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野 논리 대로면 文 부친 친일파 맞는데…왜 고발하나"

입력 2023-09-07 15:17:10

"일제시대 관리 지낸 건 죄 아냐"

문재인 전 대통령, 하태경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 하태경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합뉴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의 '백선엽 장군이 친일을 했다면 문재인 전 대통령 부친도 친일한 게 아니냐'는 발언으로 불거진 논란과 관련해 "일제 때 시청 공무원 한건 확실한데 무슨 근거로 박민식 장관 고발하나. 민주당 논리 적용하면 문 전 대통령 부친도 친일파 된다"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분명한 건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은 일제시대에 보통문관시험을 보고 공무원이 됐다는 사실"이라며 "직급을 서기나 주사라고 하면 명예훼손이 아니고 계장이라 하면 명예훼손이 되는 건가? 아니면 일제시대 때 부친이 공무원이었다는 사실을 감추고 싶은 건가?"라고 말했다.

그는 "문 전 대통령 부친은 "일제시대인 1940년 보통문관시험(현 9급 공무원시험)에 합격했습니다. 이는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이 해방 전 일제시대에도 관리(공무원)를 하셨다는 걸 의미한다"며 "공무원 직급체계는 일제시대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다. 해방 후 함흥시청 계장(현 5급에 해당)을 했다면 일제시대에는 서기보나 서기, 주사를 지냈다는 걸 의미한다"고 짚었다.

하 의원은 또 "일제시대 보통문관시험은 경찰이나 관리, 즉 공무원이 되기 위해 치렀던 시험"이라며 "1920년대까지만 해도 일본인 합격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30년대 들어서면서 조선 청년들이 많이 합격하면서 똑똑하고 능력있는 조선 청년들의 입신출세의 관문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분과 가난에서 벗어나 자신의 능력을 맘껏 펼치고 싶은 많은 조선의 청년들이 일제 치하이긴 하지만 그 선택지로 공무원이 되고자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친도 그 중의 한 분이고, 백선엽 장군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하 의원은 "그런데 민주당은 백선엽 장군이 간도특설대에 근무했다는 이유로 구국영웅에 대해 친일파 딱지를 덮씌우고 있다"면서 "백 장군이 간도특설대에 배치받은 1943년 이 지역에는 이미 독립군이 있지도 않았다. 당연히 백 장군이 독립군과 전투를 벌이거나 죽였다는 기록은 하나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민주당 논리를 적용하면 백 장군이나 문 전 대통령 부친이나 다 자발적으로 공무원이 되었기 때문에 친일파가 된다. 이 얼마나 황당하냐"며 "일제시대에 관리를 지냈다는 것이 죄는 아니다. 박민식 장관도 그 점을 말하고자 했을 뿐"이라고 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에 출석, 의원 질의에 답한 뒤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에 출석, 의원 질의에 답한 뒤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전날 박민식 장관은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을 언급하며 "(일제시대) 흥남시청 농업계장을 했는데 친일파가 아니냐"라고 말했다.

박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전체회의에서 김성주 민주당 의원이 "백선엽이 친일반민족행위를 했다고 한 건 특별법과 정부가 운영하는 위원회에서 내린 결론인데, 장관은 어떤 판단과 확신을 갖고 아니라고 주장하는 건가"라는 질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박 장관은 "백선엽이 스물 몇 살 때 친일파였다고 한다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친인 문용형, 그분도 (백 장군과) 거의 나이가 똑같았는데, 당시 흥남시 농업계장을 했다"며 "흥남시 농업계장은 친일파가 아니고 백선엽 만주군관학교 소위는 친일파냐. 어떤 근거로 그렇게 한쪽은 친일파가 되어야 하고 한쪽은 친일파가 안 돼야 하느냐"고 반박했다.

이에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국회 브리핑에서 "박 장관의 발언은 고인에 대한 대단히 악의적인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이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은 박민식 장관을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계획"이라며 문 전 대통령 입장을 전했다.

윤 의원은 "박민식 장관이 오늘 백선엽 장군의 친일 행적에 대한 비판에 대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친을 언급했다.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이 '친일파'라는 박 장관의 주장은 완벽한 거짓"이라며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이 흥남시청 농업계장을 하신 것은 일제 치하가 아니라 해방 후의 일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