효과가 있다. 고섬유질 음식인 곡물, 콩류, 채소에 함유된 섬유질은 음식물 중의 해로운 발암물질이 창자벽과 접촉하는 시간을 줄여주어서 대장암 발생을 줄일 수 있다. 단벡질 중에는 닭고기, 생선, 콩단백이 붉은 고기나 가공식보다 대장암을 줄여 준다. 지방 중에는 포화지방산이나 트랜스 지방 대신에 올리브유, 아보카도유, 땅콩과 같은 너트류의 지방이 암 발생 위험을 줄여준다. 칼슘과 비타민 D의 섭취와 함께 적절한 햇빛의 노출도 대장암, 췌장암의 위험을 줄여준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음식의 섭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적절한 칼로리 섭취와 운동으로 알맞은 체중을 유지하고, 과도한 음주를 피하며, 절대 금연을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초기에 위암, 식도암이나 결장 폴립(대장 용종)을 발견하기 위한 정기적인 검진, 가족력이나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의 췌장암 스크리닝 등도 반드시 필요하다.
김호각속내과의원 원장 김호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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