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6명 중 1명 극단적 선택 생각… 10명 중 4명은 심한 우울 증상"

입력 2023-09-05 15:31:47

전교조·녹색병원, 유초중고 3천여 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5일 발표
"교사 우울 증상 유병률, 일반인보다 4배 더 높아"
"극단적 선택 생각하는 비율도 교사가 최대 5.3배↑"

5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녹색병원은 전국 유·초·중·고 교사 3천505명을 대상으로 직무 관련 마음 건강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발표했다. 전교조 제공
5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녹색병원은 전국 유·초·중·고 교사 3천505명을 대상으로 직무 관련 마음 건강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발표했다. 전교조 제공

교사 10명 중 4명이 심한 우울 증상을 겪고 있고, 6명 중 1명은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녹색병원은 지난달 16∼23일 전국 유·초·중·고 교사 3천505명(여성 2천911명, 남성 587명)을 대상으로 직무 관련 마음 건강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교사 24.9%가 경도 우울 증상을, 38.3%는 심한 우울 증상을 보였다고 5일 밝혔다.

녹색병원에 따르면, 동일한 조사 도구로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선 심한 우울 증상 유병률이 8∼10%에 그쳤다. 교사의 우울 증상 유병률이 일반인보다 4배 정도 더 높은 셈이다.

심한 우울 증상을 보인 비율은 여성 교사(40.1%)가 남성 교사(28.9%)보다 높았다.

학교급별로 봤을 때 심한 우울 증상을 보인 비율은 유치원 교사(49.7%)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이어 초등교사(42.7%), 특수교사(39.6%), 중등교사(31.5%) 순으로 높았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는 비율의 경우 교사들이 일반인보다 최대 5.3배 높았다.

이번 조사에서 교사의 16%는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국민건강영양조사 기준 일반 인구의 자살 생각 비율(3∼7%)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학교급별로 보면 유치원 교사(22.6%)가 가장 높았고, 이어 ▷특수교사(15.8%) ▷초등교사(15.4%) ▷중등교사(14.9%) 순이었다.

이외에도 교사들은 학부모 상담 및 민원 업무(37.5%)가 가장 어렵다고 답했다. 그 다음으로 학생 생활지도 및 상담(28.4%), 행정업무(23.5%)를 어려운 점으로 꼽았다.

전교조 제공
전교조 제공

특히 교사 가운데 66.3%는 언어폭력을, 18.8%는 신체 위협·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언어폭력의 가해자 대부분(63.1%)은 학부모였으며 그다음이 학생(54.9%)이었다.

남성 교사보다는 여성 교사에서 폭력 피해가 더 많이 발생했다. 학교급별로 봤을 때 유치원 교사는 언어폭력 피해가, 특수교사는 신체 위협 및 폭력 피해, 중등 교사는 성희롱 및 성적 관심 피해가 컸다.

전교조는 "실태조사는 대한민국 교사가 이미 소진 상태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개인적 자질이나 노력으로 해결될 수 없는 사회구조적 위협 요인이 분명하며 사회·국가적 지원과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