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株 33개 종목 고점서 89조 증발

입력 2023-09-17 16:10:59 수정 2023-09-17 18:04:11

'에코프로 형제주' 시가총액 26조원 감소
포스코홀딩스-포스코퓨처엠 시총도 15조원 감소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임직원들에게 중장기 사업목표와 경영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임직원들에게 중장기 사업목표와 경영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풍낙엽이다. 급상승했던 2차전지 테마주 주가가 줄줄이 떨어지면서 시가총액이 2개월 만에 고점 대비 90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차전지테마 상장지수펀드(ETF)인 타이거(TIGER) 2차전지테마 ETF 구성 종목 33개 시가총액은 지난 15일 기준 390조3천272억원으로 주요 종목들이 고점을 기록한 지난 7월 26일 479조3천474억원보다 89조원(18.57%) 급감했다.

해당 기간 코스닥시장에서 '2차전지 황제주'로 불리던 에코프로 시총 규모는 32조6천988억원에서 23조6천986억원으로 27.52%(9조원) 줄었다. 에코프로비엠 시총 규모도 44조4천996억원에서 27조3천844억원으로 38.46%(17조1천150억원) 급감했다. 이른바 '에코프로 형제주'의 시총 감소 규모만 26조원이 넘는 셈이다.

경북 포항의 포스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 시총도 각각 3조8천903억원과 11조7천357억원 줄었다. 두 종목의 시총 감소폭은 15조6천200억원이 넘는다.

2차전지주는 대체로 지난 7월 26일 고점을 기록하고 내리막길로 돌아섰다. 시장 내부에서 과열 논란과 주가가 너무 높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주가가 내려가야 이익이 나는 2차전지 테마 인버스 ETF 상품까지 등장하면서 주가는 더욱 하락했다.

에코프로는 7월 26일 장중 153만9천원에서 지난 15일 89만원까지 42.17% 추락했다. 에코프로비엠도 같은 기간 58만4천원에서 28만원으로 52.05% 떨어지며 반토막이 났다.

7월 26일 장중 76만4천원으로 최고가를 쓴 포스코홀딩스 주가도 58만4천원으로 23.56% 떨어졌다. 포스코퓨처엠 주가는 69만4천원에서 40만8천500원으로 41.14% 하락했다.

향후 2차전지주 주가 전망에 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2일 2차전지 인버스 ETF 상품이 나온 뒤 개인 매수세가 이어지는 점을 보면 2차전지 테마 하락에 베팅하는 개인이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상반기처럼 수급 쏠림에 따른 주가 급등이 재현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전망했다.

2차전지주가 조정을 거치고 반등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업종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인 실적 우려가 4분기부터 점차 완화하면서 연말 신규 수주와 증설 등 모멘텀이 주가 반등의 촉매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