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구의 한 기계식 주차장에서 추락 사고가 발생하고 1년 이상 지났지만 기계식 주차장의 안전사고 위험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9년 이후 기계식 주차장 사고 구조 출동은 ▷2019년 576건 ▷2020년 542건 ▷2021년 575건 ▷2022년 615건으로 4년간 2천308건에 달한다. 올해도 8월 중순까지 457건의 출동이 있었다. 최근 5년간 기계식 주차장 사망 사고는 13건이나 됐다.
도심의 좁은 면적에 법정 주차면 확보를 위해 도입한 대표적 시설이 기계식 주차장이다. 하지만 건물에 필요한 법정 주차면만 확보했을 뿐 관리원 배치 등 안전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곳이 한둘이 아니다. 아예 문을 닫아 주변 혼잡을 야기하는 곳도 있다. 기계식 주차장은 2년마다 정기 검사, 4년마다 정밀 안전 검사를 받아야 하지만 전국 기계식 주차장 3만6천929기 가운데 15%에 달하는 5천674기가 검사를 받지 않은 상태다. 대구와 경북에도 각각 157기와 128기가 안전 검사를 받지 않고 있다.
기계식 주차장 안전 점검이 제때 이루어지지 않고, 관리원을 배치하지 않는 것은 법을 어겨도 과태료 부과에 그쳤기 때문이다. 언론의 숱한 질타 끝에 올해 8월 공포된 주차장법 일부 개정 법률은 안전 검사 및 정밀 안전 검사를 받지 않거나 불합격할 경우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이 운행 중지를 명령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법이 제대로 지켜질지는 불투명하다. 이전에도 정밀 안전 검사 등을 받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돼 있었지만 서울 기준, 안전 검사를 받지 않은 1천728기 중 과태료가 부과된 건수는 46건에 그쳤다. 전국 다른 도시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법이 있어도 지키지 않고, 지키지 않아도 처벌하지 않으니 안전사고가 잇따르는 것이다. 행정 당국과 교통안전공단은 기계식 주차장의 안전 관리원 배치, 안전 검사 등 실태를 철저히 점검하고, 법 위반 시 엄격하게 처벌해야 한다. 아울러 설치만 해놓고 운영하지 않는 주차장에 대한 단속도 강화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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