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에서] 최문석 대구시립무용단 감독 취임 후 첫 작품 '대구보디' 오픈 리허설 갔다 와보니... 무용수들 피, 땀, 눈물 다보여

입력 2023-09-01 14:10:54 수정 2023-09-03 17:56:06

30일 대구문화예술회관 무용연습실에서 약 1시간동안
무용수들 표정, 땀, 근육 움직임, 피, 소리 등 생생히 전해져
최 감독 "정답은 해석에 따라 다르다. 각자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현대 무용 묘미"
본 공연은 9월 15일 16일, "더 완성도 있는 작품 선보이겠다"

지난달 30일 오후 3시쯤 찾은 대구문화예술회관 무용연습실. 약 20명의 관객들이 현장을 찾았고, 무용수들은 리허설을 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대구시립무용단 제공.
지난달 30일 오후 3시쯤 찾은 대구문화예술회관 무용연습실. 약 20명의 관객들이 현장을 찾았고, 무용수들은 리허설을 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대구시립무용단 제공.

지난달 30일 오후 3시 대구문화예술회관의 대구시립무용단 무용연습실. 이날은 15,16일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열리는 '대구보디'(DaeguBody)의 본 공연을 앞두고 오픈 리허설이 펼쳐졌다. 이번 공연은 최문석 대구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의 취임 후 첫 작품으로 그 만큼 기대감이 크다. 이날 남녀노소 약 20명의 관객은 무용수들이 직접 리허설을 펼치는 바닥에 같이 앉아 그들의 움직임에 동화되고 있었다.

'대구보디'는 대구시립무용단이 앞으로 새롭게 선보일 '대구 춤 시리즈'의 신작으로, 대구만이 가지는 개성과 특성이 체화됐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도시의 공존과 순환의 의미를 재조명하고, 이들의 조화를 통해 도시(Daegu)와 사람(Body)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최 감독은 본격적인 리허설 공연에 앞서 "대구의 역사와 현재의 이야기를 전달하려 한다. '인간의 몸이 경험한 세월이 역사'라는 생각으로 무대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오픈 리허설은 공연장 무대 위에 올라가는 공연보다 더 현장감이 있었다. 관객들은 무용여수들이 무대를 펼치는 공간에 앉아, 말 그대로 '눈 앞에서' 그들의 몸짓을 속속들이 볼 수 있었다. 그들의 표정은 물론, 땀, 호흡, 근육의 움직임까지 생생히 보였다. 무대를 준비하고, 또 실전에서 그들이 흘리는 피, 땀, 눈물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특히, 한 여성 단원의 무릎에는 무용 연습을 하다 생긴 것으로 보이는 상처에 피도 맺혀 있었다. 음악이 잠시 꺼질 때 무대의 바닥과 무용수들의 발바닥이 부딪히며 내는 '끼긱, 끼긱' 하는 소리도 현장감을 더욱 높였다.

그들의 움직임 또한 일품이었다. 적게는 1명, 많게는 20명에 가까운 무용수가 함께 선보이는 무용은 합이 척척 맞았다. 혼자서 머리부터 발 끝까지 모든 신체를 활용해 무대를 가득 메우거나, 뒤섞인 남녀가 함께 호흡을 맞춘 것도 인상적이었다. 리허설의 막바지, 모든 무용수가 참여한 군무는 단연 일품이었다.

약 40분간의 리허설이 끝난 후 최 감독과 관람객들의 질의시간도 20분 정도 이어졌다. "무용을 보고 어떤 해석을 했느냐"는 최 감독의 질문에 한 중년여성은 "나의 20대 시절이 생각이 나, 가슴이 너무 아팠다. 여러 명의 여자 무용수가 남자를 괴롭히는 것 같았고, 남자는 왜 거기서 벗어나지 못할까 의문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최 감독은 "무용수들이 각자의 캐릭터를 가지게 하고 싶었다. 여자 무용수가 머리를 휘날리는 것은 '미인의 도시 대구'를 표현했고, 여자와 남자가 뒤엉키는 모습은 남녀가 만나 싸우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면서도 "정답은 없고, 개인의 해석에 따라 다르다. 각자의 스토리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현대 무용의 묘미"라고 했다.

대구시립무용단은 "다음달 15, 16일 펼쳐질 본 공연은 약 70분 정도 이어지며 리허설에는 없었던 의상, 영상, 가야금 등의 악기를 통한 음악 등 무대 장치가 많이 마련돼 더욱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3시쯤 찾은 대구문화예술회관 무용연습실. 약 20명의 관객들이 현장을 찾았고, 무용수들은 리허설을 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심헌재 기자.
지난달 30일 오후 3시쯤 찾은 대구문화예술회관 무용연습실. 약 20명의 관객들이 현장을 찾았고, 무용수들은 리허설을 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심헌재 기자.