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이 5일 현재 6일째를 맞이하고 있다.
정치인의 단식투쟁은 약자로서 최후 저항이자 극단적인 수단이지만, 효율적인 저항 방식으로 평가받는다. 자신이 믿는 가치를 위해 목숨을 거는 만큼 그 절박함에 공감하는 국민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당시 신민당 총재)은 1983년 23일간 단식으로 직선제 개헌의 단초를 마련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당시 평화민주당 총재)은 1990년 13일간 단식으로 지방자치제를 이끌어 냈다.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2018년 9박 10일간 단식은 문재인 정부 아래에서 드루킹 특검을 이끌어 내는 원동력이 됐다.
이 대표의 단식투쟁은 기존 정치인들의 단식과 많이 다르다. 우선 그는 약자가 아니다. 168석을 가진 원내 1당 대표다. 정책과 관련해 못 할 게 거의 없다. 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이 단식투쟁에 나선 것은 기이한 일이다. 게다가 과거 정치인들이 '국가적 이슈'로 단식에 임했다면 이 대표의 단식은 '사적 문제'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대표는 단식투쟁과 관련, '민생 파괴·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대통령의 대국민 사죄, 일본 핵 오염수 방류에 반대 천명, 국정 쇄신 및 개각 단행' 등을 요구하지만 공감하는 국민은 많지 않다. 다수 국민들은 이 대표의 단식을 자신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 부결을 노린 전략으로 보고 있다.
단식 방법도 기존과 사뭇 다르다. 단식은 목숨을 건 투쟁인데, 이 대표는 혹 누가 위해를 가할까 봐 밤에는 안전한 장소에 들어가서 잠을 잔다. 이른바 '출퇴근 단식·웰빙 단식'이다. 목숨을 건 단식에 임하며 혹 있을지 모를 불상사를 걱정한다니, 목숨을 버리려 물에 뛰어드는 사람이 옷 젖을까 걱정하는 꼴이다.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단식 중 30대 괴한에게 폭행당했으나 병원에 갔다가 곧 단식에 복귀했다.
지난 7월, 15일간 단식을 끝내고 병원으로 향하던 우원식 민주당 의원의 건강하고 밝은 표정, 당뇨가 있다면서 6일간 단식에도 생생한 이재명 대표를 보면서 사람이 하루 2, 3끼를 먹는 게 합당한지 의문마저 든다. 그럼에도 이 대표의 단식에는 의미가 있다. 기존 단식투쟁의 의미와 방식을 파괴하고, '이재명표 단식'을 선보였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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